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실험을 한 결과 아래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길고 날씬한 잔에 맥주를 마신 피실험자들은 잔을 비우는 데 7분이 소요됐던 반면, 원통 모양의 잔에 맥주를 마신 사람들은 12분이 걸렸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에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일종의 시각적 착시 현상에 따른 것이다. 아래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잔에 맥주를 마실 경우 마시는 양을 조절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인데 이는 잔의 굴곡으로 인해 실제 자신이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그리고 잔에 담긴 맥주의 양이 얼마인지 정확히 판단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결과는 맥주잔 사진을 보기만 한 실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피실험자들로 하여금 맥주가 절반 정도 들어있는 맥주잔을 보고 절반보다 많은지 아닌지를 판단하도록 했는데 그 결과 굴곡 있는 맥주잔의 양은 정확히 판단하지 못했던 반면, 원통형 잔에 담긴 맥주는 절반인지 아닌지를 제대로 판단했다. 혹시 술을 줄일 생각이 있는가. 그렇다면 앞으로는 길쭉하고 굴곡 있는 잔보다는 밋밋한 잔에 마시는 것이 좋을 듯하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