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가시> 스틸 사진. |
인터넷매체 <베트남넷>는 “남부 호찌민 빈떤 지역에서 올해 6살인 소년 한 명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일 베트남 보건당국은 “호치민 사는 여섯 살 먹은 한 소년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라는 기생충에 의해 사망했다”며 “지난 8월엔 푸옌시에 사는 25세의 한 젊은 남자(25)도 같은 기생충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렇다면 영화 <연가시>의 기생충 ‘연가시’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을 갖고 있을까. 우선 연가시(학명: Gordius aquaticus)는 사람이 아닌 곤충의 몸에 기생하는 가느다란 철사 모양의 유선형 기생충이다. 물을 통해 곤충의 몸속에 침투했다가 산란기가 시작되면 숙주의 뇌를 조종해 물속에 뛰어들어 자살하게 만드는 기생충이다.
기본적으로 연가시는 곤충의 몸에 기생하며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사람의 몸에 기생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영화 <연가시>에선 누군가에 의해 사람 몸속에서도 살 수 있도록 만들어진 변형 연가시가 등장해 시민들을 괴롭힌다. 결국 문제는 변종 연가시인 것.
반면 사람 몸속에 기생하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1960년 호주에서 처음 발견된 뒤 종종 사상자가 보고돼 왔다. 미국에서도 2001~2010년까지 10년 동안 모두 32건이나 보고됐을 정도다.
증상도 상반된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변종 연가시가 몸속에 들어가 기생하기 시작하면 식욕이 과할 정도로 왕성해진다. 그렇지만 섭취 음식을 기생충이 영양분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체중은 전혀 늘지 않는다. 극심한 구갈 증세를 호소하기 시작하고 2~3일 뒤 물속으로 뛰어 들어 자살하게 만든다. 연가시 숙주가 뇌를 조정해 사람을 물가로 유인해 자살을 유도하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물가로 유인하는 신경조절물질을 분비하여 자살을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다. 치사율은 95% 이상이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증상은 감염 12일 이내에 두통, 고열, 구토, 환각 등의 증세 등을 보이다 사망하는 것으로 치사율이 95%에 달한다. 치사율은 변종 연가시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유사하다.
체내에 침투하는 방식도 유사하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수심이 얕은 강이나 호수 등의 물가에 서식하다 사람들의 코로 통해 뇌로 침입한다. 여름 휴가철 계곡이나 강가로 물놀이 갔던 시민들이 대거 감염된 변종 연가시 역시 같은 방식으로 체내에 침투했다. 물놀이를 하다 감염되는 것은 영화 속 변종 연가시나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동일한 것.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변종 연가시는 영화에 등장하는 허구라는 데 반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지구상에 실제 존재하는 기생충이라는 점이다. 특히 수온이 높은 물가에서 자주 발견되는 만큼 여름철 물놀이를 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 온난화 현상에 따라 글레리아 파울러리로 인한 피해도 많아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선 발견된 바 없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