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다가구 임대차 ‘월세 비중’ 증가…아파트는 낮아져 ‘온도차’
특히 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 등 이른바 ‘비(非)아파트’ 부문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올해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해 5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아파트)의 월세 거래 비중 조사 결과’를 보면 비아파트는 지난 2022년 대비 2023년 들어 비중이 늘어난 반면 아파트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단독다가구는 월세 거래 비중이 66.2%에서 69.8%로 3.6%P 늘었고, 연립다세대는 39.4%에서 47.4%로 8.0%P 증가했다.
아파트의 월세 거래 비중은 44.1%에서 42.5%로 1.6%P 낮아지며 오히려 전세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역전세, 깡통전세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한 아파트에서 전세수요가 이어진 가운데, 비아파트에서는 보증금 미반환 우려로 월세 선호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아파트의 월세 거래 비중은 계약 ‘갱신’ 때보다 ‘신규 계약’ 때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수도권 비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67.2%로, 갱신 월세계약 36.8%에 비해 30.4%P 높다.
이는 같은 기간 아파트의 신규 계약(40.0%)과 갱신 계약(36.4%)의 월세 거래 비중 간 격차가 비교적 좁은 점과 대조된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가 커진 데다,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액 상한이 공시가격의 150%에서 126%로 강화되면서 보증금을 못 올리는 대신 월세를 추가로 받으려는 임대 공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아파트 전세 임차인들의 월세 갱신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4분기 수도권 비아파트 전세에서 월세로 갱신한 계약은 8.8%로, 전년 동기 7.7%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 갱신한 비중은 2022년 4분기 6.4%에서 2023년 4분기 4.3%로 2.1%P 줄었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비아파트는 아파트 대비 전세가율이 높은 편인데, 집값이 하락하고 깡통전세 위험에 취약해면서 월세 전환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매달 나가는 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서민층의 주거비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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