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공직선거 후보 전과 기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000년 처음 공개됐다. 금고 이상 형에 한해서였다. 이후 공개되는 전과 범위는 점차 넓어졌다. 2010년부터 정치자금법, 알선수재 등 일부 범죄는 벌금 100만 원 이상 전과 기록이 공개됐다. 2014년부터 모든 범죄에 대해 벌금 100만 원 이상 전과 기록이 공개됐다.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남부 지역 예비후보 중 전과 보유자는 97명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은 2월 말까지 등록을 마친 예비후보다. 2월 29일 오전까지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컷오프(공천배제)가 공식화 됐거나 지역구 경선에서 탈락 및 사퇴한 예비후보는 제외했다.
하지만 공직선거 후보 도덕성을 검증하기엔 공개 범위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벌금 100만 원 미만 전과 기록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공개되는 전과도 죄명, 형량, 처분일자만 간략히 공개되기 때문이다. 일요신문은 수도권 유권자 알 권리를 위해 100만 원 미만 벌금형을 포함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전과 기록을 조사해 연속 보도한다. 특히 법원 판결을 받은 전과는 판결문을 입수해 상세한 전과 내용을 공개한다.
소속 정당별 전과 보유자는 민주당 39명, 국민의힘 33명, 진보당 14명, 개혁신당 5명, 자유통일당 2명, 새로운미래 1명, 무소속 3명이다.
민주당이 2월 29일 오전까지 발표한 경기남부 공천 심사 통과자 중 경선 탈락자 및 사퇴자를 제외한 인원은 35명이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48.5%) 17명(이광재·소병훈·김영진·김태년·이소영·박상혁·민병덕·문정복·이수진·김병욱·엄태준·이우일·권인숙·정춘숙·안태준·윤종군·최재관)이 전과 보유자다. 전과 건수는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5건으로 가장 많다. 소병훈·김영진·김태년 의원은 전과가 각 2건이다. 나머지 13명은 각 1건이다. 민주당은 2월 29일 오전까지 경기남부 29개 지역구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5곳 경선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힘이 2월 29일 오전까지 발표한 경기남부 공천 심사 통과자 중 경선 탈락자 및 사퇴자를 제외한 인원은 31명이다. 이 중 25.8%인 8명(심재철·홍철호·장영하·박재순·장성민·함경우·황명주·김선교)이 전과 보유자다. 전과 건수는 심재철·홍철호 전 의원이 각 3건이다. 나머지 5명은 각 1건이다. 국민의힘은 2월 29일 오전까지 경기남부 29개 지역구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3곳이 경선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공천 심사 통과자 중 전과가 많은 예비후보는 성남시분당구갑에 전략 공천된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3건, 국가보안법 위반 1건, 공직선거법 위반 1건으로 총 5건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오른팔로 불렸던 이 전 사무총장은 2002년 대선 당시 썬앤문 그룹에서 불법 정치자금 1억 500만 원을 받아 노무현 후보 캠프에 전달한 혐의로 2004년 7월 벌금 3000만 원, 추징금 5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이와 별개로 이 전 사무총장은 2002년 대선 당시 삼성그룹으로부터 6억 원어치 채권을 받은 사실이 2005년 밝혀졌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난 시점이라 사법처리를 피했다.
'박연차 게이트'에도 연루됐던 이 전 사무총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2011년 1월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 1400만 원을 선고받아 강원도지사 직을 상실했다. 10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됐다. 또 이 전 사무총장은 유동천 전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4월 벌금 500만 원과 추징금 10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이후 이 전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12월 특별사면돼 피선거권을 되찾았다.
