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양당 기득권 혜택 가장 많이 본 정치인…사당화? 진짜 사당화된 당은 국민의힘”
―이재명 대표 총선 불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출마 여부나, 거취는 본인 결단 문제다. 지금 단계에서 당대표의 불출마를 예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 대표가 현재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은 당 통합이다. 이를 위해선 공정한 공천이 필요하고, 이게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공천 마무리된 다음에는 민주당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정책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특히 국민께서 체감할 수 있는 민생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민생 정책을 갖고서) 총선에서 선택받아야 한다.”
―이재명 대표가 사퇴 후 비대위로 전환될 가능성은 없나.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과 이낙연 전 대표는 1년 내내 대표 사퇴 및 비대위 체제를 주장해왔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서 77% 넘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고, 지금도 그 지지를 받는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공정하고 혁신적인 공천을 해야 한다. 이 대표가 사퇴한다고 하면 비대위 구성 어떻게 할 것인지 논란이 심각할 것이다. 비대위원장으로 누굴 모실지 당내 합의 이뤄내기 어렵다. 그러면 선거 다 지나간다. 이미 공천 작업 본격화됐다.”
―이재명 대표 체제가 이번 총선에서 경쟁력 있다고 보는가.
“현재 집토끼 구심점은 이재명이다. 기본적으로 집토끼가 흩어지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물론 집토끼만으로도 선거 이기기 어렵다. 중도로서 외연 확장해서 산토끼를 잡아야 한다. 이 대표가 중도층에서 소구력 있는 분들을 모셔와 함께해야 한다. 선대위 구성하면서 폭넓게 국민 신망 받는 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야 한다. 일각에서 이 대표가 주 3회 재판받으면서 총선 지휘할 수 있겠냐고 한다. 그런데 선대위 구성되면, 실제 당무가 그렇게 많지 않다. 선대위에 권한 넘어가고, 선대위 각 분과에서 선거를 책임지고 지휘한다. 당대표가 시간적으로 쫓길 가능성 적다.”
―김부겸 전 총리가 한겨레 인터뷰에서 “이 대표나 지도부가 근거 없는 낙관론에 사로잡혔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 이 대표나 지도부가 위기 많이 느끼고 있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적 분노가 굉장히 강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여론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갖고 있다. 당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인지하고 있다. 국민께 민주당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변화 핵심은 인물 교체다. 당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 영입하고 있고, 공정한 경쟁 통해서 보여드리고자 애쓰고 있다.”
―이번 총선이 극단적 진영 논리로 치러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건희 리스크’와 ‘이재명 리스크’ 간 대결이라는 말도 있다.
“대다수 국민은 무능과 무책임한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의지가 강하다고 본다. 이재명 리스크는 과거 일이다. 윤석열 정권이 대선에서 패배한 야당 대표를 향해 정치보복 수사했으나, 결정적 증거 없다고 본다. 이 대표는 단돈 10원도 받지 않았고, 이미 재판을 받고 있다. 법원에 맡기면 된다. 반면 김건희 리스크는 현직 대통령 배우자 문제고, 검찰이 김 여사 앞에서만 스톱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김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 씨 명의 계좌가 주가 조작에 사용됐다고 판결에서 드러났다. 김 여사와 최 씨가 주가 조작으로 22억 원 이익을 얻었다는 증거까지 나왔는데, 소환조사 한 번도 못 했다. 야당에서 김 여사 특검법 통과시켰는데, 윤 대통령이 뻔뻔하게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대표와 김 여사는 차원이 다르다. 같은 선상에서 보면 안 된다.”
―원칙과 상식, 이낙연 전 대표 등은 당이 ‘이재명 사당화’ ‘개딸 팬덤’ 등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
“윤석열 정권이 이 대표 향해 정치보복 수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말 한마디 했는지 되묻고 싶다. 이재명 대표에게 일관되게 물러나라고만 한다. 대안 제시도 없다. 이 대표는 강성 지지자들에게 중단하라고 여덟 번이나 이야기했고, 일부는 출당 조치까지 했다. 역대 당대표 중에 이런 적이 있었나. 과거에도 강성 지지자는 있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사모’가,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문팬’이 있었다. 극히 일부 강성 지지자를 침소봉대해서 사당화 주장하는 건 근거 없는 주장이다. 1년 내내 당대표 물러나라고 한 것에 대해서 비판을 받았다고, 당이 ‘개딸 팬덤’ ‘사당화’로 전락했다고 하는 건 도리에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
―원희룡 전 장관이 이재명 대표 지역구 출마 의지를 밝혔다.
“떨어지더라도 차기 대선 주자로서 존재감 알리려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서울 양천갑 국회의원 등을 한 지역구가 아니라 뜬금없이 인천 계양을로 오겠다고 한다. 생뚱맞고, 유권자 무시하는 행태다. 이재명 대표한테 기대서 자기 몸집 키우고, 존재감 알리려고 하는 것이다. 원 전 장관은 차기 대선이 목표이지만, 존재감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원 전 장관이 김건희 일가 부동산 특혜 의혹 불거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에서 어떤 행태를 보여줬는지도 다 봤다.”
