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을·성북갑 ‘운동권 vs 전향 운동권’ 대결, 중구성동갑 ‘여전사’ 빅매치, 구로을 ‘현역 vs 현역’ 촉각
#이재명 첫 유세 지원은 ‘정치 1번지’ 종로
3월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를 지원하기 위해 종로를 찾았다. 이 대표의 첫 유세지였다. 이 대표는 곽 변호사 선거사무소에서 “종로가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불린다. 그만큼 상징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정치 1번지’ 종로는 서울에서 가장 상징적인 지역구로 꼽힌다. 종로는 노 전 대통령(15대 보궐선거)과 이명박 전 대통령(15대 총선) 등 대통령을 두 명 이상 배출한 유일한 지역구다.
종로는 표심 유동성이 큰 지역구이기도 하다. 창덕궁 기준으로 부촌이 위치한 서부 지역은 보수세가 강하고, 대학가가 있는 동쪽은 진보세가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진보와 보수 어느 쪽도 우세를 장담할 수 없는 지역인 셈이다. 16~18대 총선에서는 보수 진영이, 19~21대 총선에서는 진보 진영이 이겼다. 현역은 2022년 3월 재보궐 선거로 당선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다.
22대 총선에서는 최재형 의원, 곽상언 변호사,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 등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2월 16일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13~14일간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ARS)에 따르면 최 의원과 곽 변호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 변호사는 지지율 40.6%를 기록했고 최 의원은 39.5%를 얻었다. 금태섭 최고위원은 10.5%였다(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대 격전지 ‘한강 벨트’
‘한강 벨트(서울 마포·용산·중구-성동·광진·동작)’는 서울 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21대 총선에서 용산(1석)을 제외한 8석을 민주당이 가져갔다. 그러나 20대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한강 벨트 전체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보다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2022년 8회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국민의힘에서 ‘승산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관련기사 ‘4대 벨트’가 판세 가른다…22대 총선 주요 격전지 톺아보기).
한강 벨트 9석 중 대진표가 확정된 지역구는 6곳이다. 마포을은 운동권 대 전향한 운동권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른바 ‘86세대’ 운동권 청산론을 내세우며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을 우선추천(전략공천)했다. 함 회장은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했던 대표적인 86 운동권 인사지만, 최근에는 민주당 운동권 출신 인사들과 각을 세우며 운동권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대표적인 친명계 정청래 의원이 출격한다. 정 의원은 서울 정동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침입한 경험이 있는 운동권 출신이다. 정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을 등에 업고 강용석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18대 총선에서는 강용석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고, 19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대 총선에서는 막말 논란으로 인해 컷오프됐다가 21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이후 최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포을은 18대 총선 이후 민주당 표밭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이번 선거에서도 정 의원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역인 노웅래 의원이 컷오프된 마포갑에서는 민주당 영입 인재인 이지은 전 총경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이 전 총경(경찰대 17기)은 서울대 석사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범죄학 석사, 한림대 법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구대장 출신으로는 최초로 총경으로 승진했다. 2022년 7월에는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 총경 회의에 참석한 다음 주로 경정이 맡는 전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팀장으로 발령됐다. 사실상 좌천된 셈이다. 이후 1월 19일 민주당 11호 영입 인재가 됐다.
조 의원은 20대 총선 때 민주당에 인재영입으로 입당했고,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나와 시대전환을 창당했다. 이후 민주당의 비례연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해 비례대표 6번으로 당선됐다. 총선 이후 민주당과의 합당에 불복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시대전환으로 복당했고, 2023년 12월 27일 국민의힘과 시대전환이 합당하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컷오프된 노웅래 의원의 무소속 출마 여부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 의원은 3월 2일 당의 공천에 반발해 9일 동안 진행했던 단식 농성을 중단했다. 이날 노 의원은 “공천이 마무리되는 지금 저의 노력은 여기서 멈춥니다. 그러나 끝난 게 절대 아니다”며 “향후 정치 행보와 무관하게, 무너진 공천시스템 바로 세우기와 다시는 특정인이 공천을 좌지우지할 수 없도록 제도화하는 데 앞장서는 일을 정치하는 동안 최대 과업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중·성동갑에서는 국민의힘의 윤희숙 전 의원과 민주당의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이 지역구는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내리 3선을 할 정도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그러나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보다 약 7%포인트(p)를 앞섰다. 민주당이 안심할 수 없는 지역인 셈이다.
