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이건준 전 대표 사임, 젊은피 민승배 투입…BGF리테일 “민 대표는 편의점 전문가”
BGF리테일이 지난 2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홍정국 사장은 BGF 부회장으로 진급하면서 BGF리테일 부회장도 겸한다. 그동안 홍정국 부회장은 BGF리테일에서 이사로서 재직해왔다. 이번 인사로 홍정국 사장은 BGF리테일 경영을 본격적으로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홍정국 부회장과 손발을 맞출 대표이사는 젊은 경영인으로 교체했다. 신임 민승배 대표이사는 1995년 BGF그룹에 입사한 이후 Project(프로젝트)개발팀장, 커뮤니케이션실장, 인사총무실장, 영업개발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민승배 대표는 지난 6월 기준 BGF리테일 전무 중 유일한 1970년대생이다. 다른 전무는 모두 60년대생이다. 홍정국 부회장이 1982년생인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세대교체를 단행한 셈이다. 2020년부터 BGF리테일을 이끌면서 업계 1위(CU를 편의점 수 기준)를 유지한 이건준 전 대표는 고문으로 위촉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건준 전 대표의 BGF리테일 대표직 임기는 2026년 3월 27일까지였다.
이건준 전 대표는 경영효율화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외연 확장을 이어나가 성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경영 첫해인 2020년 연결기준 매출액 6조 1678억 원, 영업이익 1636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2.6%을 기록했는데, 2022년 매출액 7조 6157억 원, 영업이익 2524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3.3% 기록했다. 취임 첫해에 견줘 매출은 23.4%, 영업이익률은 약 0.7%포인트 끌어올린 것.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지난해 2.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실속도 챙기면서 안정적인 외연 확장을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건준 전 대표 취임 직전 해인 2019년 CU는 경쟁사인 GS25에 점포 수 22개 차로 역전돼 위기감이 고조됐는데, 2020년 점포 수 1위 자리를 되찾은 이후에는 격차를 벌려나갔다. 세부적으로 보면 CU는 2020년 점포 수 1만 4923개로 GS25를 235개차로 다시 역전한 이후 2021년 1만 5855개, 2022년 1만 6787개 등으로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기준 GS25와 격차는 339개까지 확대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GS25가 상당히 앞섰는데, CU는 이건준 대표 체제 아래 매출액 격차를 빠르게 줄였다. 2020년 8037억 원에서 지난해 2000억 원대까지 격차를 줄였다. 홍정국 부회장과 민승배 대표가 이 전 대표 체제에서처럼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외연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편의점 업계 1위 다툼이 치열해 관심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실제 수익성 악화를 겪던 GS리테일이 올해 3분기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반면 BGF리테일은 수익성이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GS리테일은 올 3분기 매출 2조 2209억 원, 영업이익 7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6%,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은 매출액 2조 20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70억 원으로 4.9% 감소했다.
BGF리테일 측은 민승배 대표 선임에 대해 “8년간 BGF맨으로 한 우물만 판 편의점 전문가다”라며 “경영진 세대교체와 함께 조직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적극 추진해 불투명한 유통 환경에서 미래 성장 기반을 더욱 확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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