―원칙과 상식, 이낙연 전 대표가 이준석 전 대표 등 제3지대 ‘빅텐트’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존재감 있고, 명분도 나름 있다.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쫓겨나기도 했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란 양당 기득권 체제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에서 양당 기득권 혜택을 가장 본 사람이다. 5선 국회의원을 했고, 전남도지사까지 했다. 호남 배려 몫으로 국무총리까지 했다. 원칙과 상식도 당대표 비판 외에, 과연 그들이 어떤 새로운 정치 모습을 보여줬나. 민주당 167명 국회의원 중 대다수가 동의하지 않는다. 민주당 여러 문제점 있지만, 이분들의 행보가 과연 그게 원칙적이고 상식적인지 반문하고 싶다. 제3지대가 양당 기득권 체제 무너뜨리겠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있는지 모르겠다. 기존 정당과 다른 게 뭐가 있나.”
―이재명 대표가 원칙과 상식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연락 한 번도 안 했다고 하는데, 본인들은 노력했는지 되묻고 싶다. 조응천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왓츠롱(What’s Wrong·뭐가 문제냐)?’이라고 전화한 걸 방송에 나가서 조롱하지 않았나. 당 의원이면 당대표한테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자고 왜 요청을 못 했나. 또 이재명 대표 주변 분들이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 꼭 이 대표만 만나야 하나. 대표가 의원한테 전화했나 안 했냐는 우스운 이야기다. 탈당 결행할 정도로 절실한 상황이었다면 대표나 대표 주변 사람들한테 대화를 요구하지 않았나. 떠났는데, 서로 손가락질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간 만큼 제대로 된 원칙과 명분을 갖고서 잘 됐으면 좋겠다.”
―민주당을 가장 먼저 탈당한 이상민 의원은 국민의힘으로 갔다.
“이상민 의원은 2004년 ‘노무현 탄핵 역풍’으로 이른바 ‘탄돌이’(초선의원)로 정계 입문했다. 그렇게 민주당에서 5선을 하신 분이다. 그런 분이 나가면서 온갖 험담을 했다. 안타깝다. 사당화 지적했는데, 진짜 사당화된 당은 국민의힘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 1등 공신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안철수 나경원 주저앉히고, 김기현 밀어서 당대표 만들었다. 나중에 김기현도 내쫓고, 한동훈 비대위원장 내리꽂았다. 이 의원은 거기 가선 한마디도 안 하나. 똑같은 원칙과 상식이 있어야 한다. 서 있는 위치 달라졌다고 소신과 원칙 달라졌다면 비판받을 것이다.”
―오영환 이탄희 홍성국 등 초선 의원들이 극단적 진영 논리 등을 비판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선배 정치인으로서 정말 안타깝고, 송구스럽다. 국회가 양극단 진영 논리에 갇혀서 대화와 타협이 없고,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고 증폭시키는 것에 대해서 한계 느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이 더 목소리 내도록 당이 했어야 했는데 부족함이 있었다. 윤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를 범죄자 취급하면서 만나지도 않는다. 여야 협치 불가능하다. 이런 현실 정치 속에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절망감과 자괴감 느꼈을 것이다. 그런 부분 공감하면서 국회 정치 문화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지원 정동영 등 올드보이들이 이재명 대표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출마는 자유다. 다만 과연 국민께서 이분들 말씀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지 잘 모르겠다. 디지털 대전환 시기인데, 과거에 활동했던 분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 걱정이 된다 ‘6선 의원’ 출신의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승리와 단합 중요하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런 점들 참고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친명계 인사들이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데.
“친명, 비명을 어떤 기준에서 구분하는지 알 수가 없다. 도전자 입장에선 당에서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대표랑 가깝다고 하는 게 경선에 도움되지 않겠나. 모든 국회의원도 이 대표와 관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랑 안 가깝다고 하는 비명계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 과거에도 친노무현계, 친이명박계, 친박근혜계, 친문재인계 등이 다 있었다. 이재명 때만 친명이 있는 것이 아니다. 대표와의 관계를 강조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노웅래(뇌물수수 혐의) 황운하(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의원 등이 당 예비후보자 검증을 통과했다.
“공직 후보 자격 심사는 엄정하게 규정돼 있다. 그거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이의제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 공천 관련해서 도덕성, 의정활동 평가, 정체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공정하게 평가하면 된다고 본다. 가장 친명이라고 했던 현근택 강위원 등은 여러 문제로 결국 불출마했다. 사실 친명이라 더 엄격했던 것이다. 이 대표와 당 통합을 위해서 포기한 것이다.”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사태’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2016년 분당은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의원 수십 명이 나갔다. 명분도 있었고, 조직적 기반이 있어서 분당했다. 지금 그런 사태가 벌어질 거라고 생각 안 한다. 지금은 분당이 아니라 탈당이다. 비명계에게 공천 불이익 줘서 파열음 커지고, 분열된다는 것은 기우라고 생각한다. 경선 끝나고서 불만 갖고 있는 분이 있는 건, 늘 있는 일이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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