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 이후 제2부속실 부활 언급에 “특검서 시선 돌리려는 국민 우롱”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1월 7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설치를 언급한 것을 두고 “지금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제2부속실이 아니라 공명정대한 수사”라며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실이 엉뚱하게 제2부속실 설치를 추진해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박 대변인은 “국민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주가조작 의혹을 규명하라고 했지 언제 김 여사를 제대로 보좌하라고 했는가”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대통령실의 동문서답에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김건희 특검법’ 거부에 따른 국민 저항을 제2부속실 설치로 덮어보겠다니 황당무계한 발상”이라며 “제2부속실 설치로 국민의 분노가 사그라질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고 꼬집었다.
이어 최 원내대변인은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일은 까맣게 잊었느냐”며 “김 여사는 그동안 대통령보다 더 바쁜 외부일정을 소화하며 누가 대통령인지 모르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2부속실을 설치한다면 앞으로의 리스크 관리는 되겠지만 김 여사에 대한 지원 역시 강화할 될 것”이라며 “당장의 곤란함을 피하기 위해 제2부속실을 만들면서 국민을 팔지 말라”고 덧붙였다.
제2부속실은 과거 청와대에서 대통령 배우자 관련 업무를 전담하던 조직인데, 대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이 터지자 윤석열 당시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폐지를 내걸고 취임 후 실제로 폐지했다. 이후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김건희 특검법까지 국회를 통과하자 최근 대통령실이 “국민 대다수가 설치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면 저희가 검토하겠다”고 입장 선회의 뜻을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이상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도 여야가 추천하면 임명하겠단 방침이다.
하지만 야당은 이들 방안이 집권 3년차 들어 제시된 점,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 나온 점 등을 들어 ‘위기모면용’ 방편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자신의 배우자와 관련한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보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이 특검법 이슈를 총선 직전까지 끌고 가 여론전에 활용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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