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등 AI 기업 깜짝 실적이 성장주 투자심리 개선…3월 대내외 이벤트 많아 증시 변동성 확대될 듯
월 초반에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금융, 자동차, 지주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에 수급 쏠림 현상이 발생하며 코스피가 강세를 보였으나 월 후반 AI, 2차전지, 제약바이오 업종 등이 강세 보인 가운데 중소형주 랠리가 펼쳐지며 코스닥이 약진했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예상치 상회와 견조한 고용 등 영향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미뤄진 점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하지만 엔비디아, 델(DELL) 등 AI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성장주 투자심리를 대폭 개선시키며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초 이후 저PBR주와 성장주가 모두 상승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주도주 장세보다는 업종별 순환매가 나타났다. 2월 한 달은 증시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는 1월 낙폭을 되돌리는 수준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로 보면 코스피, 코스닥 모두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3월은 통상 대내외적으로 이벤트가 많은 달로 증시 변동성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며 PBR이 낮은 가치주와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은 성장주 간 순환매 장세가 지속될 개연성이 높다.
또한 주요국 통화정책회의가 대거 예정되어 있으며 중국 양회, 미국 슈퍼화요일, 러시아 대선 등 국제 정치 이슈 등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BOJ)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들이 올해 금리 인하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인하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늦어지는 점은 증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있어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 등에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이며 이익이 희소해진 상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높은 업종과 종목에 대한 관심도 유효할 전망이다.
2024년 3월 예정된 주요 매크로 이슈로는 4~11일 중국 양회, 5일 미국 슈퍼화요일, 7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15~17일 러시아 대선, 18~19일 BOJ 통화정책회의, 19~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1일 잉글랜드은행(BOE) 통화정책회의, 26~29일 보아오 포럼, 월중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있다.
3월 4~11일 열리는 중국 양회(정협, 전인대)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다. 올해는 경제난과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 미중 관계 등 문제에 대한 해법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되며 외교 수장 교체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전인대에서 거시경제 정책과 목표를 제시하며 이번에도 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3월 26~29일 열리는 보아오 포럼은 중국에서 개최하는 아시아지역 경제 관련 포럼으로 아시아 국가 간 협력과 교류를 통한 경제발전 등에 목적이 있다.
3월 5일인 미국 슈퍼화요일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각 16개주(캘리포니아, 텍사스 등)에서 경선이 진행돼 전체 대의원의 36%가 결정됐다. 이번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를 거두며 미 대선 본선 맞대결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후 후보 간 대선 정책 발표 등에 따른 증시의 주가 민감도 높아질 개연성 존재한다. 또한 3월 15~17일에는 러시아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 푸틴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며 당선 시 2030년까지 정권을 연장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속 치르는 대선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3월에는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예정되어 있다. 최근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기업들의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도래하는 주총 시즌이라 시장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기업들의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발표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월 중 주요 통화정책회의는 ECB, BOE, BOJ, FOMC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ECB는 지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5%로 3연속 동결하고 조기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유로존의 경제 둔화에도 불구하고 2%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현행 기준금리를 충분한 기간 동안 유지할 방침이다. BOE는 지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로 4연속 동결하고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둔화의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BOJ의 경우 지난 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기존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구전략을 검토한 BOJ는 연내 마이너스 금리 해제 등 완화 정책 종료 시점을 검토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이르면 4월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 높게 보고 있다.
FOMC는 지난 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5.25%~5.50%로 4연속 동결한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점도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에 첫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최근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다는 기조의 고금리 장기화 관련 발언 내놓으면서 3월 FOMC까지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이 남아 있을 가능성 높다.
임승미 하나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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