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지주사 출범 추진 통해 조현준·현상 계열분리 전망…효성 “조석래 명예회장도 동의”
효성그룹의 지주사 효성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인적분할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기존 지주사 효성에 분할신설지주사가 출범하면 효성그룹은 두 개의 지주사 체제로 변화한다.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TNS, 효성중공업, 효성ITX, FMK 등에 대한 지배력을 갖춘다. 분할신설지주는 효성첨단소재,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HIS, 홀딩스USA, 비나물류법인 등을 지배한다. 효성 주주들은 인적분할에 따라 분할신설지주사의 지분을 효성에서 확보한 지분율만큼 받는다(자사주 신주 배정 기준).
재계에서는 효성의 두 지주사 출범 추진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형제의 계열분리 수순으로 보고 있다. 두 개 지주사 체제 출범 이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각자 가지고 있는 효성과 신설분할지주 지분을 맞교환(지분스왑)해 계열분리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9월 30일 기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효성 지분율은 각각 21.94%, 21.42%다. 출범 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갖게 되는 효성 지분율과 인적분할로 출범하는 신선분할지주 회사의 지분율(자사주 신주 배정 기준)도 같다.
계열분리가 마무리되면 조석래 명예회장의 역할이 사실상 끝난다. 현재 조석래 명예회장의 효성 지분은 10.14%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지분율 격차가 1%포인트 미만이라 조석래 명예회장의 선택에 따라 효성그룹 수장 자리를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지분이었다. 캐스팅보터로서 존재감이 상당했던 것.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두 지주사 출범 후 지분스왑까지 마무리하면 조석래 명예회장은 효성과 분할신설지주 등 각 회사의 2대주주에 오르지만 각각 효성과 분할신설지주 최대주주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 지난해까지 조석래 명예회장은 효성의 지분율을 끌어올리면서 존재감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효성 지분율이 9.43%였지만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10%대로 올라섰다.
조석래 명예회장이 두 지주사 체제에 동의했는지 여부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조석래 명예회장은 두 지주사 출범 추진을 위한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각각 의장과 이사로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두 개 지주사 설립은 조석래 명예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은 오는 4월 30일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일을 결정한다. 주주들에게는 5월 30일 주주총회일이 통보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주주총회일을 6월 14일로 계획하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가결되면 7월 1일 인적분할이 마무리돼 두 개 지주사 체제를 시작한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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