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스토어’에 ‘스탠다드’까지 잇단 오픈…내년 상장 앞두고 기업가치 끌어올리기 해석
#'무신사 스탠다드' 출점에 분주
무신사는 2001년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로 시작했다. 2005년 패션 전문 웹진인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했다. 2009년 무신사 스토어를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온라인 패션 사업을 시작했다. 2017년에는 무신사 스탠다드라는 자체 PB 사업을 개시했다. 무신사의 연간 거래액은 2019년 9000억 원에서 지난해 약 3조 4000억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 기업 중 선두 주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무신사의 매출은 7083억 원이었다. 경쟁사인 브랜디(1191억 원), 에이블리(1800억 원), 카카오스타일(1019억 원) 등과 큰 격차를 보인다. 특히 무신사는 흑자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무신사는 3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한 무신사는 최근 오프라인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우선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확장 중이다. 지난 9월과 10월 연이어 대구 동성로와 서울 성수동에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스토어를 오픈했다. 무신사는 앞서 2021년 홍대, 지난해 강남에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열었다. 올해 중으로 부산 서면에도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낼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는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플랫폼에 의존한 입점 업체들의 수수료에만 의존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무신사의 수수료 매출은 3017억 원이다. 전체 매출의 약 42.6%다. 무신사 스탠다드 매출이 대거 포함되는 무신사 제품 매출은 지난해 1794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25% 수준이다.
#온라인 평정하고 오프라인까지?
무신사가 자체 브랜드 매장을 확장하면 플랫폼으로의 유입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은 무신사 온라인 플랫폼 내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들은 오프라인 경험도 중요시한다. Z세대의 충성도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앱(애플리케이션) 활성 이용자 수를 늘리고 객단가(1인당 구매금액)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다만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 확장은 수익성 측면에서는 크게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원가율은 60~70%다. 원가율이 30~50% 수준으로 알려진 다른 스파(SPA) 브랜드 대비 높은 편이다. 같은 가격대라면 원가율이 높으면 그만큼 이익률이 줄어든다. 가성비 좋은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위한 무신사의 전략이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면 판관비 등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오프라인은 온라인 대비 리턴(반품)되는 횟수가 덜하다. 또 다른 비용 절감이 이뤄질 수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무신사 스탠다드 외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있다. 무신사 플래그십 스토어가 대표적이다. 무신사 플래그십 스토어는 온라인에 입점된 브랜드 중 몇 개 브랜드를 엄선해 오프라인에서 선보이는 매장이다. 지난 9월 대구에 처음으로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11월 중에는 홍대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시할 예정이다.
입점 브랜드 매출이 늘어나면 무신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 교수는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무신사 점유율은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시장을 과점한 상황인데 온라인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찾을 만한 게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확장해 온라인까지 강화하는 전략을 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PO 구체적 계획 정해져 있지 않아"
현재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3조 원 정도다. 지난 7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과 글로벌 3대 자산운용사인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무신사에 2400억 원을 투자했다. 투자를 유치할 당시 기업가치가 3조 원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무신사가 언제 IPO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무신사는 미국 세쿼이아캐피털 등에서 1900억 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무신사는 5년 내 IPO를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이 투자를 받은 지 5년째 되는 해다. 최근 무신사는 자사주 5만 7925주를 임의 무상 소각했다. 이를 두고 IPO를 앞두고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포석 아니겠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최근 국내 증시는 약세 상황이다. IPO 시장도 얼어붙었다. 하지만 오히려 무신사가 빨리 IPO에 착수하는 게 나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무신사가 언제까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단언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무신사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13.7%, 2021년 11.6%, 2022년 0.5%로 하락 추세다.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에스엘디티 등 자회사도 지난해에 실적이 좋지 않았다.
전호겸 교수는 “올해 무신사에는 사내 어린이집 관련 임원 발언 이슈가 있었다. 또 무신사의 본질인 커뮤니티에 대한 색을 잃고 있는 감이 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으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할 때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에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무신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무신사 스탠다드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제고하고 오프라인을 통해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IPO 계획을 별도로 외부에 밝힌 적은 없다. 내년에 진행할 계획도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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