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없다는 지적 속 공동구매·광고 등 서비스 개시…토스 “구체적인 IPO 일정 없어”
#쿠폰판매·라이브쇼핑 서비스도 선보여
토스가 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토스는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공동구매 서비스를 선보였다. 9월에는 공동구매 파트너 시스템인 ‘셀러어드민’을 정식 론칭했다. 온라인 셀러들은 셀러어드민을 통해 공동구매 채널에 제품을 등록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토스는 쿠폰을 판매하는 브랜드콘도 올해 선보였다.
커머스 서비스를 통해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활용을 늘리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토스는 올해 라이브쇼핑 서비스를 시작했다. 토스 이용자들이 라이브쇼핑을 보면 포인트를 받는다. 이 포인트는 일정 액수가 모이면 현금화할 수 있다. 토스페이로 결제할 때도 사용 가능하다. 토스는 최근 온라인 셀러들이 토스 앱에 광고할 수 있는 ‘토스에 광고하기’ 서비스도 개시했다. 토스 이용자들이 광고를 클릭해 상품을 구경하면 포인트를 받는다. 이용자들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할 때 토스에 10%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금융업계에서는 토스가 커머스 서비스를 수단으로 몸집 불리기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커머스와 결제를 연계해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인 토스페이 이용 확대를 노릴 수 있다. 공동구매와 브랜드콘 모두 토스페이로만 결제 가능하다. 토스페이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4%에 그친다.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는 지난 7월 CU와 제휴하면서 이제 막 진출한 상황이다.
특히 커머스는 앱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유리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커머스 서비스는 고객 이용 주기가 짧다. 또 한정 상품을 토스에서만 판매하는 등 이슈를 만들기도 좋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모양새”라며 “그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규 앱 이용자를 확보하면 금융상품 제작과 추천을 위한 데이터 수집에도 유리하다.
매출과 수익성 제고를 노릴 수 있다는 점도 토스에는 이점이다. 커머스 서비스로 토스는 토스페이 결제수수료를 받는다. 토스페이 결제수수료는 매출 규모에 따라 1.6~3%가 판매자에 부과된다. 공동구매 입점 판매자들은 입점 수수료도 낸다. 온라인 상품 판매자들이 토스에 광고하려면 광고비를 내야 한다. 피드 하나당 광고비는 1만 원부터 시작한다. 광고 효과가 커질수록 판매자들이 광고비를 더 지급하는 구조다.
앞서의 금융업계 관계자는 “토스는 슈퍼 앱을 만든 이후 뚜렷한 주력 캐시카우가 없다. 토스는 무료 송금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지만 현재 송금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강자다. 결제 서비스는 후발 주자인 데다 경쟁자가 많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을 통한 결제가 상당하고 카카오도 선물하기로 결제 분야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며 “그나마 토스에서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가 이익을 내고 있다. LG유플러스에서 PG사업을 인수한 게 다행이라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토스 매출을 살펴보면 PG 업무를 영위하는 종속회사 토스페이먼츠의 매출 비중이 상당하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토스는 689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토스페이먼츠는 396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토스 전체 매출의 58%다. 토스 종속회사 중 토스페이먼츠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토스증권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965억 원 수준이다.
#낮아진 기업가치, 커머스 서비스가 대안 될까
토스의 커머스 서비스의 성패는 기업가치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토스의 기업가치는 과거에 비해 저평가 상태다. 지난해 10조 원을 넘나들던 토스 시가총액은 현재 6조 1116억 원이다. 앞서 지난해 토스는 5300억 원 규모의 시리즈G 투자를 유치했다. KDB산업은행, 광주은행, 알토스벤처스, 미래에셋증권, 페블즈자산운용, 한국투자증권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토스가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9조 원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실적은 신통치 못하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토스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5309억 원) 대비 30%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173억 원에서 1231억 원으로 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이 1568억 원에서 1851억 원으로 18%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434억 원에서 515억 원으로 19% 증가했다. 다만 커머스 사업이 수익성을 얼마나 제고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토스가 진출한 커머스 서비스가 획기적인 서비스는 아니라는 것이다.
토스 입장에서는 IPO가 절실한 상황이다. 토스뱅크 등 토스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자회사도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자기자본비율(BIS)은 11.69%다. 카카오뱅크(32.06%), 케이뱅크(13.54%) 등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낮다. 은행권 평균치(15.62%)에도 못 미친다. 금융업계 다른 관계자는 “은행이 대출 영업을 지속하려면 자본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며 “토스뱅크는 대주주인 토스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원해온 구조”라고 말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토스가 국내와 해외 비즈니스에서 좀 더 경쟁력을 가지려면 자금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토스에 IPO는 당연히 가야 할 길이다. 경제 상황 때문에 당장은 어렵겠지만 조만간 (IPO를) 준비하리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한 회계사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흑자 전환 여부를 떠나 이익률을 얼마나 낼 수 있는지가 (IPO 성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금융업계를 중심으로는 토스가 2024~2025년경 IPO를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토스 측은 “커머스 서비스를 기반으로 결제나 광고 서비스를 영위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특히 결제 시장은 소비자들의 수요도 크고 금융 플랫폼으로서 해야 하는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잡힌 IPO 일정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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