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패스X 구독료 할인과 카카오 입점 등 공격적 마케팅…전문가 “점유율 2위 요기요와 3위 쿠팡이츠 대결”
2021년 8월 GS리테일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와 공동으로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요기요를 운영하는 유한회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현 위대한상상)의 지분 100%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요기요를 운영하는 주체는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다. CDPI는 GS리테일이 2021년 7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SPC(특수목적회사)다. GS리테일은 당시 특수목적회사의 지분 30%를 총 3000억 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나머지 70%는 두 사모펀드가 보유 중이다.
요기요 인수 후 GS리테일의 퀵커머스(즉시배달)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배달사업뿐 아니라 편의점인 GS25 매장과 GS더프레시 등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배송 기지로 활용해 신선식품이나 생필품을 배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GS리테일은 2022년 5월 GS더프레시를 활용해 즉시 장보기 서비스인 ‘요마트’를 선보이며 요기요와 첫 협업을 선보였다. 이후 올해 1월 요기요 앱을 통해 GS25의 상품을 주문하면 원하는 장소로 즉시 배달 받거나 매장에서 포장해 가져갈 수 있는 ‘요편의점’을 론칭했다.
하지만 요기요 실적에 대한 GS리테일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위대한상상의 지난해 매출은 2640억 원이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115억 6500만 원과 864억 7400만 원을 기록했다. 반면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2조 9471억 원으로 전년(2조 88억 원) 대비 4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41억 원으로 전년(757억 원) 대비 460% 오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쿠팡이츠서비스도 지난해 매출액 7232억 원으로 전년(5959억 원) 대비 21.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억 1700만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쿠팡이츠서비스는 2021년 영업적자 35억 원을 기록했다.
요기요의 점유율도 불안하다. 경기도의회 이병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국내 배달앱 시장점유율은 △배달의민족 58% △요기요 25% △쿠팡이츠 16%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 10월 요기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573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7만 명에서 100만 명 정도 고객이 이탈했다. 같은 기간 배민 MAU는 1992만 명으로 전년 동기(1943만 명)보다 49만 명 소폭 줄었다. 반면 쿠팡이츠는 같은 기간 433만 명으로 전년 동기(364만 명)보다 69만 명 늘었다.
요기요는 고객 유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요기요는 올 11월 고객이 월 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일부 가게에서 최소 주문 금액 이상 주문시 배달비가 무료인 ‘요기패스X’ 구독비를 4900원으로 인하했다. 요기패스X는 고객이 일정 금액을 매월 결제하면 앱 내 요기패스X 대상 가게에서 1만 7000원 이상을 주문할 때 배달료를 면제해주는 서비스다. 요기요는 카카오와 손잡고 카카오톡 내부에 ‘주문하기 by 요기요’ 서비스를 선보이며 카카오톡 이용자를 잠재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전략도 세웠다. 요기요 관계자는 “요기패스X 구독료 인하, 카카오와 협업 등 고객들의 주문 경험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음식 본연에 집중한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고객들은 이러한 마케팅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김 아무개 씨(35)는 “요기패스X 이용시 배달료가 무료라고 해서 가입했는데 입점 가게들이 연락 와서 추가 배달료를 요구했다”며 “요기요에 물어봤더니 ‘추가 배달료 지불한 만큼 상품권을 지급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요기요에 따르면 추가 배달료를 지불한 요기패스X 고객의 경우 고객센터에 연락하면 지불한 배달료만큼 상품권을 지급한다. 현금으로 받고 싶어하는 요기패스X 고객에게는 고객 계좌번호로 배달료를 지급한다. 요기요 관계자는 “요기패스X 회원이 음식을 주문하면 입점업체 영수증에 ‘요기패스X 회원’이라고 적힌다”면서 “간혹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거나 요기패스X 프로세스를 잘 모르시는 일부 업주 분들이 추가 배달료를 요청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라고 해명했다. 입점업체 할인 쿠폰에 대한 불만도 있다. 요기요 회원이라는 나 아무개 씨(51)는 “업체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쿠폰을 다운 받는데 막상 계산할 때 쿠폰 사용 조건들이 까다로워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일부에선 요기패스X 프로모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전국에 수많은 업체와 고객들이 있는데 추가 배달료를 요구해 고객센터에 전화하는 등 과정을 고객이 직접 거치는 것 자체가 요기패스X 프로모션 추진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은 배달앱을 운영하는 기업이 좋아서 이용하는 게 아니다”라며 “배달앱의 실질적인 혜택이 무엇인지에 따라 고객이 움직이기에 고객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전 국민에게 5% 할인을 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더해 프랜차이즈 입점업체나 개인업체 업주들이 추가 할인 혜택을 실시한다. 쿠팡이츠는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에게 음식 값의 10%를 할인해주는 혜택을 진행하고 있다. 할인된 음식 값은 전액 쿠팡이츠가 부담한다. 종전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과 여섯 개 광역시에만 해당 할인 혜택이 들어갔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확장됐다.
요기요가 방향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처음 시작했던 사업 부문에 역량을 쏟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기요는 2012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배달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배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호황을 누리면서 요기요는 라스트 마일 배송(공급망 배송 과정의 마지막 단계로 발송물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과정)에 대한 강점을 활용해 음식 배달을 넘어 장보기 서비스와 신선식품 배달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대표적으로 요마트가 있다. 앞의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은 ‘요기요가 또 이런 사업을 하네’라는 생각보다 ‘요기요는 음식 배달업체’라고 판단해 앱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카테고리를 확장해서 매출 규모 성장을 이뤄 규모를 키우겠다는 요기요의 뜻이 현재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요기요가 앞으로 지속될 적자를 얼마나 버틸지 관건이라고 주장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민은 경쟁업체들이 못 건드릴 정도로 배달업계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2위인 요기요 자리를 3위인 쿠팡이츠가 따라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진짜 경쟁은 요기요와 쿠팡이츠다. 요기요는 고객들을 최대한 (요기요에) 묶어놔야 입점업체들과 계약도 유지되고 수익성 개선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상황까지 가기 위해선 지속되는 적자를 몇 년간 버텨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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