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위원회, 청년페이 홍보에 정치·연예인 활용 의혹…당사자들 “위원회 활동만 참여, 청년페이 뭔지도 몰라”
한국청년위원회는 2022년 초 청년페이 사업을 시작했다. 청년페이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핀테크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용자는 청년페이 앱에 등록된 개인지갑에 자금을 충전할 수 있고, 충전 후 가맹 서비스 지역에서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청년위원회는 청년페이를 통한 결제 시 할인 및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청년위원회는 또 청년페이에서 사용될 암호화폐(가상화폐) TYP(The Youth Pay)를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시켰다. 그러나 TYP는 상장 후 가치가 추락하더니 이내 상장폐지됐다. TYP가 상장폐지된 후 청년페이 사업도 중단됐다. 한국청년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청년위원회는 전·현직 국회의원들을 대거 명예고문으로 추대했다. 한국청년위원회는 이들을 청년페이 홍보에 활용했다. 그러나 한국청년위원회 명예고문으로 등록된 전·현직 국회의원들은 청년페이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한 명예고문은 경우에 따라 한국청년위원회를 고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명예고문 A 씨는 일요신문에 “한국청년위원회가 찾아와 청년을 돕고 정책 제안도 해달라고 해서 명예고문직을 수락했다”면서도 “행사 한 번 참석한 것 외에는 한국청년위원회와 활동한 것이 없고, 암호화폐를 발행하거나 우리를 홍보에 이용했는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B 명예고문 측 관계자도 “한국청년위원회가 2021년 출범식을 열 당시 청년 정책을 지원하는 마음으로 명예고문을 맡은 것으로 안다”며 “한국청년위원회의 이후 활동에 대해서는 참여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청년페이 홍보대사로 알려진 연예인들도 선긋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청년위원회는 2022년 걸그룹 레인보우 출신 가수 겸 배우 조현영을 청년페이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조현영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청년페이의 홍보대사를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제안 받은 홍보대사직은 한국청년위원회 홍보대사였다”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한 강연 참여, 지방 지사 축사 영상 멘트 등에 참여했을 뿐 그 이상의 특별한 활동은 하지 않았으며 청년페이와 관련된 활동 역시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소속 최시원 씨도 청년페이 홍보대사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씨 역시 SNS를 통해 “청년페이 논란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관련 홍보대사에 위촉된 사실도 없다”며 “한국청년위원회 주관 시상식에서 표창을 수여한 적은 있으나 이는 청년들에게 귀감이 되어 달라는 수상 취지에 따른 것일 뿐 현 논란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한국청년위원회는 한때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한국청년위원회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6명의 시·구의원 당선자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한국청년위원회가 배출했다고 주장한 시·구의원들은 대부분 한국청년위원회에서 활동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청년위원회 출신으로 소개된 한 의원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3년 전에 연락이 와서 가입을 권유하길래 청년 정치를 하는 입장에서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가입했다”면서도 “공식적인 모임이나 행사 등은 알지도 못하는 사실상 유령회원이었으며 청년페이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역시 한국청년위원회 출신으로 소개된 다른 의원 역시 “이름만 올려달라고 해서 가입했다”며 “한국청년위원회 발대식이나 어떤 행사에 참가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한국청년위원회는 현재 공식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도 폐쇄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일요신문은 지난 2월 15일 서울시 강남구 한국청년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해당 사무실은 비어 있는 상태였다.
이와 관련, 한국청년위원회 위원장 C 씨는 “말도 안 되는 사실들이 오가고 있어 잠깐 (홈페이지와 SNS를) 내려놓은 상황이고, 사무실은 계약 기간이 끝나서 총선 이후 사무실을 다시 구할 것”이라며 “(청년페이와 관련해서는) 조만간 입장문을 정리해서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
새 컨트롤타워 재건 수준? 삼성전자 임원인사에 재계 시선집중
온라인 기사 ( 2024.11.21 13:38 )
-
‘지금배송’에 ‘넷플릭스 이용권’까지…네이버 ‘큰 거’ 띄우자 유통업계 긴장
온라인 기사 ( 2024.11.15 18:56 )
-
[단독] SK그룹 리밸런싱 본격화? SKC 손자회사 ISCM 매각 추진
온라인 기사 ( 2024.11.19 1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