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부스 찾아 항의 “경찰 불러 쫓아내”…“투자자들 별거·이혼·극단 선택까지, 사측 대처 너무 안일”
위믹스로 알려진 위메이드 가상자산의 두 축은 위믹스와 클레바였다. 위믹스가 게임 코인이라면 클레바는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플랫폼 보상 코인이다. De-Fi 프로토콜 클레바는 2022년 1월 19일 고점인 약 5만 원을 기록했다가 폭락하면서 현재 60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 고점 대비 800토막 이상 난 상태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가상자산 예치를 통해 수익을 발생시켰다는 De-Fi 가운데 하나가 바로 클레바다.
김 씨는 비공식 클레바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커뮤니티를 대표해 참가했다. 김 씨가 지스타 티켓 구입비와 차비 등에 사용하는 경비 일부에 커뮤니티 멤버 몇 명이 후원을 통해 보태기도 했다. 김 씨는 지스타에 참여한 위메이드 부스를 찾아 항의에 나섰다. 김 씨는 “클레바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자 염원을 담아 피해 심각성을 알리고자 시위에 나섰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스타에서 시위하면 위메이드 직원을 만날 줄 알고 찾아갔다. 위메이드 지스타 부스를 보니 돈이 많이 들어 보였고, 부스에 쏟을 돈으로 클레바 좀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위할 때 직원이 모여들길래,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들은 ‘얼른 더러운 것을 치우라’는 듯이 멀리서 팔짱을 낀 채로 경찰을 부르며 불쾌한 표정으로 퇴장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결국 경찰에 끌려 시위 중단되고 퇴실했다.”
김 씨는 약 20억 원을 투자했지만, 현재 계좌는 2000만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김 씨 말고도 고액을 투자했다 큰 피해를 본 투자자가 많다고 한다. 김 씨는 “지스타에 참석한 건 나지만, 이외에도 피해 본 사람이 너무 많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클레바로 큰 손실을 본 이들이 꼭 하고 싶다는 얘기를 정리해봤다.
이들은 클레바에 투자하게 된 계기로 위메이드나 위믹스를 꼽았다. 클레바에 투자했다는 A 씨는 “위믹스 홀더였다가 클레바가 출시된다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부분 상장사인 위메이드 자회사가 진행하는 만큼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상장사가 연관돼 있었지만 출시 이후 가격은 끝없이 추락했다. 투자자들은 가격 문제를 두고 클레바 출시 초기인 2022년 1월 출시와 함께 오픈했어야 할 레버리지 이자 농사가 너무 늦게 출시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이후 레버리지 이자 농사가 오픈됐지만 파밍 서비스에서 코딩 오류 등이 발생하면서 서비스가 2주일 정도 멈춰버린 것도 타격이 컸다고 얘기했다.
2022년 8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클레바는) 위메이드 이름을 걸고 하는 만큼 책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2023년 6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믹스 투자자 간담회(AMA)에서 “클레바를 위믹스3.0으로 옮길 수 있도록 효과적인 생태계를 구성하기 위해 커런시와 컨버터(신규 De-Fi 서비스)를 출시했다”며 “메인넷 위믹스3.0으로 옮겨오는 과정으로, 옮기면서 필요한 구성 요소를 만들고 있다.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A 씨는 “위메이드 측이 클레바를 버리진 않을지, 테스트로 쓰고 용도폐기하진 않을지 걱정된다”면서 “장 대표가 클레바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해, 투자자 입장에서 대표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대표가 그런 말을 안 했다면, 차라리 손절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이후 손실이 더 커졌다. 사측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클레바가 예상과 달리 서비스 이용도 부진한 데다, 거래소 상장조차 거의 되지 않는 점을 큰 불만으로 꼽았다. 또 다른 투자자 C 씨는 “출시된 지 약 2년이 돼 가는데 아직까지 원화 상장 거래소나 그럴듯한 해외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투자자 B 씨는 ‘클레바는 매력 있는 서비스’라면서도 ‘위메이드 측 비전이 없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B 씨는 “현재 클레이튼(Klaytn) 체인 내에서는 레버리지 De-Fi 프로토콜로 독보적이라고 생각하며, 잘 활용한다면 대체 서비스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2023년 8월 클레바 운영이 위믹스 단독 체제로 변경됐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된 비전을 보여준 바가 없다. 빠른 변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현재 투자자 상황은 심각하다고 한다. 김 씨는 “주변에서 가정이 풍비박산 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이 나오고 있다”면서 “장 대표는 ‘소통을 강조하는데, 정작 공식 클레바 커뮤니티에서 하소연만 해도 강퇴당하기 일쑤다. 답답함이 투자자를 더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나는 클레바 피해로 지금 별거 중이다. 지인은 클레바 투자 후 이혼하고, 힘들게 지내고 있다. 너무 피해자가 많이 양산된 프로젝트다. 그에 비해 사측 대처는 너무 안일하다”고 토로했다. 투자자들은 ‘장현국 대표 멱살을 잡고 싶을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B 씨도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위메이드 클레바팀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가 없으며 그나마 소통 창구였던 텔레그램 채널도 삭제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은 클레바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방법이 아닌 획기적인 수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클레바 이율을 높여야 한다. 일단 새로운 투자자가 유입되고, 사용이 늘어나야 서비스가 살아날 수 있다. 클레바 런치패드 등 새로운 투자자를 유입할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자 C 씨는 “장현국 대표가 월급으로 위믹스만 매수하는데 클레바도 매수해야 한다. 장 대표가 클레바도 사야 최소한 버리진 않을 것이란 확신이 들고, 사람들 관심도 모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런 투자자들의 목소리에 대한 위메이드 측의 입장을 물었지만 아무런 답변도 없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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