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댄스쇼를 기획한 가와바타 데쓰야 와카야마현 의원이 기획 의도로 ‘다양성’을 들어 빈축을 자초했다. 사진=ANN 뉴스 캡처](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322/1711073071941980.jpg)
이날 모임을 주최한 것은 자민당 와카야마현련으로, 행사에는 자민당 청년국 소속 국회의원과 긴키지역 지방의원 등 약 40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여성 댄서에게 팁을 전달한 남성은 아베 전 총리의 측근으로 경제산업상을 역임한 세코 히로시게 전 참의원 간사장의 비서로 알려졌다. 세코 히로시게는 지난해 11월 말 불거진 자민당 파벌의 정치자금법 위반에 연루된 상태다.
해당 내용이 보도되자 “친목회가 아니라 퇴폐 모임 같다”는 맹렬한 비난이 쏟아졌다. 일각에선 “행사 진행을 당 공비로 쓴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모임을 기획한 자민당 소속 가와바타 데쓰야 와카야마현 의원은 “정당 국고보조금은 용도가 정해져 있어 친목회에는 사용할 수 없다”며 “1엔도 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의 개인 회비로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자민당 청년 정치인들이 여성 댄서들을 초청해 벌인 노출댄스쇼 영상 중 일부. 사진=FNN 뉴스 캡처](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322/1711073116445512.jpg)
결국, 모임에 참석한 후지하라 다카시 청년국 국장과 나카소네 야스타가 청년국 국장대리 등 2명은 “부적절한 모임을 제지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간부직 사임 의사를 밝혔고, 자민당은 이들의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모임을 기획한 가와바타 데쓰야 의원도 탈당하는 사태까지 몰렸다.
3월 13일에는 국회에서도 ‘노출 댄스쇼’가 거론됐다. 야당 의원들은 “총리가 목표로 하는 다양성과 일치하는 친목회였느냐”며 추궁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대단히 부적절했다. 진심으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모임에 참석했던 의원들에 대한 징계는 사실을 확인한 뒤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파문은 일파만파 해외로까지 번져나갔다. 영국 BBC는 “헐벗은 댄서들이 참가한 여당 친목회를 기시다 총리가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매체 마닐라불레틴은 “자민당의 수치”라고 언급했으며, 인도의 한 매체는 “자민당 관계자가 다양성을 거론하며 엉뚱한 해명을 내놓아 빈축을 자초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모임에 참석한 자민당 청년국장 후지하라 다카시는 간부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사진=TBS 뉴스 캡처](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322/1711073156564324.jpg)
비자금 스캔들에 이어 청년국까지 문란파티로 물의를 빚자 일본 언론들은 “자민당의 의식이 총체적으로 퇴보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언론인 하루나 미키오는 “가뜩이나 일본은 선진국 중에서도 성평등이 뒤처져 있는데, 이번 일로 일본 정치인들의 다양성에 대한 몰이해가 전 세계에 알려지고 말았다. 지극히 한심하다. 국민의식과 괴리된 자민당 정치의 기강 해이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일갈했다. 3월 14일 지지통신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의 지지율은 17.7%,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설상가상 스캔들이 또 터졌다. 3월 19일 주간문춘은 “자민당 청년국 의원들의 파렴치 친목회 소동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입수한 사진을 단독 공개했다. 사진에는 아이돌그룹 AKB48 제복과 비슷한 의상을 입은 남성이 속옷 한 장만 달랑 입은 남성을 밧줄로 묶은 채 노래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겼다. 주간문춘에 의하면 “사진 속 인물들은 자민당 사이타마현련 청년국에 소속된 지방의원들로 2016년 1월 5일 사이타마현 와라비역 인근 술집에서 가진 친목회였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3월 19일 주간문춘에 의해 자민당 청년 정치인들의 또 다른 퇴폐 파티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주간문춘 홈페이지 캡처](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322/1711073231762942.jpg)
고베가쿠인대학의 헌법학자 가미와키 히로시 교수는 “현련 활동비는 개별 의원들에게 수입과 지출을 보고할 의무가 없다”면서 “자금원은 사실상 세금”이라고 전했다. 요컨대 “현재 국회에서 자민당이 추궁당하고 있는 정책 활동비와 비슷한 성질로 지출처나 지출 이유를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검은돈, 이른바 ‘비자금’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일자 다무라 사이타마현 의원은 “문제가 된 사진은 청년국 신년회 이후 몇 명이 모인 사적인 술자리였다”고 해명했다. 덧붙여 “장소는 작은 바였고 비용이 자세히 기억나진 않는다”면서도 “공금은 일절 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