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대한민국에선 유독 유명인의 인성을 지적하는 대중의 ‘인성 재판’이 자주 이뤄진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사안 가운데 이미지에 가장 치명적인 게 인성 문제일 정도다. 그런 만큼 이런 인성 재판의 반대 대념인 인성갑 유명인에게는 더 큰 찬사가 이어진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 제주도에서 은정 실제로 봤다’는 제목의 글이 화제가 됐다. 사고를 당한 함은정 입장에선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인데 오히려 사고를 낸 글쓴이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배려를 해준 모습은 대중에 큰 감동을 안겼다. 사진=KBS 드라마 ‘수지맞은 우리’ 예고편 캡처](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308/1709871276847947.jpg)
글쓴이는 “보험 기사를 기다리는 동안 커피도 사주고 가지고 있던 과자도 줬다”며 “너무 친절하고 천사인 줄 알았다. 처음에는 그냥 예쁜 일반인인 줄 알았는데 카페 사장님이 연예인이라고 알려줘서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를 당한 함은정 입장에선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인데 오히려 사고를 낸 글쓴이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배려를 해준 모습은 대중에 큰 감동을 안겼다. 곧 함은정이 화답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이고 뭐 한 게 없는데 쑥스럽다”고 밝힌 함은정은 “제 차가 아니고, 언니들과 빌린 렌털 차량이었다. 그분이 괜찮다 하셔서 밥 사진 않았고, 대리도 부르지 않았다. 큰일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분명 ‘큰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있는 일도 결코 아니다. 함은정의 인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일화다.
![손흥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강인과 같이 찍은 사진과 함께 “그를 용서해 달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사진=손흥민 인스타그램](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308/1709871290674917.jpg)
이 일이 일어난 뒤 고참급 선수들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 2023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에서 이강인의 출전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요르단에 패했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강인의 인성에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두고 이강인 발탁에 대한 황선홍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얼마 뒤 손흥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강인과 같이 찍은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여기서 손흥민은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라며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바로 팬들은 댓글을 통해 손흥민의 인성을 극찬했다. 다양한 칭찬 댓글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손흥민이 축구선수로서도 월클(월드클래스)이지만 인성도 월클이라는 칭찬이었다.
손흥민은 이어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라며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립니다”고 말해 캡틴의 품격까지 보여줬다.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도 제36회 차범근축구상 시상식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우리 대표팀에 손흥민과 같은 주장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손흥민의 인성에 대한 칭찬은 영국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2월 24일 ‘손흥민이 사인을 거부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자칫 팬에 불친절한 선수의 사연 같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다. 한 여성 팬이 1990년대 토트넘이 착용했던 것으로 현재는 구하기 힘든 ‘레어템’(희귀한 아이템)인 토트넘 유니폼에 사인을 부탁했기 때문에 손흥민이 “그거는 제가 못 한다. (셔츠를) 망칠까봐”라고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이어 스포츠 바이블은 “수년 동안 손흥민에 대한 기분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다”라며 훈련장 지원 스태프들이 고급 한국 요리를 맛보도록 최고급 요리사에게 돈을 지불한 일화 등을 소개했다.
연예계에서 최고의 인성갑 스타는 누구일까. 최근 몇 년 새 가장 많은 미담을 생산하며 인성갑으로 분류된 스타는 단연 임영웅이다. 2021년 KBS 송년특집 ‘위 아 히어로(We Are HERO)’ 출연 당시 무대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자신의 출연료를 양보한 사연, 2022년 1월 서울 반포대교 인근 교통사고 현장에서 운전자가 의식을 잃자 직접 119에 신고를 하고 심폐소생술(CPR)로 응급조치까지 한 사연 등 유명한 일화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1월에는 임영웅의 광주 콘서트를 98세 어머니와 함께 다녀온 팬이 작성한 후기가 온라인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후기에서 이 팬은 “영웅님께서 제 엄마를 기억해주시고 찾으시던 순간 심멎. 정신이 하나도 없었답니다”라며 “소중한 울 엄마가 다음날 거뜬히 일어나시며 ‘영웅이가 100세 때 만나자 했다고 건강관리 하셔야 한다’고 그러시네요. 감사한 일입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임영웅의 일산 콘서트를 관람하며 사연까지 채택됐던 나문희는 “임영웅이 사람을 녹일 수밖에 없더라. 사람이 진국이고 똑똑하고 배려를 잘한다”고 말했다. 사진=임영웅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308/1709871304169665.jpg)
박명수, 이적, 한정수, 임창정, 김종민, MC딩동 등 동료 연예인들도 연이어 임영웅의 인성을 언급하며 칭찬하고 있다. 최근 임영웅의 일산 콘서트를 관람하며 사연까지 채택됐던 나문희는 “임영웅이 사람을 녹일 수밖에 없더라. 사람이 진국이고 똑똑하고 배려를 잘한다”고 말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