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는 “오늘 참으로 절박한 마음으로 의료 개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의료인의 집단행동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삼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주요 병원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집단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예고한 상태다.
한 총리는 “지금 우리 의료 체계는 위기에 놓여있다”며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의료 수요와 기대 수준은 높아지는데 낡고 불합리한 의료체계는 그대로 둔 채 의사 개개인의 헌신과 희생에 의존해 온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지금 의료 개혁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순간”이라며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 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해다.
이에 따라 “의대 정원 확대는 더 늦출 수 없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총리는 “절대적인 의사 수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의료 개혁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한국의 의대 정원은 1998년 증원 이후 27년간 한 명도 늘지 않았다. 오히려 의약 분업 이후 정원을 감축해 2006년부터 지난 19년간 감소된 상태로 유지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2035년에는 의사가 1만 5000명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10년 안쪽에 닥쳐올 현실”이라며 “전문의를 배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의대 정원 확대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의학교육의 질 하락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총리는 “2000명이라는 증원 규모는 정부가 독단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과 대학들이 함께 신중하게 논의하고 검증을 마친 결과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의과대학들이 현재의 교육여건과 기준을 준수하면서 더 많은 학생을 교육시킬 여력을 갖추고 있다”며 “대학이 과목별 교수를 늘리고 필수 의료와 실습 교육을 내실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력을 기울여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