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피해액 총 20조 원 달해…개발 비용도 책임져야” 정부 규탄
이들은 동두천시의회 의원들. 눈발이 흩날리는 날씨였지만 7명의 시의원은 머리에 ‘투쟁’이라 쓴 붉은 띠를 두르고 외쳤다. 손에 든 피켓에는 ‘동두천을 살려내라’, ‘특별한 희생에 정당한 보답을 달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정부에 답을 요구하는 것이다.
사정은 이렇다. 동두천시는 잘 알려진 대로 안보 희생을 겪은 도시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오래도록 주둔해 있었다. 전국에 남은 미반환 기지 11개 중 4개가 동두천에 있고 총면적으론 25.4㎢ 중 17.42㎢, 무려 69%가 동두천에 있다. 특히 17.42㎢는 시 전체 면적에 18%에 달한다.
정부와 주한미군은 지난해 12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통해 인천 부평과 연천, 창원, 용산 기지 등 약 29만㎡에 달하는 미군기지의 반환을 합의했다. 하지만 동두천시에 따르면 동두천시는 반환 협상에서 배제됐다.
동두천시는 미군 공여지 반환 지연으로 연간 5278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 최하위 고용률, 5년 연속 경기도 최하위 재정자립도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동두천시는 판단하고 있다.
동두천시의회가 거리로 나온 이유 역시 이와 같다. 오랜 차별과 일방적 희생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으라는 의미다. 동두천시의회는 “70년 넘도록 시 면적 절반을 미군 공여지로 제공하며 동두천이 겪은 경제적 피해액은 총 20조 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동두천시의회 김승호 의장은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서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공정’과 ‘상식’이 언급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세상에 공짜란 없다. 대통령 국정철학인 ‘공정’과 ‘상식’은 동두천의 특별한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구현된다. 특정한 지역이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했다면, 그 지역도 마땅히 ‘보훈’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두천시의회는 동두천 내 모든 미군 공여지를 당장 반환하고, 반환 공여지 개발 비용 정부를 정부가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만약 국가안보상 이유로 당장 반환할 수 없다면, 동두천의 특별한 희생에 대한 당연한 보상으로서 ‘동두천 지원 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시의원들은 “동두천이 없으면 대한민국도 없다. 이제는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 정부의 동두천 무시가 계속된다면, 동두천 시민 모두가 목숨을 걸고 끝까지 투쟁하겠다”라는 경고로 규탄시위를 마무리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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