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25명 “생일파티” 주장…경찰관 1명 사망, 1명 도주, 6명 기소, 17명은 수사 진행중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다. 2023년 8월 26일 오후 10시쯤 서울 용산구 소재의 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14층 아파트에 25명의 남성들이 모였다. 아파트가 122㎡(약 37평) 형임을 감안하면 꽤 북적거렸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아파트 거주자 정 아무개 씨(46)가 24명을 초대한 자리였는데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이들이 왜 모였느냐다. 정 씨와 참석자들은 생일파티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찰은 마약파티로 보고 있다. 부엌 테이블에 엑스터시와 케타민, 대마 등 각종 마약류가 준비돼 있었기 때문이다. 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 아무개 씨(32)가 모임 2주일 전부터 이날 사용할 마약류를 구입한 사실도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25명의 참석자는 30대 초반부터 40대 중반까지 다양한 남성들로 직업이나 거주지 등에서 공통점을 찾기는 힘들었다. 해당 아파트 거주자 정 씨는 요식업자이고 이 씨는 대기업 직원으로 알려졌다. 헬스 트레이너, 수의사, 대학원생, 그리고 현직 경찰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그 모임을 운동 동호회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26일 오후 10시 즈음 시작된 파티는 27일 새벽 5시 무렵에 끝이 났다. 예정된 끝은 아니었다. 모임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인 현직 경찰 A 경장이 창문에서 떨어져 사망한 것. 경찰 출동 당시 해당 아파트 세대에는 8명만 있었다. 25명 가운데 1명이 돌연 사망하자 8명만 남고 모두 현장을 떠난 것. 이들은 A 경장이 추락하자 경찰이 출동할 것에 대비해 미리 자리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를 통해 이틀 뒤에 8명의 참가자가 추가로 확인된 것을 시작으로 5명, 1명, 3명이 추가로 드러났다. 그렇게 마약 집단투약 사건 연루 인원이 최초 8명에서 25명이 됐다.
모임 참가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추가 참가자에 대한 진술을 거부한 데다 아파트 CCTV도 고장 나 경찰이 참가자를 모두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그 사이 외국 국적의 또 다른 모임 참가자는 해외로 출국해버렸다. 25명의 참가자 중 A 경장은 사망했고 외국 국적자는 해외로 도피했다. 현재 수사 대상은 23명인데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은 6명뿐이다. 나머지 17명은 수사 중이다. 마약 정밀 검사에서 6명만 양성이 나왔고 17명은 음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망한 A 경장 역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검 결과 A 경장에게서 무려 4가지 마약류가 검출됐다. 이 가운데에는 ‘플루오르-2-오소(Oxo) 피시이(PCE)’와 ‘4-메틸메스케치논’ 등 신종마약도 포함돼 있다.
이날 모임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명의 1심 선고공판은 2월 7일로 예정돼 있다. 아파트 세대 거주자이던 정 씨는 징역 7년을 구형 받았고 모임을 주도한 이 씨는 징역 8년을 구형받았다. 다른 4명의 참가자들은 징역 3년과 징역 4년, 징역 5년, 징역 6년을 각각 구형 받았다. 이들은 모두 재판 과정에서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
17명에 대한 경찰 수사가 아직 이어지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A 경장의 추락사는 마약에 취한 채 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돼 모임 참가자들에서 범죄 혐의점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마약 투약 혐의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도 없는 상황이다.
그날 밤 모임에 25명이 참석했고 최소 7명이 마약을 투약했다. 해외로 도피한 외국 국적자도 마약을 투약했다면 8명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나머지 17명은 마약을 투약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그날 밤 모임을 마약파티라고 확정하기 어렵다. 참가자의 일부인 30%가량만 마약을 투약했기 때문이다. 마약이 아닌 다른 이유로 모였는데, 참가자 일부가 마약을 한 것일 수도 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정말 생일파티 때문이었을까. 그렇다면 왜 경찰 조사 당시 다른 참가자에 대한 진술을 거부한 것일까. 여전히 이 사건은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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