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우선 이 대회에 출주신청을 한 경주마들을 살펴보자. 부산경남 경마장(부경)에선 ‘경부대로’를 필두로 7두가, 서울경마장(서울)에선 코리안더비 우승마 ‘지금이순간’ 등 6두가 1차 출마등록을 해 모두 13두가 출전의지를 밝히고 있다(도표 참조).
그러나 부경의 경부대로와 노벨폭풍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부대로는 더비에서 지금이순간과 노벨폭풍에 근소한 차이로 밀려 3착을 차지했지만 현재는 당시보다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비 이후 1군 무대에서 장거리경주에만 세 차례 출전해 2착 1회, 3착 2회를 차지했다. 오너스컵 대상경주였던 직전경주에선 부경 최강마 당대불패에 2.5마신 차이로 위협하면서 준우승을 했다. 더비 이후 철저하게 장거리 경주에서 뛰어왔고, 그것도 강자들과 겨루면서 대비를 해왔다는 점에서 서울의 지금이순간과 좋은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노벨폭풍 또한 더비 2착 이후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7월 경주에선 2군에서 우승, 8월 경주에선 혼합1군 경주에서 3착을 차지했다. 주행습성이 추입마이긴 하지만 2000미터에선 기존의 경주력에 비해 다소 처지는 듯한 느낌을 준 게 아쉬운 부분이다.
이번 ‘장관배’에서 또 하나의 관심사는 이미 거론한 기존의 3강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신세력의 등장이다. 그동안 서울과 부경 교차경주에 명함을 내밀지 못했던 마필들이 이번 장관배에 대거 출주하고 있고 이들의 전력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우선 부경에선 알파명장이 강력한 도전마로 꼽히고 있다. 알파명장은 지난 7월 1군에 올라온 이후에도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두 번의 1군 경주에서 준우승과 우승을 기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쉬운 점은 그동안 출전했단 최장거리가 1600미터일 만큼 단거리경주에만 집중해왔기 때문에 2000미터는 물론이고 중거리 경주마저 출전경험이 없다는 부분이다. 서울경마장은 부경과 달리 오르막내리막 구간의 경사도가 높기 때문에 거리 경험 부재가 최악의 상황도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중요한 변수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알파명장은 우승도 가능한 마필이긴 하지만 졸전을 펼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 아니면 도’에 해당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부경 복병마로는 파인파인과 힘찬질주가 꼽히고 있다. 파인파인은 비교적 약한 상대들과 겨뤄왔기 때문에 이번 경주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다크호스로 꼽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앞선에서 쉽게 경주를 풀어갈 수 있는 순발력이 있고, 무거운 부담중량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욕심없이 곱게 따라가다 어부지리를 얻는 마필이 간간이 나오는 게 대상경주의 속성이고 보면 파인파인의 선전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힘찬질주는 오너스컵 대상경주에서 당대불패, 경부대로, 파워풀코리아에 이어 4착을 차지했다. 당시 경주가 2000미터 첫 출전이었지만 처음부터 선두권에 가세해 경부대로에 1.4마신 차이까지 버텨내는 급성장세를 보인 마필이다. 두 번째 출전하는 이번 경주에선 더 나은 걸음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서울의 신세력은 뭐니뭐니해도 통제사다. 통제사는 현재 5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사실 통제사는 그동안 약한 편성에서 수월한 전개로 우승을 차지해 연승행진만큼 카리스마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일간스포츠배 대상경주였던 직전 경주에서 전 구간을 빠르게 소화하고도 막판까지 좋은 탄력을 유지하면서 우승을 차지해 명실상부한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통제사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순발력과 끈기다. 어떤 편성에서도 선두권에 가세할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러면서도 선행을 나서지 않고 따라가도 능력발휘가 가능하다. 여기에 또 하나의 장점은 기수의 제어에 잘 따른다는 것이다. 이는 작전전개를 용이하게 하고 변수가 많은 대상경주에서는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2000미터 경주에 처음 출전하지만 초반부터 자리를 잘 잡고 힘 안배를 한다면 거리 경험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장관배 출주마들의 선두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선행은 게이트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통제사는 게이트와 상관없이 선두권에는 가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장관배는 지금이순간의 근소한 우세에 경부대로와 노벨폭풍이 설욕을 벼르는 가운데, 신예강자인 알파명장과 통제사가 강력하게 도전하는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전개 유리한 파인파인과 최근 걸음에 변화를 보이고 있는 힘찬질주가 어부지리를 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