정가에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원사격 여부에 관심을 모은다. 임 전 실장은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공천에서 배제됐다. 임 전 실장은 당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3월 4일 페이스북에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며 물러섰다. 페이스북 이미지도 ‘4월 10일 윤석열 정권 심판의 날!’로 바꿨다.
광진을은 이번 총선에서 가장 먼저 대진표가 확정된 지역이다. 국민의힘은 2월 14일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을 공천했고, 민주당은 다음날인 2월 15일 고민정 의원을 단수 공천했다.
광진을은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평가된다. 지역구가 신설된 15대 총선 이래 단 한 차례도 보수 진영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민주당 아성이 흔들리는 조짐이 보인다. 21대 총선에서 고민정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2.55%p 차이로 간신히 따돌렸다.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대표를 1.64%p 차로 신승을 거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해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동작구는 국민의힘이 탈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동작을에서는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원내대표가 탈환을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나 전 대표의 대항마로 류삼영 전 총경을 전략공천했다. 류 전 총경은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총경 회의를 주도하다가 징계를 받고 사직했고, 민주당에 입당했다.
사실상 컷오프 된 현역 이수진 의원의 무소속 출마 여부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된 직후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2월 23일 CBS 라디오 ‘지지율대책회의’에 출연해 “저를 내치고는 나 몰라라 하고 남 핑계만 대시니 정말 배신감이 너무너무 컸다”며 “무소속으로 나가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나중에 단일화까지 끌어낼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작갑에서는 친명계 김병기 민주당 의원에 맞서 장진영 변호사가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2월 25~26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장 변호사가 지지율 45.5%로 지지율 39.6%인 김 의원을 앞섰다. 여기에 공천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전병헌 전 의원 변수까지 고려하면 민주당에 어려운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탈환이냐 수성이냐
영등포갑은 현역 김영주 전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주목받는 지역구가 됐다.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김 전 부의장은 3월 4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4선인 김 전 부의장은 영등포갑에서 19~21대 선거에서 내리 당선되며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국민의힘은 김 전 부의장을 영등포갑에 공천했고, 이 지역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강서을로 자리를 옮겼다.
민주당은 김 전 부의장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이재명 대표는 3월 5일 영등포갑에 출마한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에 대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채 후보가 단수 추천을 안 해도 너끈히 이기는데 (김 부의장이) 이상한 핑계를 대고 나서는 바람에 싱거워졌다”며 “(김 부의장은) 50점이 감점돼 공직자 윤리 점수가 0점이 됐는데, 일부러 주고 싶어서 준 게 아닌 시스템에 의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서을은 영등포갑을 떠난 박민식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격전지로 부상했다. 박 전 장관은 현역인 진성준 의원과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강서을은 보수와 진보 정당이 번갈아 가며 승리해 왔다. 20대 총선에서 김성태 전 의원이 진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 19대 비례대표를 지낸 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꺾으며 재선에 성공했다.
동대문을에서도 치열한 수성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역구에서는 초선인 장경태 민주당 의원에 맞서 김경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대문을은 19~21대까지 진보 진영 후보가 당선됐지만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득표율 48.48%, 이재명 후보가 47.43%를 얻었다.
