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용역 보고서...주무부서는 용역 발주 사실도 몰라
경제성 효과 뛰어났다는 가평군 "글쎄?"
지난달 3일 가평군 문화체육과장은 언론을 통해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가평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기고문을 발표했다.
기고문에서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분석 자료를 근거로 재즈페스티벌이 가평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본지는 문화체육과장에게 해당 자료의 출처에 대해 문의했다. 지난 10월 재즈페스티벌에 대한 취재가 이뤄지던 당시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문체과장은 기고문 인용 자료에 대해서는 "담당 직원으로부터 서면보고를 받아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담당 직원의 보고가 무엇을 근거로 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재즈페스티벌의 주관사인 (사)자라섬청소년재즈센터의 보고서를 기반으로 작성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문체과장의 설명과는 달리 가평군은 그동안 재즈페스티벌 관련 용역을 실시해왔다.
계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군은 재즈페스티벌 관련 용역을 2008년부터 총 8회 시행했다. 문체과장이 인용했다는 내용은 2013년에서 2016년까지 보고서를 기반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1천여만원 들인 사라진 용역보고서
본지는 해당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가평군에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평가보고서 자료를 요청했다.
그러나 담당 부서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의 보고서만 제공했다. 하지만 일부 보고서는 축제 주관사인 ‘자라섬 청소년재즈센터’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홍보 책자를 평가보고서라고 보내왔다.
가평군 관계자에게 용역사가 제작한 보고서가 아닌 자라섬 청소년재즈센터 홍보 책자를 보내온 이유에 대해 질문했다.
군 관계자는 "가평군이 가지고 있는 자료는 그것이 전부고, 다 드린거다."라고 말했다. 2015년과 16년 보고서는 가지고 있지 않으며, 홍보 책자 외에는 별다른 자료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용역 발주 사실도 모르는 주무 부서
더욱 심각한 점은 군 관계자가 2017년 용역 발주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 부분이다. 취재 과정에서 주무부서는 "어디서 알았냐?"고 반문 하는 등 용역을 실시한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계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가평군은 지난 2017년 7월 25일 11,927,000원의 예산을 들여 (재)한OOOOOOOO과 재즈페스티벌 평가용역 계약을 했다.
용역을 진행했던 (재)한OOOOOOOO 관계자는 "용역은 가평군과 정상적으로 진행했으며 분석 후 평가보고서를 제출했다"라며 가평군이 발주한 사실을 확인해 줬다.
군 관계자의 황당한 답변은 이 뿐만이 아니다. 2017년 용역보고서가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당시 보조금 지원이 없었기에 평가 용역을 하지 않았다"라며 거짓 답변을 한 것이다.
지역사회와 소통은 언제?
그렇다면 가평군은 매년 1천만원 정도 군비를 들여 용역보고서를 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평군이 보내온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평가보고서는 축제에 참여한 관람객과 군민들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경제성 및 개선사항들이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최근 재즈페스티벌의 문제로 지적되던 ‘지역사회와 연계 및 소통’을 강조한 내용이 당시 보고서에서도 매번 개선사항으로 강조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제20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로 “지역경제와 상생해야 한다”라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었다.
최근 가평군은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11월06일자 가평군 보도자료)'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가평군의 주장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가평읍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올해 자라섬 재즈 축제 기간에 손님이 줄었다. (축제가)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가평군이 홍보하는 경제성 효과에 대해 체감을 못 느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취재 마감을 앞두고 가평군 관계자는 "평가보고서를 찾았다.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부 착오가 있었다."라고 연락해왔다.
하지만 정보공개를 요청한 지 한 달 여 만에 보고서를 찾은 것과 그동안 용역을 시행한 사실조차 몰랐다는 점을 살펴볼 때 보고서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김현우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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