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페의 어원인 프랑스어 ‘Crêpe(크레프)’는 ‘둥글게 말다’라는 뜻의 라틴어인 크리스파(crispa)에서 유래했다. 한국에선 알파벳을 그대로 읽어 통상 크레페라고 부른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아예 영어로 보고 ‘크레이프’로 규정하고 있다.
#맛만큼 다양한 크레페
크레페는 크게 밀가루를 살짝 달게 만든 ‘크레페 쉬크레’와 메밀가루를 베이스로 달게 하지 않고 고소한 맛을 지니는 ‘크레페 살레’로 나뉜다. 크레프 살레는 노르망디지역의 ‘갈레트’가 유명하다.
보통 크레페 살레는 식사용으로, 크레페 수크레는 디저트용으로 먹는다. 프랑스에서는 크레페 레스토랑을 가서 사람들이 주문하는 걸 보면 처음에 크레페 살레를 하나 시켜서 먹고, 다음에 크레페 수크레를 주문해 디저트용으로 먹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종류로는 ‘크레페 쉬제트’가 있다. 캐러멜화한 설탕과 버터, 탠저린, 오렌지 주스, 레몬 껍질 등이 들어가며 다른 크레페보다 단맛이 강하다. 크레페에서 파생한 요리로 ‘밀 크레이프’도 있다. 흔히 크레이프 케이크라고 부르며, 여러 장의 크레이프 사이에 생크림이나 커스터드 크림, 과일 등을 넣으며 겹겹이 쌓아 만든다.
튀르키예에서는 크레페를 ‘그렙(Grep)’이라고 부르며 과자로 취급한다. 보통 안에 크림, 캐러멜소스를 넣으며 또는 과일 등을 곁들이기도 한다. 튀르키예의 과자이기 때문에 매우 달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식이지만 괴즐레메나 케밥 같은 길거리 음식들보다 더 비싸다.
#국내 크레페 역사
나무위키 등에 따르면 1990년대 초반 롯데는 ‘크레페’라는 이름으로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이는 일본 롯데가 80년대에 일본에서 먼저 출시했던 것을 한국에서도 내놓은 것으로, 이후 이와 같은 종류의 음식이 크레페로 이름이 정착된 배경이 됐다.
단점은 크레이프 한 장을 접어서 만든 거다 보니 녹기 시작하면 모습이 이상하게 됐다는 것과 얇기 때문에 손 온도가 직접 닿다보니 다른 아이스크림에 비해서 매우 빠르게 녹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나름 인기가 있던 제품이지만 2000년이 되기 전에 단종됐다.
비슷한 시기 해태제과에서도 ‘끄레뻬’라는 이름으로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는데 롯데의 크레페와 내용물은 비슷했다. 해태 끄레뻬는 1988년 일본 모리나가에서 출시한 ‘크레프 가게’를 그대로 베낀 제품이었으며, 심지어 출시 초반에는 포장지까지 똑같았다.
1990년대에 크레페 전문점이 일부 생겼는데 인지도가 부족했는지 큰 빛을 못 보고 사라졌다. 2015년부터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할아버지 크레페’라는 노점이 유명해졌다. 이름 그대로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크레페 노점인데, 할아버지가 인터넷으로 독학해 혼자 운영하는 노점임에도 가성비와 위생적인 환경 등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는 동대문의 명물이 됐다. 이외에도 덕수궁돌담길 데이트 코스에는 ‘돌담콩’이라는 전문점이 있다.
#“생과일 듬뿍 올린 크레페 즐겨보세요”
그런 가운데 ‘놈놈크레페’가 최근 런칭했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오는 3월 21일까지 지하 1층에서 ‘놈놈크레페’ 팝업매장을 연다. 놈놈크레페는 맛있는 음식을 소리 내서 먹는다는 뜻의 의성어 ‘냠냠’을 영어식으로 표현한 브랜드다.
놈놈크레페는 냉동이 아닌 생과일을 사용하고 주문 즉시 고객이 보는 앞에서 조리해 신선도와 신뢰도를 높였다. 대표 메뉴는 딸기크레페와 딸기블루베리크레페, 티라미수크레페 등이다. 크레페만으로 식사를 대신할 수 있도록 브런치용 메뉴인 햄치즈크레페와 칠리새우크레페도 준비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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