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피습으로 수술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10일 서울대병원을 퇴원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112/1705037839069817.jpg)
이 대표는 당분간 자택에서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당무 복귀 시점에 대해 “자택 치료 경과와 의료진 의견들을 종합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제한적이긴 하지만 중요한 당무에 대해서는 의사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112/1705037990436816.jpg)
탈당이 예상됐던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이 이 대표 퇴원을 전후로 당을 나갔다. ‘비명계’ 주축 모임인 ‘원칙과 상식’의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이 이 대표 퇴원 당일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셋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해야 하지만 지금 이재명 체제로는 심판하지 못한다”며 “방탄·패권·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했다”고 했다.
1월 11일에는 이낙연 전 대표가 탈당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정당’ ‘방탄정당’으로 변질했다”며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이 2023년 11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112/1705038373825310.jpg)
이원욱 의원은 1월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의 윤리 감찰 시스템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측근 의원과 당대표가 증거에도 남을 문자 메시지로 후보자나 당원에 대한 징계 수위까지 논의된다는 건 공당으로서 있을 수가 없는 얘기”라며 “완전 사당화 되지 않은 정당이라고 한다면 있을 수 없는 얘기인데 사당화의 완전 증거를 보여준 사례”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역시 1월 11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의 병상에서 맨 처음 일성이 ‘현근택은요’였다”며 “사당화의 완전 증거를 보여준 사례”라고 꼬집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1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첫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인사말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112/1705038553173257.jpg)
이 대표는 1월 12일 공관위 1차 회의에서 서면 대독 인사말을 통해 “공정한 공천 관리는 총선 승리 핵심 열쇠”라며 “혁신 공천으로 미래의 희망을 선사하는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 역시 “민주당 공천에서는 친명도 없고 비명도 없고 반명도 없다. 오직 더불어민주당계만 있다”며 “국민참여 공천제에 따라 모든 후보는 공정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계파 배려가 없을 것임을 예고했다.
![2023년 12월 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성남 서울공항 2층 실내행사장으로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112/1705038795303676.jpg)
민주당이 총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 싸움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부여당을 향해서는 ‘김건희 특검법’ 및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은 김건희 특검법을 국회가 정부로 이송한 지 하루 만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1월 9일 국회가 처리한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의 연이은 거부권 행사에 대한 국민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월 8일부터 10일까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65%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잘한 결정’은 23%에 불과했다. 보수성향이 강한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를 포함해 전 지역에서 ‘잘못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높았다(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악재가 쌓이고 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은 물론, 이태원 특별법까지 거부권을 행사하면 큰 역풍에 직면할 게 눈에 뻔하다. 그렇다고 윤석열 정부와 직결된 문제인데 받아들이기도 어렵다”며 “이렇게 악재를 빨리 털어내지 못하면 총선 기간 내내 민주당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조응천 이원욱 김종민 의원이 1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112/1705039035564716.jpg)
이어 이 전 대표가 민주당에서 5선 국회의원·전남도지사·국무총리 등을 지낸 것을 언급한 뒤 “단 한 번의 희생도 없이 모든 영광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누리고서도 탈당하겠다고 한다”며 “이낙연을 키운 민주당을 기억하기 바란다, 정권교체를 위한 길이 어떤 쪽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 의원도 자신의 SNS에 “김대중 정신이 실종됐다는 이낙연 대표님, 정작 김대중 정신을 저버린 분은 대표님 본인입니다”라고 비판했다.
친명계는 ‘원칙과 상식’ 의원들 탈당을 두고도 4인방 중 한 명이었던 윤영찬 의원이 막판에 뜻을 바꿔 민주당에 남기로 한 점을 들어 탈당 명분이 희석됐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의원 잔류 선택에는 본인의 지역구의 강력한 경선 후보였던 현근택 부원장이 성희롱 발언 논란에 휘말린 게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친명계로 알려진 민주당 관계자는 “‘원칙과 상식’ 4인 의원들은 ‘이 대표 사퇴’ 및 ‘탈당 선언’ 압박이 본인들의 공천 문제가 아니라, 기득권 타파와 정치개혁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현근택 부원장 논란과 윤영찬 의원의 당 잔류는, 결국 그들의 그동안의 당내 분란 조장이 공천 때문이었다는 것을 명백하게 드러냈다. 따라서 탈당의 명분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재명 대표가 통합·확대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은 결국 자신이 품을 수 있는 세력을 최대한 하나로 모아 의석수를 늘리는 싸움이다. 이 대표도 피습 이후 퇴원하면서 다시 한 번 ‘통합’ 메시지를 내지 않았느냐”며 “친문계·친노계·동교동계를 포함해 반명계까지도 함께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