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가왕’ 시청률 11.3% 순조로운 출발에 ‘미스트롯3’ 바로 16.6% 찍어…이변은 없다?
2022년 12월 21일 오전 MBN은 매우 들뜬 분위기였다. 서혜진 사단의 크레아스튜디오와 손잡고 전날 론칭한 남성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이 8.3%의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MBN은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기대 이하의 시청률만 기록했을 뿐이고 오히려 TV조선에게 트롯 예능 포맷 표절로 소송까지 당한 바 있다. 그런데 TV조선 트롯 예능 포맷을 완성한 서혜진 사단이 TV조선을 떠나 MBN과 손을 잡으면서 기대감이 커졌고 결국 MBN 입장에서 기록적인 시청률을 맞이했다. 그렇지만 삼일천하였다. 12월 22일 방영된 TV조선 ‘미스터트롯2’가 무려 20.2%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
결국 ‘불타는 트롯맨’은 16.2%로 종영했고 ‘미스터트롯’은 24.0%로 마무리됐다. 중반 이후 두 프로그램 모두 시청률이 정체되며 기대 이하의 반응에 시름했지만 ‘불타는 트롯맨’이 황영웅이라는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며 대역전극을 꿈꾸기도 했다. 그렇지만 황영웅이 개인 사생활 논란으로 중도하차하면서 대역전극은 무산됐다.
2023년 11월 28일 MBN은 ‘현역가왕’을 시작하며 새로운 희망을 싹틔웠다. 첫 회 6.7%를 기록한 ‘현역가왕’은 8.5%, 10.5%, 11.3%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며 화요일 밤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12월 19일 모든 방송사의 프로그램 가운데 ‘현역가왕’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스테디셀러인 KBS 1TV 일일 연속극 ‘우당탕탕 패밀리’가 유일한데 11.8%로 고작 0.5%포인트(p) 차이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TV조선은 너무 높은 장벽이었다. ‘미스트롯3’가 12월 21일 첫 방송에서 무려 16.6%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 ‘현역가왕’이 첫 회에서 기록한 6.8%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현역가왕’이 4회까지 쌓아올린 11.3%를 첫 회에서 가볍게 뛰어 넘었다.
물론 첫 회는 첫 회일 뿐이다. 기존 시리즈의 고정 시청자 층이 다시 찾아왔을 뿐이기 때문이다. 트롯 오디션 역시 정치권과 유사해 방송사마다 ‘집토끼’인 고정 시청자 층이 존재하는데 이 부분에선 TV조선이 훨씬 앞선다. 진정한 승부는 중도층(?)인 ‘산토끼’를 누가 잡느냐다.
집토끼들이 밀어준 ‘미스터트롯2’ 역시 산토끼는 잡지 못했다. 20.2%로 시작해 4회에서 21%대에 진입했지만 7회에서 18.8%로 주저앉았고 9회에서 다시 21.9%를 찍었지만 다시 10회와 11회에선 19%대로 내려왔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마지막 회에서 찍은 24.0%였다. 20~21%p대의 집토끼를 겨우 유지하자 마지막 회에 2~3%p대의 산토끼가 추가됐을 뿐이다.
8.3%로 시작한 ‘불타는 트롯맨’은 그나마 폭은 크지 않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해 10회에서 16.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황영웅 하차라는 악재를 만나며 마지막 회에선 시청률이 16.2%로 소폭 하락했다. 두 배 가까운 시청률 성장세는 어느 정도 산토끼를 잡았다는 의미지만 소폭에 그치고 말았다.
이번에도 MBN ‘현역가왕’은 폭이 크지는 않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관건은 ‘미스트롯3’가 2회 이후 보여줄 시청률 상승세다. ‘미스터트롯2’처럼 첫 회의 높은 시청률 이후 정체기를 걷는다면 ‘미스트롯1’과 ‘미스터트롯1’이 보여준 폭발력은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두 프로그램이 방송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번 대결에서도 ‘미스트롯3’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 MBN이 여성 트롯 오디션인 ‘불타는 트롯걸’ 대신 ‘현역가왕’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한 방송국 예능국 관계자는 “한일 트롯 가왕전에 나갈, 대한민국 대표 여성 현역 트롯 가수 TOP7을 뽑는 서바이벌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기획은 매우 기발하고 좋지만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긴 힘들다”라며 “트롯 오디션은 새로운 스타를 직접 발굴해 그의 팬덤으로 활동하려는 의지가 시청률을 만들어내는데 ‘현역가왕’은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콘셉트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스트롯1’은 송가인의 팬덤을 중심으로 홍자의 팬덤 등이 더해지며 돌풍의 주역이 됐다. ‘미스터트롯1’은 임영웅은 물론이고 TOP7에 오른 이들의 막강한 팬덤이 형성됐고 TOP7에 못 오른 참가자들 중에서도 팬덤이 등장했다. ‘미스터트롯1’이 역대 최고의 트롯 오디션으로 손꼽히는 이유다. 반면 ‘현역가왕’은 프로그램 자체의 기획은 매우 뛰어났지만 이런 기존 트롯 오디션의 장점을 포기한 방식이라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미스트롯3’는 여전히 같은 공식에 집중하고 있다. 첫 방송에서 마스터 장윤정은 지난 시즌과 다른 심사 키워드를 묻는 MC 김성주의 질문에 “첫 번째는 트롯에 대한 자긍심이, 두 번째는 독보적인 매력”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세 번째다. 오디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팬들과 계속해서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 누군지를 꼭 찾고 싶다”고 강조했다. 꼭 집어 팬덤의 중요성을 언급한 멘트는 아니었지만 ‘팬들과 계속해서 함께해야 한다’는 이유로 좋은 사람을 찾고 싶다고 표현해 사실상 같은 의미로 풀이된다.
게다가 ‘현역가왕’은 프로그램 중후반부에 힘이 빠질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인 만큼 ‘현역가왕’도 우승자를 가리는 프로그램으로 우승자에게는 1억 원의 상금과 우승곡, 국내외 투어 콘서트 등의 특전이 주어진다. 그렇지만 프로그램의 성격상 우승자가 누구인지보다 한일 트롯 가왕전에 나갈 TOP7 선정에 더 무게추가 쏠려 있다. 자칫 TOP7이 가려진 뒤 정작 우승자를 가리는 결승전에선 힘이 빠질 수도 있다.
반면 ‘미스트롯3’는 여전히 우승자가 누구이냐가 가장 중요한 포맷이 그대로 유지된다. 우승자 상금도 3억 원이다. 20.2%로 시작해 최하 18.8%와 최고 21.9% 사이를 오가며 시청률 변동폭이 크지 않았던 ‘미스터트롯2’ 역시 마지막회에서 24.0%를 기록한 원동력 역시 우승자가 누구냐에 쏠린 관심 덕분이었다.
다만 방송가에선 서혜진 PD와 노윤 작가 등 서혜진 사단의 저력을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TOP7을 뽑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해 내고 이 과정에서 형성된 대결구도를 적절하게 살려 우승자가 뽑히는 결승전까지 몰아갈 수 있다면 분명 좋은 시청률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트롯 오디션 포맷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기존 포맷을 만든 서혜진 사단이 시도하는 도전인 만큼 새로운 돌파구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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