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했지만 최근 일본 팬채널 개설…성범죄 이력·실형 선고 탓 국내 방송은 출연금지 상태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최종훈 씨에게 취재진이 다가가자 최 씨 모친이 한 발언이다. 당시 상황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뒤 다시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최종훈 씨는 일본 팬커뮤니티 플랫폼인 ‘패니콘’(FANICON)에 자신의 채널을 개설하며 컴백 행보를 시작했다. ‘두고 보라’던, ‘억울하게 이러고 있다’던, 그래서 ‘나중에 결론이 다 괜찮을 거’라던 말은 현실이 되는 것일까.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부의 결론은 이미 나왔다. 최종훈 씨는 정준영 등과 함께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 등에서 술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대법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이 확정돼 복역한 뒤 2021년 11월 8일 만기 출소했다.
해당 영상은 만기 출소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시점에 촬영된 것으로 2022년 1월 12일 유튜브 채널 ‘더팩트’를 통해 ‘정준영 단톡방 최종훈, 출소 후 2개월…개과천선?’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됐다. 당시만 해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최 씨는 이미 연예계에서 은퇴를 해 일반인이 된 상황이었고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아 만기출소해 죗값을 모두 치렀기 때문이다. 일반인에게 과도한 취재라는 지적에 따른 갑론을박이었다.
이는 최 씨가 2019년 3월 14일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연예인 최종훈’이 아닌 ‘일반인 최종훈 씨’로 표기하는 이유 역시 이런 의사를 반영해서다. 최종훈 씨는 2019년 3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 글에서 최 씨는 “오늘부로 팀을 떠나고, 연예계 생활을 종료하겠습니다. 죄의식 없이 경솔한 언행을 일삼았던 저의 지난날에 대해 평생 철저하게 반성하며 살겠습니다”라며 “앞으로의 조사 또한 거짓 없이 성실히 받고, 그에 응당한 대가를 치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밝혔다.
‘거짓 없이 성실히 조사를 받아 응당한 대가를 치르겠다’는 약속은 만기출소로 지켜진 것으로 보인다. 팀을 떠나겠다는 약속 역시 FT아일랜드 탈퇴로 지켜졌다. 남은 약속은 ‘연예계 생활 종료’와 ‘평생 철저한 반성’ 정도다. “평생 철저하게 반성하며 살겠습니다”는 약속은 타인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연예계 생활을 종료하겠습니다”는 약속은 확인이 가능하다. 적어도 2024년 1월 14일까지는 그 약속이 지켜지는 것처럼 보였다.
최종훈 씨 모친이 언급한 다 괜찮은 결론이 나올 ‘나중’이 이제는 된 것일까. 1월 15일 최 씨가 일본 팬커뮤니티 플랫폼인 패니콘에 자신의 채널을 개설하고 인사말을 남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종훈 씨는 최근 일본 최대 팬 커뮤니티 사이트 패니콘에 자신의 채널을 만들고 안내문을 띄웠다. 패니콘은 연예인과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한화 5000원의 구독료를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약 5년 만에 여러분께 인사드린다”는 최종훈 씨는 “여러분 한 명 한 명의 메시지에 힘을 얻어 이렇게 건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이나 사생활 등 저의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과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현재 최종훈 씨는 국내 연예계 컴백 의사까지 밝힌 상황은 아니다.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방송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2019년 4월 KBS, MBC, SBS 등은 정준영, 승리, 최종훈 등에 대해 출연정지 처분을 내렸다. 물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방송사가 출연금지 처분을 풀고 출연을 허용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최종훈 씨는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돼 실형까지 살았기 때문에 방송사 출연금지 처분이 풀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나마 최 씨는 실형과 함께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3년 취업제한의 보안처분만 받았다. 검찰이 신상정보 고지와 보호관찰명령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 이로써 신상정보 등록 내지는 고지, 전자발찌 부착은 피했다. 연예계에서 유일하게 신상정보 고지와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던 고영욱은 여전히 컴백하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까지 가 징역 2년 6월에 신상정보 공개 고지 5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3년이 확정됐던 고영욱은 2015년 7월 10일 만기 출소했지만 다시 5년이 지난 2020년 7월 9일에 신상정보 공개 고지가 끝났다. 그리고 4개월여가 지난 2020년 11월 12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해 팬들과의 소통을 시작하며 컴백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렇지만 하루 만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 당했다. 그렇게 컴백 움직임도 중단됐다.
그런데 K콘텐츠의 글로벌 열풍이 ‘물의 연예인’을 넘어 ‘은퇴한 전 연예인’이 된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가 아닌 해외 무대를 통한 컴백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 최종훈 씨가 국내 연예계가 아닌 일본 팬커뮤니티 플랫폼 패니콘을 활용하자 함께 거론되는 인물이 있다. 역시 은퇴한 박유천 씨다.
2019년 4월 마약설이 제기되자 박유천 씨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은퇴하겠다”라고 단언했지만 결국 검찰은 마약 혐의로 기소했고 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렇지만 박 씨는 1년여의 공백기를 가진 뒤 태국에서 팬미팅을 개최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컴백을 시도했고 이후 일본과 태국 등을 오가며 연예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까닭에 박유천 씨는 국내에서는 은퇴했지만 글로벌 무대에서는 활동하는 이례적인 사례로 기록됐다. 그리고 최근 최종훈 씨가 두 번째 사례가 될 시동을 걸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22년 1월 교회에서 나오면서 취재진을 만났을 당시의 최종훈 씨는 은퇴한 일반인이 아닌 글로벌 무대 컴백을 준비 중인 연예인이 된다. 대법원까지 가서 2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된 성범죄가 ‘별것도 아닌 거’, ‘세월이 지나면 하나님께서 알아서 다 해결해줄 일’일까. “나중에 결론이 다 괜찮을 거다. 두고 봐라. 억울하게 이러고 있는데”라는 최종훈 씨 모친의 말처럼 나중이 된 지금의 결론이 다 괜찮은 것일까.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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