남부와 북부 격차 점점 커져…“경기북부 자립 넘어 잠재력 극대화시킬 것”
하지만 전임 두 지사는 경기북부의 분도에는 회의적이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후보와 남경필 후보는 “분도보다는 북부를 발전시킬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전에도 선거철마다 분도는 거론됐지만 당선 이후 적극적으로 분도를 추진한 도지사는 없었다.
전임 도지사들은 공통으로 희생에 대해서는 충분한 지원을 하되 자립은 어렵다고 봤다. 즉 경기북부를 지금의 상태로 유지하며 보상을 지속하는 쪽에 힘을 실었다. 그러다 보니 경기북부의 발전은 더뎠다. 정치권은 균형발전을 외쳤지만 구체적인 해법이 제시되지 않았고, 남부와 북부 간의 격차는 점점 더 커졌다.
어떤 지원을 얼마나 하면 좋을까라는 기존의 시각과 김동연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김동연은 경기북부를 지원과 시혜의 대상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여기고 있다. 김동연은 “경기북부가 특별자치도로 지정되면 행정과 재정에서 중앙정부의 권한과 기능을 부여받는다. 북부에 중첩돼 온 규제를 풀고 정상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6월 30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경기북부가 받아온 피해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극대화해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8월 17일 ‘경기도 평화경제특구 지정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는 “경기도가 추진 중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경기북부, 대한민국을 함께 발전시킬 수 있다. 평화경제특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성공시키기 위한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북부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로 독립이 되면 대한민국 그 어떤 곳보다 성장 잠재력이 클 것이다. 이를 통해 경기북부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들, 빈약한 재정, 불균형적인 현실, 각종 중첩규제 등을 한 번에 풀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0년 기준 경기도의 GRDP(지역 내 총생산)는 경기남부가 4146만 원, 경기북부는 2496만 원이다. 경기북부의 GRDP는 전국 GRDP 3751만 원보다 턱없이 작다. 재정자립도도 마찬가지다. 2023년 기준 경기남부의 재정자립도가 43.3%인 것에 반해 경기북부는 27.3%에 불과하다. 산업단지 면적에서는 격차가 더 심각하다. 경기북부의 산업단지 면적은 1만 8032㎢로 경기남부의 23만 1869㎢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경기북부는 360만 명의 인구를 지니고 있다. 만약 특별자치도로 독립한다면 서울시, 경기남부 다음으로 많은 전국 3위의 인적자원이다. 부산광역시(330만), 인천광역시(290만)보다 많다.
또한 4268㎢의 넓은 면적을 가졌다. 특히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된 남부와 달리 개발 가능한 지역이 많다는 장점도 있다. UN을 비롯해 세계가 주목하는 DMZ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잘 보전된 생태환경, 평화 상징의 글로벌 랜드마크로의 가능성은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9월 25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에서 북부대개발 비전과 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밝혔다. 2040년까지 17년간 총 213조 5000억 원의 투자와 민간자본을 유치하고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0.31%포인트(p)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인데 김 지사는 “특별자치도 설치와 대개발(大開發)의 방향은 같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갖춘 경기북부의 발전을 위한 쌍두마차”라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경제성장률 연평균 0.31%p 상승 목표 달성을 위해 △3-Zone(콘텐츠미디어존, 평화경제존, 에코메디컬존) 클러스터 조성 △9대 벨트(디스플레이 모빌리티, IT, 국방‧우주 항공, 지역특화산업, 메디컬‧헬스케어, 그린바이오, 에너지 신산업, 미디어 콘텐츠, 관광‧마이스) 조성 △경기북부 시군 기반시설 확충 등 3대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밝혔다.
도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설치되고 2040년까지 투자가 예정대로 추진되면 대한민국 연평균 성장률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없을 때보다 0.31%p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기연구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 예측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없이는 2023년 GDP 1997조 8000억 원에서 2040년 2633조 5200억 원으로 연평균 1.64% 성장하지만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설치돼 성장 엔진으로 작동한다면 2040년 2772조 9400억 원으로 연평균 1.95% 성장해 성장률은 더 높아진다.
김동연 지사의 분도론은 단순히 경기북부만의 자립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북부의 자립과 그 발전 너머에는 대한민국이라는 큰 그림이 자리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장기 침체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신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그 동력이자 대한민국 경제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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