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R114 “1000세대 이상 대단지 분양이 60%…재건축·재개발 많은 특성도 주목”
부동산빅데이터전문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0년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분양 예정인 대단지 가운데 정비사업으로 진행되는 아파트의 비중이 높아 조합 내분 등으로 인한 분양 일정 지연 변수도 예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 물량 총 29만 2807가구 가운데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60%인 17만 5640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R114가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0년 이래 최고치다.
2023년에는 전체 분양 물량 총 21만 1306가구 중 1000세대 이상 대단지가 10만 1718가구로 48.1%를 차지했다. 올해는 이에 비해 11.9%p 높다.
대단지 분양 물량 비중은 수도권이 62.3%(16만 5377가구 중 10만 3014가구), 지방이 57.0%(12만 7430가구 중 7만 2626가구)로, 수도권이 지방 보다 그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재건축 · 재개발 대단지 분양이 각각 3만 가구 이상 계획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올해 수도권에서 분양 예정인 대단지 아파트 중 재건축·재개발로 이뤄지는 물량 비중은 70%(10만 3014가구 중 7만 1763가구)로, 지방 59%(7만 2626가구 중 4만 3117가구)에 비해 높다.
한편 대단지 분양 물량 중 약 40%는 위험 요인 분산의 이점이 있는 ‘컨소시엄 사업’으로 추진된다.
올해 분양 예정 대단지 아파트 17만 5640가구 중 39.4%(6만 9213가구)가 다수의 시공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사업으로 추진된다.
1000가구 이상 분양 물량 중 컨소시엄으로 짓는 아파트 비중은 지난 2021년 31.8%(14만 6255가구 중 4만 6492가구)에서 2023년 39.7%(10만 1718가구 중 4만 423가구)로 높아졌다.
부동산R114는 시공사들이 연합해 수주할 경우 입찰비와 공사비 등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안정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건설업 상황이 공사비 인상, 미분양 위험,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침체를 겪고 있어 이른바 ‘리스크’ 분산이 가능한 컨소시엄 사업지 분양이 이어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중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3307가구)’, 경기 광명시 광명동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2878가구)’, 광주 북구 운암동 ‘운암자이포레나퍼스티체(3214가구) 등 대형 단지들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올해 분양 예정 대단지 가운데 65%가 정비사업 아파트인 만큼 조합 내분 등 변수로 일정이 지연될 여지는 있다.
정비사업은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물량만 일반분양이 되기 때문에 예상보다 일반 대상 신축 공급량이 적을 수도 있다.
청약 경쟁률은 원도심 내에서 신축으로 ’갈아타기‘를 노리는 수요 효과에 일부 정비사업 대단지 위주로 높은 경쟁률이 예상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대단지는 주거 편의성이 우수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컨소시엄 사업이 많아 단독으로 진행되는 중소단지에 비해 시공사 공급 부담이 덜할 수 있다”면서 “다만 한꺼번에 대규모 물량이 풀리기 때문에 지역별로 미분양 리스크가 불거지거나 다수의 이해 관계가 얽히면서 분양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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