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 유럽 실적 하락 ‘스캇’에 추가 지원…한세엠케이, 합병 유아동복 부문 매출 감소세
#스캇 자전거, 코로나19 팬데믹 수혜 봤지만…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은 세 명의 딸을 뒀다. 성래은 부회장은 둘째다. 성 부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를 졸업한 후 2002년 영원무역에 입사했다. 현재는 그룹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영원무역 부회장(경영총괄)을 맡고 있다.
성래은 부회장은 장녀 성시은 영원무역 이사와 삼녀 성가은 영원아웃도어 부사장보다 그룹 후계구도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 부회장은 와이엠에스에이(YMSA) 지분 50.01%도 보유하고 있다. YMSA는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29.09%를 보유한 회사로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다. 개인적으로 세 자매 중 유일하게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0.03%를 보유 중이다.
성래은 부회장의 경영능력 입증에 중요한 부문은 영원무역 실적이다. 영원무역은 크게 OEM 사업과 스캇 사업을 펼친다. OEM 사업과 스캇 사업의 매출 비중은 각각 60%, 35% 정도다. OEM 사업은 해외 바이어로부터 아웃도어·스포츠 의류·신발 등 제품을 수주 받아 생산해 수출한다. 스캇 부문은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판매·유통 사업을 펼친다.
특히 스캇 사업은 영원무역의 신규 수익원 역할을 할 사업부로 주목 받았다. 영원무역은 앞서 2013년 스위스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스캇 지분 20%를 인수했다. 2015년에는 스캇 지분을 50.1%까지 늘리며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OEM 사업은 서구권 의류시장에서의 업황이나 매크로 환경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스캇 사업부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엔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2020~2022년 스캇 사업부문 매출은 1조 490억 원, 1조 535억 원, 1조 3975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41억 원, 1054억 원, 1765억 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스캇 부문은 2023년부터 성장세가 주춤하다. 2023년 1~3분기 스캇 부문 매출은 9840억 원으로 2022년 1~3분기(1조 132억 원) 대비 3%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93억 원에서 558억 원으로 60% 감소했다. 유럽 소비가 둔화한 영향이 크다. 스캇 사업부의 매출 80%는 유럽에서 나온다. 올해 전망도 좋은 편은 아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레저 수요가 줄었다. 향후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12월 28일 영원무역은 스캇의 스위스 종속회사에 2304억 원을 대여해주기도 했다. 스캇의 대여금 잔액은 총 2712억 원이다. 스캇 계열사에 대한 추가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운영자금 지원이 대여 목적이다. 스캇과 스캇 종속회사들의 부채는 2023년 3분기 기준 1조 775억 원이다. 2022년 말(6941억 원) 대비 55% 늘었다.
이에 대해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영원무역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이 1조 3000억 원이라 당장 재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 다만 대여금을 회수하지 못하거나 대여금이 계속 유출될 경우 재무 지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했다.
OEM 사업부 역시 지난해 신통치 못했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영원무역의 OEM 사업부의 매출이 2조 1900억 원, 영업이익은 6800억 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2년 대비 매출은 6%, 영업이익은 5% 하락한 수치다. 2022년 OEM 수주가 증가했지만 2023년에는 해외 바이어들이 보수적으로 재고를 관리했다.
올해 OEM 사업부는 2023년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앞서의 증권사 연구원은 “영원무역은 우수한 해외 바이어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소비 경기가 눈에 띄게 나아지지 않았다. 바이어들의 주문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원무역 관계자는 “공시 외에 답변 드릴 사항이 없다”고 했다.
#한세엠케이 유아동복, 기대는 되지만…
한세엠케이를 이끄는 인물은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막내딸 김지원 대표다. 김 대표는 이화여대에서 심리학과 경영학과를 전공하고, 외식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8년 예스24에 입사했다. 2017년에 한세엠케이 경영지원본부장 상무로 합류, 2019년부터 한세엠케이 대표를 맡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은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지주사) 대표이며 차남은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이다.
한세엠케이는 유아동복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2022년 7월 한세엠케이는 한세예스24홀딩스의 자회사 한세드림과 흡수합병을 단행했다. 한세드림은 유아동복 전문기업으로 컬리수와 모이몰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직수입 브랜드 리바이스키즈 브랜드도 갖고 있다.
성인복 위주의 한세엠케이는 한세드림을 통해 유아동복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세엠케이는 성인복 킬러 제품이 없어 한계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합병 효과도 있었다. 지난해 1~3분기 별도 기준으로 한세엠케이는 매출 1813억 원, 영업이익 32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1~3분기(매출 1287억 원, 영업손실 19억 원) 대비 매출은 40% 늘고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연결 기준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한세엠케이는 공시를 통해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2956억 원, 영업손실 8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매출 2715억 원, 영업손실 211억 원) 대비 매출은 9% 오르고 영업손실은 59% 감소했다. 당초 한세엠케이는 2023년 152억 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 해외 자회사들의 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한세엠케이 영업손실은 2019년부터 5년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세드림 부분 매출은 2023년 1~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1159억 원을 기록했다. 합병 전인 2021년 1~3분기(1189억 원)와 비교해도 매출이 오히려 줄었다.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국내 매출은 2022년 298억 원에서 2023년 281억 원으로 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 가애수 법인 매출은 46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13% 줄었다.
이와 관련,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한세드림 부문 매출 감소는) 중국 시장 영향이 작용했다.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국 도시 봉쇄 및 격리 통제로 인해 중국 소비 시장이 많이 위축됐다. 봉쇄가 풀린 이후인 2023년에도 정상적인 소비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유아동복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추가 브랜드 출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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