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일일드라마 하락세에 메인뉴스 시청률도 뚝…TV조선, 뉴스 후 트롯 프로 편성해 바짝 추격
#KBS1 일일드라마 하락세가 불러온 위기
‘KBS 뉴스9’이 오랜 기간 높은 시청률을 유지해온 이유는 물론 프로그램 자체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방송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편성에 의한 영향도 분명히 존재한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시청자의 선택은 늘 옳다는 측면에서 ‘KBS 뉴스9’의 높은 시청률은 잘 만든 뉴스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KBS1 일일드라마가 끝나면 바로 ‘KBS 뉴스9’이 방송돼, 편성의 영향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현실적인 분석”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채널을 고정해두고 KBS1 일일드라마부터 ‘KBS 뉴스9’까지 계속 시청하는 가정들이 많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요즘 ‘KBS 뉴스9’의 시청률 하락의 결정적 원인은 KBS1 일일드라마의 하락세다. 2019년에 방송된 KBS1 일일드라마는 ‘여름아 부탁해’와 ‘꽃길만 걸어요’였다. ‘여름아 부탁해’는 꾸준히 23~24%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25.2%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꽃길만 걸어요’(자체 최고 시청률 23.9%) 역시 22~23%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2010년에 방송된 ‘바람 불어 좋은 날’이 29.3%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연이어 ‘웃어라 동해야’는 무려 43.9%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10년 사이 시청률이 조금씩 하락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2019년만 해도 KBS1 일일드라마가 20%대 이하로 시청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한 방송관계자는 거의 없었을 만큼 고정 시청자 층이 견고했다.
2020년에 방송된 ‘기막힌 유산’(자체 최고 시청률 24.0%)과 ‘누가 뭐래도’(자체 최고 시청률 22.5%)까지도 이런 흐름이 이어졌다. 그렇지만 2021년 방송된 ‘속아도 꿈결’이 16~17%대 시청률을 기록하다 자체 최고 시청률 17.8%로 종영했다. 후속 ‘국가대표 와이프’ 역시 자체 최고 시청률이 19.5%로 20%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22년 방송된 ‘으라차차 내 인생’ 역시 18~19%대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도 20.2%까지 올라갔지만 후속 ‘내 눈에 콩깍지’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19.6%로 다시 20% 아래로 내려왔다.
그런데 2023년 방송된 ‘금이야 옥이야’는 꾸준히 14%대 시청률을 유지하다 15.2%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현재 방송 중인 ‘우당탕탕 패밀리’는 11~12%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데 심지어 한 자릿수로 시청률이 떨어지기도 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도 13.1%에 불과하다.
#TV조선의 추격세 거세
이런 흐름은 고스란히 ‘KBS 뉴스9’의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최근 ‘KBS 뉴스9’의 시청률은 꾸준히 6~7%대를 기록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는 4~5%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며 ‘SBS 8뉴스’도 ‘MBC 뉴스데스크’보다는 살짝 낮지만 4~5%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여전히 ‘KBS 뉴스9’이 가장 앞서 있지만 시청률 차이가 1~2%포인트(p)가량으로 그리 크지 않다.
더욱 신경 쓰이는 경쟁 상대는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TV조선 뉴스9’다. 저녁 9시에 편성돼 KBS와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는 ‘TV조선 뉴스9’도 꾸준히 4~5%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TV조선은 KBS와 반대로 ‘TV조선 뉴스9’가 끝난 뒤 연이어 방송되는 프로그램이 강세를 띠면서 ‘TV조선 뉴스9’ 시청률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 ‘화요일은 밤이 좋아’ ‘미스트롯3’ ‘미스터 로또’ 등 트롯 예능 프로그램이 ‘TV조선 뉴스9’ 뒤를 굳건히 받치며 시청률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미 지상파 MBC, SBS의 메인 뉴스와 엇비슷한 시청률을 기록 중인 TV조선 메인 뉴스는 KBS 메인 뉴스까지 위협하고 있다. 그만큼 TV조선의 영향력도 확대돼 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속극 위기 본격화
KBS1 일일드라마의 하락세는 2021년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해 매년 시청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볼 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OTT 서비스가 급성장한 영향이 결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OTT 서비스로 인해 시청자들이 굳이 ‘본방 사수’를 하지 않게 되면서, KBS1 일일드라마뿐 아니라 전반적인 방송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하락하는 추세이기는 하다.
게다가 OTT 업체들이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해 오리지널 시리즈를 연이어 선보이면서 드라마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 가는 현실을 KBS1 일일드라마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제한된 제작비로 인해 여전히 세트 촬영 분량이 많은 일일드라마는 과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KBS1 일일드라마뿐 아니라 KBS2 일일드라마와 MBC 일일드라마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KBS2 ‘피도 눈물도 없이’는 7%대 시청률, MBC ‘세 번째 결혼’은 6%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일일드라마의 또 다른 축이던 아침 드라마는 모두 폐지됐다. 지금은 아침 드라마 시간대에 전날 저녁에 방송된 일일드라마 재방송이 편성돼 있다.
그나마 KBS2 주말드라마가 연속극 시장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역시 위기다. 2020년에 방송된 ‘한 번 다녀왔습니다’(자체 최고 시청률 37.0%), ‘오! 삼광빌라!’(자체 최고 시청률 33.7%), 2021년에 방송된 ‘오케이 광자매’(자체 최고 시청률 32.6%), ‘신사와 아가씨’(자체 최고 시청률 38.2%)까지는 30%의 벽을 유지해 왔지만 2022년 ‘현재는 아름다워’(자체 최고 시청률 29.4%) 이후 ‘삼남매가 용감하게’(자체 최고 시청률 28.0), ‘진짜가 나타났다!’(자체 최고 시청률 23.9%)를 거치며 시청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19~21%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데 자체 최고 시청률은 22.1%에 불과하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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