이 전 사무총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전과도 있다. 그는 2005년 5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으로 벌금 80만 원 선고를 받았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신을 ‘20대에 4급 별정직 부군수급 보좌관’이라고 소개한 점이 문제가 됐다. 재판부는 이를 허위사실 공표라고 판단했다. 이 전 사무총장이 20대 시절 노무현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역할을 했지만 4급 보좌관에 정식 임명되지는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외에도 이 전 사무총장은 학생운동을 하다가 1988년 3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2년이 확정됐다. 같은 해 12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국민의힘 안양시동안구을 경선 대상자인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전과는 3건이다. 심 전 부의장은 노동쟁의 조정법 위반으로 1993년 1월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그는 1992년 MBC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처벌 받았다. 그는 MBC 기자 시절 방송사 최초 노동조합을 설립해 초대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심 전 부의장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시절인 1980년 9월 계엄법 위반으로 징역 5년에 형의 면제를 선고 받기도 했다. 이후 2019년 4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심 전 부의장은 선거법 위반 전과도 두 건 있다. 두 판결은 당초 한 사건에서 시작됐다. 심 전 부의장은 200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신을 홍보하는 내용의 불법인쇄물을 선거구민 500명에게 우편으로 보내고, 아내가 쓴 책을 2642명의 선거구민에게 발송하려다 선관위에 적발되는 등 두 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2001년 1심은 불법인쇄물 배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2심 역시 불법인쇄물 배포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벌금 액수는 80만 원으로 줄었다. 이후 검찰은 2심이 무죄로 판단한 책 발송 시도 혐의만 상고했다. 불법인쇄물 배포 혐의에 대한 법원 판결에는 상고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심 전 부의장 첫 번째 선거법 위반 전과(벌금 80만 원)가 확정됐다.
그런데 대법원은 책 발송 시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벌금 80만 원을 선고했다. 결과적으로 심 전 부의장은 검찰 기소로 벌금 총 160만 원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법원 선고는 두 차례에 걸쳐 각 80만 원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심 전 부의장은 의원직 박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 받으면 의원직을 잃는다.
국민의힘 김포시을에 단수 공천된 홍철호 전 의원 전과도 3건이다. 홍 전 의원은 2002년 7월 지방세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2004년 4월에는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 원형에 처해졌다. 또 홍 전 의원은 2021년 1월 공직선거법 위반이 인정돼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았다. 홍 전 의원은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선거 현수막에 5호선 연장을 확정했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
홍 전 의원은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 창업자다. 굽네치킨 운영사 지앤푸드 최대주주이자 홍 전 의원 동생인 홍경호 회장은 김포 FC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민주당 성남분당구을 단수 공천을 받은 현역 김병욱 의원은 공무집행방해, 상해 등으로 2014년 5월 벌금 3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김 의원은 2013년 2월 음식점에서 술값을 내지 않고 나가려다가 실랑이가 생기자 출동한 경찰을 폭행했다. 그는 “야이 XXX들아. 너희 내가 거꾸로 매달아 버릴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소리 지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 대표가 2010년 지방선거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할 때부터 이 대표를 도왔다. 김 의원은 이 대표의 또 다른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파기환송심을 거쳐 무죄를 선고 받기도 했다.
김 의원과 정 전 실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영남 출신 성남 시민 100명이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를 지지했다는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2010년 12월 각 벌금 200만 원, 3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항소심은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특정 단체의 후보자 지지 여부는 후보자의 경력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두 사람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경선을 거쳐 민주당 안성시 후보로 확정된 윤종군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음주운전, 위험운전치사상 등 혐의로 2011년 3월 벌금 7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윤 부원장은 음주운전을 하다가 택시와 추돌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윤 부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정무수석을 지내기도 했다.
민주당 안산시상록구을 예비후보 김철민 의원 전과는 5건이다. 공천 미발표 경기 남부 선거구 중 전과가 가장 많은 민주당 예비후보다. 김 의원은 음주운전으로 두 번 적발됐다. 2000년 3월 벌금 150만 원, 2002년 11월 벌금 3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건축사 출신 김 의원은 건축법 위반 전과도 2건이다. 1998년 8월 벌금 500만 원, 2000년 8월 벌금 700만 원에 처해졌다. 김철민 의원실은 2023년 11월 YTN에 보낸 해명자료를 통해 “건축주가 무리한 확장공사를 하는 과정이었다”며 “건축사라는 직업으로 인해서 발생된 범죄라 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범죄라 억울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2017년 5월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90만 원을 선고 받았다. 김 의원은 가족과 함께 출마 예정 선거구에 있는 동생 집으로 위장전입해 처벌 받았다.
국민의힘 안산시상록수을 예비후보 권호숙 전 미래인테리어 종합건축 대표 전과는 5개다. 공천 미발표 경기 남부 선거구 중에서 전과가 가장 많은 국민의힘 예비후보다. 권 전 대표는 건축법 위반으로 1994년 2월 벌금 200만 원에 처해졌다. 2002년 9월엔 상해 혐의가 인정돼 벌금 2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2007년 12월에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 원 선고를 받았다.
