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전신 문신으로 파격 변신…“내게도 이런 모습 있구나 감탄”
―영화 '파묘'를 통해 처음 스크린에 데뷔했는데 소감이 어떤지.
"기회가 되면 영화를 꼭 하고 싶었는데 신기하다. 항상 TV에 내가 어떻게 비춰질까 상상하면서 연기를 해왔기에 이번에는 거대한 스크린에 내 모습이 어떻게 비칠까 너무 궁금하다. '파묘'를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선배님들께서도 '큰 스크린에서 상영될 작품이기 때문에 그걸 생각하면서 연기를 해야 한다'라고 말씀주신 적이 있다. 어떻게 보면 내게도 매우 큰 도전이었고, 경험을 안 해봤기 때문에 조금은 무섭기도 했다. 그렇지만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주셔서 그런 겁이 상쇄됐다. 한편으론 설레기도 하고, (작품이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하다."
―'봉길'은 어떤 인물인지.
"봉길은 경문을 외는 신예 무속인이다. 나와 화림(김고은 분) 선생님은 멀리서 봤을 때 굉장히 불량해 보이고 조금은 거부감이 느껴지는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가장 인간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돈만 좇아가는 인물이 아니라 책임감이 굉장히 강한 인물이라고 해석하고 연기했다. 그만큼 화림 선생님을 최측근에서 챙기며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아서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동안 보여주신 캐릭터들과는 정반대 캐릭터를 연기했다. 봉길을 연기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화림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빙의 되는 장면과 굿을 하는 장면을 위해, 도움 주신 선생님들과 김고은 선배님과 함께 열심히 준비했다. 처음으로 일본어 대사를 하고 불경을 외우는 등 난이도가 있는 연기를 하기도 했다. '파묘' 속 모든 장면이 나에게는 어려운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감독님, 선배님들의 조언과 진두지휘 하에 준비한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
―외적으로도 새로운 변신을 보여줬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너무 좋았다. '나한테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주었던 분장과 모습이었다. 처음부터 감독님께서 '봉길이는 첫 인상이 셌으면 좋겠다. 도현 배우만 괜찮다면 머리도 가발을 써서 묶거나 풀고, 문신이 몸을 딱 감싸고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아이디어를 먼저 주셨고 나 역시 '이런 걸 또 언제 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흔쾌히 승낙했다. 분장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외적인 요소들이 첫 인상에서 주는 힘이 크다고 생각했고 그런 부분을 감독님께서도 말씀해 주셔서 '겁나 힙한' 봉길이 완성된 것 같다."
―장재현 감독과 처음 작업했는데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이 어땠는지.
"장재현 감독님은 수줍음이 많으시다. 그런데 할 말씀은 꼭 하신다. 감독님께서는 생각한 그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정확한 디렉팅을 해주신다. 배우로서도 흔들리지 않고 '아, 이 방향이구나' 라는 걸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잘못 가고 있는 길을 바로잡아 주는 디렉팅이나 화술, 소통 방식이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았다. '작품은 같이 만들어 가는 작업이다'라는 걸 다시 한번 크게 느꼈다. 스크린 데뷔작이 '파묘'라는 게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스스로의 결과는 잘 모르겠지만 과정만큼은 너무 완벽했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등 선배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는지.
"'기본만 하자.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 주실 테니, 잘 따라가자. 피해는 끼치지 말자'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그리고 정말 기쁘고 신났다. 꼭 한 번 함께 연기 해보고 싶었던 선배님들이라 호흡을 맞추는 것을 넘어 만나 이야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다.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었다."
―극 후반부 빙의 연기를 펼쳤는데 준비 과정이나 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감독님의 전작에서 힌트를 얻고자 했다. '검은 사제들'에서 박소담 선배님이 빙의 되는 장면을 연기하셨는데 그 장면을 많이 돌려보면서 연구했다. 실제 무속인 선생님들이 빙의가 돼 말투부터 확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한순간이라도 봉길의 말투가 나오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또 일본어가 어색하면 안 되기에 집에서 혼자 계속 일본어 대사를 달달 외우는 등 많은 준비를 했었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 마디.
"'파묘'는 감독님과 선배님들, 그리고 많은 스태프들이 추위와 더위를 겪으면서 촬영한 작품이다.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고, 보시면 후회 없는 작품이 될 테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입소문도 많이 내주시길 바란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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