도봉갑에서는 청년 대 청년 구도가 만들어졌다. 현역인 인재근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안귀령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전략공천되면서다. 안 부대변인은 김재섭 국민의힘 당협위원장과 경쟁하게 된다. 인 의원은 안 부대변인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했다. 후원회는 이르면 3월 6일 공식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봉갑은 1987년 이후 9번 치러진 선거에서 18대 총선을 제외하고 모두 진보 진영 후보가 이겼다. 운동권 대부로 통하는 고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15~1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김 전 의장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이 지역구를 이어받아 19~21대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다만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46.6%의 득표율(이재명 후보 49.8%)을 얻으며 약진한 만큼 김재섭 위원장에게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4선 의원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양지인 강남을에서 험지인 서대문을로 재배치됐다. 이 지역구에서는 진보 진영 후보가 1987년 이후 치러진 9번의 선거에서 6번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박진 전 장관을 앞세웠지만 현역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의 지지세가 탄탄하다는 평이다. 김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61.3%의 득표율을 올리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서초을에는 3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출마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현역인 박성중 의원이 컷오프됐고,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가 단수공천됐다. 서초을은 윤 대통령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역구가 생긴 이후 단 한 번도 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된 적 없는 만큼 홍 원내대표에게는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양천구 수성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양천갑에는 현역인 황희 의원에 맞서 구자룡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등판했다. 황 의원은 지역 토박이라는 점과 재건축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임을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보수 패널로 이름을 알린 구자룡 후보는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양천을은 전·현직 의원 맞대결이 성사됐다. 16대 재보궐 선거에서 양천을에 당선됐던 오경훈 전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 의원이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현역은 초선인 이용선 민주당 의원이다. 양천을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다만 18~20대 총선에서 김용태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내리 당선됐던 만큼 오경훈 전 의원에게도 승산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텃밭을 지켜라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전통적인 텃밭에서는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측된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에 속하는 강북갑에는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이 단수 공천됐다. 천 비서실장 상대는 전상범 전 의정부지방법원 부장판사다. 전 전 판사는 1월 국민의힘 영입인재위원회를 통해 입당했다.
성북갑에서는 김영배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고, 성북을에서는 총선 인재 10호 영입 인사인 김남근 변호사가 전략공천됐다. 성북을 현역인 기동민 의원은 사실상 컷오프됐다. 기 의원은 3월 5일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공천관리위원회는 제 정치 운명을 박탈했지만 기필코 무죄를 증명하고 돌아오겠다”며 당의 결정을 일단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종철 전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성북갑)과 이상규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객원교수(성북을)가 출마했다. 이 전 위원은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운동권이었던 이종철이 기득권 특권 부패세력이 되어버린 가짜 운동권들, 가짜 민주주의자들을 진짜 정의와 진짜 민주주의로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운동권 출신인 김영배 의원을 저격한 셈이다. 이 전 위원 출마로 성북갑에서는 운동권 대 전향한 운동권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의 안규백(동대문갑) 이인영 의원(구로갑)은 각각 5선 도전에 나선다. 동대문갑에 단수 공천된 안 의원은 전략공관위원장으로 발탁돼 총선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안 의원에 맞서는 김영우 전 의원(3선)은 국민의힘의 중진 험지 출마 기조에 맞춰 경기 포천·가평에서 동대문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16대 총선 이후 18대 총선을 제외하고는 모두 진보 진영 후보가 당선된 만큼 김 전 의원에게는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인영 후보 대항마로는 호준석 전 YTN 앵커가 나섰다. 호 전 대표도 운동권 청산을 내세웠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80년대 낡은 이념의 칼을 21세기에 휘둘러 글로벌 톱으로 가야 할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 세력이 있다”며 “특권을 넘어 부패하기까지 한 정치세력이 퇴장해야 정치가 바뀐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홍근(중랑을) 한정애(강서병) 남인순(송파병) 김민석(영등포을) 의원은 각각 4선 고지를 노리고 있다. 박홍근 의원은 19~21대까지 내리 3선을 하며 중랑을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박 의원 상대는 이승환 전 국민의힘 중랑을 당협위원장이다. 이 전 위원장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치하 12년간 86운동권 정치에 지배된 중랑은 경제·생활·소비수준 발전을 발목을 잡혀 현상 유지, 하향평준화, 희망고문에 매몰되어 있었다”며 “어느 것 하나 주민들이 체감하실 수 있도록 이뤄진 것이 없다”며 운동권 청산론을 내세웠다. 박홍근 의원은 학생운동을 하다 투옥된 경력이 있다.