또 권 전 대표는 무면허운전에 적발돼 2009년 8월 벌금 1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2019년 3월에는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로 벌금 300만 원에 처해졌다.
민주당 부천시정 예비후보 서영석 의원 전과는 4건이다. 서 의원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986년 7월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총학생회 총무국장이었던 당시 ‘전방 입소 반대 투쟁’을 주도하다가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서 의원은 2009년 7월 업무상 횡령으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그는 부천시의회 의원이던 2004년 폐기물처리시설 주변 주민지원기금을 해외관광 비용으로 쓰이게 한 혐의로 처벌 받았다. 서 의원은 식품위생법 위반 전과도 있다. 2004년 1월 벌금 100만 원에 처했다. 또 서 의원은 음주운전에 적발돼 2015년 3월 벌금 100만 원형을 선고 받았다.
국민의힘 용인시을 예비후보 김해곤 전 경기도당 부위원장 전과는 4건이다. 김 전 부위원장은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을 위반해 벌금 200만 원에 처해졌다. 그리고 사문서 변조 혐의가 인정돼 1988년 9월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선고를 받았다.
김 전 부위원장은 업무상 배임으로 2005년 12월 벌금 2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해 2002년 4월 벌금 100만 원 선고를 받았다. 현행법상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공인중개사 사무소’, ‘부동산 중개’ 등의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되지만, 김 전 부위원장은 2018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그 명칭을 사용해 처벌 받았다.
진보당 화성시갑 예비후보 홍성규 대변인의 전과는 8건이다. 모든 정당 경기 남부 예비후보를 통틀어 전과 건수가 가장 많다. 먼저 홍 대변인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1996년 12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선고를 받았다.
홍 대변인은 음주운전에 적발돼 2008년 9월엔 벌금 1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특수공무집행 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같은 달에 벌금 150만 원에 처해졌다. 2006년 5월 미군기지 확장을 목적으로 국방부는 경기 평택시 대추분교 교사를 철거했다. 철거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 및 시민운동단체와 국방부가 충돌했고, 시위대 400여 명이 연행된 사건이었다.
또 홍 대변인은 일반교통방해로 2014년 11월 벌금 2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2013년 8월 15일 평화통일대회 당시 집회참가자 약 1500명과 함께 서울 종로구 종로2가 YMCA 앞 도로에서 “국정원을 해체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약 35분 간 도로를 점거한 혐의다. 홍 대변인은 특수공무집행 방해로 2015년 2월 벌금 300만 원 선고를 받았다. 통합진보당 내란선동 사건으로 국가정보원이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당 관계자와 국정원 직원 간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2017년 11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 선고를 받은 홍 대변인은 항소, 상고 모두 기각돼 형이 확정됐다. 홍 대변인 포함 안소희 파주시의원 등 3명은 옛 통합진보당(통진당)의 각종 행사에 참석해 반미 혁명 투쟁을 선동하는 노래를 부르고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홍 대변인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2018년 11월 벌금 5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민중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였던 홍 대변인은 2018년 4월 민주택시연맹이 주최한 집회에서 확성장치가 연결된 마이크를 이용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처벌 받았다. 또 홍 대변인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2020년 12월 벌금 50만 원에 처했다. 민중당 공동대표 시절 홍 대변인 등 11명은 2018년 8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구속 만료 및 석방에 반발해 김 전 비서실장의 차량을 막아서면서 파손했다.
개혁신당 수원시을 예비후보 서수원 경기안전진단 대표 전과는 4건이다. 근로기준법을 두 번 위반한 서 대표는 1996년 6월 벌금 100만 원, 1997년 5월 벌금 400만 원에 처해졌다. 또 서 대표는 상해 혐의가 인정돼 벌금 1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이 적발돼 1996년 10월 벌금 100만 원에 처해졌다.
개혁신당 용인시정 예비후보 이기한 단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도 전과가 4건이다. 이 교수는 음주운전에 적발돼 2013년 1월 벌금 250만 원 처분을 받았다. 폭행, 재물손괴 등으로 2018년 6월 벌금 250만 원에 처해졌다. 또 이 교수는 2019년 7월 모욕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2021년 7월에는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으로 벌금 300만 원에 처해졌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