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록·유연수 돕기 기부금 전달, 이근호·염기훈 등 합동 은퇴식
지난 16일 아주대학교 체육관에서는 2023 제2회 선수협 자선경기 축구대회가 열렸다. 많은 팬들이 현장을 찾아 남녀 축구선수들의 축제를 즐겼다.
경기에 앞서서는 선수협 정기 총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근호-지소연 공동 회장을 비롯, 염기훈, 이청용, 강가애 부회장, K리그와 WK리그 소속 선수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근호 회장은 정기총회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하는데 처음 시작할 때와 비교해 선수협 활동으로 축구 환경에 변화가 생긴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렇게 선수 생활을 마감하지만 후배들은 계속해서 뛴다. 스스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했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김훈기 선수협 총장은 WK리그를 언급했다. 그는 "K리그뿐만 아니라 WK리그도 변화해야 한다"면서 "국제축구선수협회도 여자 선수들의 처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선수협도 변화할 수 있도록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 남녀 선수들이 서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 이후 네 팀으로 나뉘어 경기가 시작됐다. 이근호, 지소연, 염기훈, 이청요이 각 팀의 주장을 맡았다. 풋살과 유사한 형태로 경기가 진행됐기에 리그에서는 보기 어려운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K리그 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경기장 중앙까지 공을 몰고 나오는가 하면 남다른 기술을 보유한 강성진은 화려한 드리블을 선보이기도 했다.
팀 이근호와 팀 염기훈 간 결승전에서는 3-3 동점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진행된 끝에 팀 염기훈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주장을 맡은 염기훈은 "선수들이 잘해줘서 고맙다"는 소감을 남겼다.
경기 중에는 신영록과 유연수를 위한 기부금 전달식이 있었다. 신영록은 2011년 경기중 심정지로 쓰러진 후 극적으로 회복해 재활 중에 있다. 유연수는 2022년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해 그라운드를 떠났다. 기부금은 현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 구자철이 직접 전달했다.
팀 염기훈의 우승으로 끝난 경기 후에는 합동 은퇴식이 진행됐다. 이근호, 염기훈, 양동현, 조동건, 김창수, 윤영글, 선수현, 윤다경 등 8명의 선수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근호는 "은퇴식을 하니 은퇴가 실감이 난다. 은퇴식 없이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 이렇게 다 같이 모여 행사를 치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구자철은 "지난해 1회 대회가 끝난 후 2회에도 반드시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분이 좋다. 내년에도 또 팬들과 만나는 자리에 오겠다"고 했다.
자선경기 우승, 은퇴식까지 치른 염기훈은 "선수들, 팬들과 함꼐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 준비한 스태프들도 고생 많았다. 특히 수원 팬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면서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해 속상한 마음이 컸다. 팬들을 뵐 낯이 없었는데 이렇게 저의 앞길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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