한정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환경부 장관 출신이다. 비례대표 출신인 한 의원은 20~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한 의원의 상대는 김일호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이다.
송파병에서는 남인순 의원과 김근식 경남대 교수의 리턴매치가 벌어질 예정이다. 송파병은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강남 3구에서 진보 세가 강한 지역이다. 19대 총선에서 김을동 전 새누리당 의원이 보수 정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당선됐지만, 20대 총선에서 남 의원이 다시 탈환했다. 21대 총선에서는 김근식 교수를 9.27%p 차로 꺾었다.
김민석 의원은 21대 선거에서 박용찬 후보를 득표율 5.91%p 차로 누르고 당선되며 18년 만에 정계에 복귀했다. 김 의원은 22대 총선기획단 단장을 맡으며 존재감을 보였다. 다만 영등포을에는 보수세가 강한 여의도동이 있어 상대 후보인 박용찬 국민의힘 영등포을 당협위원장도 약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은평갑에서는 박주민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선다. 은평갑은 13대 총선과 16대 총선을 제외하고 모두 진보 진영 후보들이 승리했다. 박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다. 꾸준히 방송 활동을 하며 인지도를 쌓아온 중량감 있는 인물로 꼽힌다. 국민의힘에서는 홍인정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나선다. 21대 총선에서 박 의원은 홍 위원장을 30.35%p 차로 크게 따돌렸다.
민주당 강선우(강서갑) 윤건영(구로을) 정태호(관악을) 이해식(강동을) 의원은 재선을 노린다. 강선우 의원은 민주당 대변인을 맡으며 인지도를 쌓았다. 21대 총선에서는 구상찬 국민의힘 후보를 득표율 17.52%p 차로 이겼다. 구상찬 전 의원이 다시 출사표를 던지면서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구로을에서는 현역의원들이 격돌한다. 윤건영 의원에 맞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태 의원은 원래 강남갑이 지역구였지만 험지 출마를 자처했다.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관악을에서는 정태호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정 의원은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으며 당내 입지를 다져왔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신환 전 의원이 떠나고 그 빈 자리를 이성심 전 관악구의회 의장이 메꾸게 됐다. 정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득표율 53.9%를 얻으며 41.71%를 얻은 오 전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강동을은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해식 의원이 일찌감치 단수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재영 강동갑 당협위원장이 3번째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의원과 이 위원장의 리턴매치가 성사된 셈이다. 21대 총선에서는 이 의원이 54.54%를 얻으며 42.04%를 얻은 이 위원장을 따돌렸다.
보수 텃밭인 강남 3구에서는 국민의힘 현역들이 수성에 나섰다. 조은희(서초갑) 배현진(송파을) 의원은 재선을 노린다. 서초갑은 반포 잠원 방배 등 대표적인 부촌이 있다. 서울에서도 주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구 중 하나로 꼽힌다. 1996년 15대 총선 이후 보수 정당 후보들이 꾸준히 당선됐다. 민주당에서는 김경영 서울시 시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았지만 힘겨운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현진 의원은 2월 14일 일찌감치 단수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에서는 송기호 변호사가 경선을 거쳐 공천을 받았다.
관악갑, 송파갑, 강남병 등은 원외 인사들의 맞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관악갑에서는 박민규 민주당 대외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유기홍 의원을 경선에서 꺾으며 이변을 일으켰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이 나온다. 송파갑에서는 국민의힘 현역인 김웅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를 단수 추천했다. 박 전 앵커 상대는 조재희 민주당 송파갑 지역위원장이다. 송파갑은 1988년 지역구가 신설된 이후 보수 정당 후보들이 모두 이긴 곳이다. 21대 총선에서는 김웅 후보가 조재희 후보를 3.18%p 차로 이겼다.
강남병에서는 박경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민주당 후보로 공천됐다. 박 전 대변인은 험지인 서초을에 출마한 경험이 있다. 국민의힘은 3월 5일 영입 인사인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우선 추천했다. 국민의힘은 현역인 유경준 의원의 지역구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병은 선거구가 만들어진 20대 총선과 지난 21대 총선에서 보수 정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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