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 “지하수라 깨끗” 전문가 “최소한 끓였어야”…당국 “관광지 수질 모니터링 강화”
그런데 최근 우타이산은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상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위생 문제’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부적절한 식수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당국은 주요 관광지에 대한 위생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2월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충격적인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얼마 전 우타이산을 다녀왔을 때 찍은 것이라고 했다. 사진엔 우타이산 관리소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식당의 정수기에 생수통을 갈아 끼우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물 색깔이 조금 이상했다. 노란빛을 띠고 있었다. 이 누리꾼은 ‘컵라면을 먹기 위해 물을 부을 때도 조금 꺼림칙했었다. 수질이 별로였기 때문’이라면서 ‘그 남성이 생수통을 여자 화장실에서 들고 나왔다’고 했다. 화장실 물을 받아 관광객들이 식수로 마시는 정수기 통에 넣었다는 주장이었다.
이 누리꾼이 올린 사진과 글은 엄청난 후폭풍을 낳았다.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검색어 상위권을 독식했다.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부분 우타이산의 위생 관리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우타이산을 가지 말자는 집단행동 움직임도 포착됐다.
일부는 ‘지형이 높아 생수를 배달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화장실에서 받은 물이긴 하지만 어차피 지하수라 먹어도 괜찮다’며 반박했다. ‘설마 화장실 물을 식수로 썼겠느냐’며 누리꾼이 올린 사진의 진위를 의심하는 이들도 있었다. 조작 논란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비판이 쏟아지자 우타이산 측은 2월 14일 휴업을 한다고 밝힌 뒤, 위생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2월 14일 하루 동안 우타이산은 관광객을 받지 않았다. 많은 누리꾼들은 사진에 올라온 내용이 맞는 것이냐며 관리소 측을 공격했다.
그러자 관리소는 휴게실의 식수가 화장실 수도관을 통해 받은 물이라는 부분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우타이산 측은 “이곳은 지하수를 쓰기 때문에 마셔도 되는 물”이라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식수 안전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하수라고 하더라도 왜 화장실에서 물을 받아와 식수로 썼는지에 대한 해명이 빠져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한 식수 전문가는 “지하수라고 하더라도 마셔도 되는 건 아니다. 끓여서 먹어야 안전하다”면서 “지형이 높아 생수를 배달하기 어려워 화장실 물을 써야 했다면, 바로 정수기에 넣지 말고 최소한 끓였어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국에 따르면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지하수는 1000m 깊이의 심층 지하수다. 하지만 심층 지하수를 바로 식수로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하수 품질 표준’에 따르면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기 위해선 소독, 살균, 여과 등 처리 공정을 거쳐야 한다. ‘지하수라 먹어도 된다’는 우타이산 측의 해명에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엔 우타이산뿐 아니라 다른 관광지들의 위생을 고발하는 내용도 올라오고 있다. 특히 우타이산처럼 식수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물을 마시고 배탈이 났다는 후기들도 많았다. 화장실 물을 식수로 쓰는 일이 비단 우타이산에만 벌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라면서 지형이 높은 관광지의 식수를 전수조사하자는 목소리도 높다.
한 여행업체 대표는 “관광이라는 것은 관광객의 기본 욕구와 안전이 충족됐을 때 만족도가 높다. 경치가 아무리 뛰어나다한들, 마시는 물이 더럽다고 하면 누가 가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관광객들에게 보다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국 관계자도 “우타이산의 이번 사건은 관광지가 지속적으로 위생을 관리를 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지 못하면 관광지는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관광지가 위생과 서비스에 대한 표준을 지키고 있는지 점검할 것이다. 동시에 관광지의 수질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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