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에 납부한 함평 이전 계약금 116억 원 주목…LH “협약 해지되진 않았다”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그간 함평 빛그린국가산업단지로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었다. 빛그린국가산업단지는 서남권 산업의 경쟁력 강화 도모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대규모 산업단지다. 유치 업종은 △자동차 △첨단부품소재 △디지털정보가전 등이다. 금호타이어는 2021년 12월 빛그린국가산업단지를 개발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호타이어 공장 이전 부지는 빛그린국가산업지 내 2단계 구역이다.
LH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LH와 업무협약 체결 후 공장 이전 토지 매매대금 1160억 원에서 10% 수준인 116억 원을 계약보증금을 납부했다. LH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에서 협약에 따라 토지 매매대금 1160억 원 가운데 10분의 1을 (계약)보증금으로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지난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에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한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공장 이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초 금호타이어의 공장 부지 개발에 나섰던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이 특수법인을 해산하면서 공장 이전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였지만,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해 중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을 위해 행정절차를 준비하겠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공장 이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광주공장 이전은 힘들 것이란 내부 목소리가 높다. ‘일요신문i’ 취재 결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이 현재 설비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타이어의 한 직원은 “설비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고 현재 (광주공장 내) 1공장 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현 상황에서 광주공장 이전은 어려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광주공장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1공장만 해당되지 않고 광주공장 전반적으로 설비투자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광주공장 이전은 금호타이어가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넘어가기 전부터 숙원사업으로 삼았던 것”이라며 “설비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면 광주공장 이전은 불발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가 빛그린국가산업단지로 공장을 이전하지 못하면 LH와 맺은 협약이 해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금호타이어와 LH 간 협약이 해지되면, 금호타이어에서 납부한 토지 계약보증금 116억 원은 LH로 귀속된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현재 금호타이어와 협약이 해지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설비투자를 하면서 공장 이전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의 설비투자를 두고 성장세의 영향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4조 414억 원으로 전년(3조 5591억 원) 대비 13.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10억 원으로 전년(2313억 원) 대비 1676.5% 올랐다. 금호타이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718억 원으로 전년 마이너스(-) 774억 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지 않았나”라며 “아마 공장 이전이 이도저도 안 되는 상황에서 성장을 이어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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