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보로네시에는 기독교인들 사이에서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신비한 교회가 하나 있다. 이름하여 ‘스파스키 동굴 교회’가 바로 그곳이다. 말 그대로 바위산을 뚫고 지은 ‘동굴 교회’인 것.
지난 수백 년 동안 공산당의 박해를 받으면서도 꿋꿋이 버텨온 이곳은 이른바 러시아 기독교의 요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수도승들이 이곳에서 은둔생활을 하면서 기독교를 전파했고, 많은 신도들이 비밀리에 예배를 드리면서 믿음을 키워나갔기 때문이다.
이 교회가 언제 정확히 세워졌는지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단지 처음에는 단순히 피난처였던 동굴이 점차 예배당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때가 12세기 무렵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겉에서 보면 그저 그런 바위산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세련된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된다. 둥근 아치와 잘 다듬어진 벽의 장식은 여느 예배당 못지않게 세련됐으며, 모두 2000명을 수용할 정도로 방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병이 낫는다는 속설과 함께 옳은 결정을 내리는 지혜를 얻고, 지은 죄가 씻긴다는 믿음 때문에 매년 수천 명이 방문하고 있는 이곳은 현재 러시아의 관광명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