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수도권 바로미터 부상, 용산·연수갑·공주부여청양 리턴매치, ‘양산을’ 현역 빅매치 전국적 관심
#정부 지원론 vs 정부 견제론 '팽팽'
이른바 ‘한강 벨트(서울 마포, 용산, 중구·성동, 광진, 동작)’는 총선 결과를 좌우할 서울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용산(1석)을 제외한 한강벨트 8석을 민주당이 가져갔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떠오른 ‘용산구’는 거대 양당 모두 박빙 지역으로 꼽는 곳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강태웅 민주당 후보가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단 890표(0.66%) 차이로 패할 정도로 치열했다.
이번 총선에서 ‘권영세-강태웅’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국민의힘에선 권영세 전 장관이 5선에 도전한다. 강태웅 민주당 후보는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을 경선에서 꺾고 공천을 따내며 출사표를 던졌다. 권 전 장관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 강세를 보여온 지역구인 동시에 대통령실이 위치한 곳인 만큼 반드시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승리한 바 있고,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3월 18~19일 용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100% 무선 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은 38.1%로 집계됐다. 강태웅 민주당 후보(42%)가 오차범위 내에서 3.9%포인트(p) 앞섰다.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권 후보가 39.2%로 강 후보(28.9%)보다 10.3%p 높았다. 선거 당일까지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계속 지지한다는 질문엔 강 후보 지지자의 82.5%, 권 후보 지지자의 81.4%가 응답했다.
인천 연수구갑에서 친명계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재선)과 정승연 국민의힘 후보가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수성과 탈환을 두고 한 치 양보 없는 초전접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두 후보가 처음 맞붙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214표(0.29%p)라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그런데 21대 총선에선 1만 1833표(14.79%p) 차이로 확 벌어졌다. 당시 정 후보가 ‘인천 촌구석’이라고 말하면서 지역 민심을 자극했고, 180석을 차지할 정도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다는 게 패배 요인으로 분석됐다.
인천투데이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3월 15~16일 100% 무선ARS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찬대 민주당 후보 47.5%, 정승연 국민의힘 후보 44.9%로 집계됐다. 두 후보 격차는 오차범위 내에서 2.6%p로 초접전이다. 이어 황충하 개혁신당 후보 4.3%, 이영자 무소속 후보 0.9% 등으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율도 민주당 40.9%, 국민의힘 41.0%로 0.1%p 차이에 불과했다.
리얼미터가 텔레그래프코리아 의뢰로 2월 2~3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유선 ARS 8%, 무선 ARS 92% 방식), 정승연 후보는 45.9%로 박찬대 후보(38.2%)를 오차범위 내에서 7.7%p 앞선 바 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46.0%로 민주당(33.6%)보다 12.4%p 높았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5선)과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세 번째 리턴매치를 치른다. 첫 대결인 2016년 20대 총선에선 정 의원이 3.17%p 차로 박 후보를 누르고 신승을 거뒀다. 21대 총선에선 2.22%p 차이에 불과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치열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둘의 대결은 지역 정가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관심이 뜨겁다.
대전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3월 17~18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45%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43%)을 오차범위 내에서 2%p 앞섰다. 고주환 무소속 후보는 1%였다. 굿모닝충청이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3월 14일~1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박수현 민주당 후보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지지율 46.4%를 기록했다. 고주환 무소속 후보는 2%로 집계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갑은 보수당의 텃밭으로 분류됐던 곳이다. 하지만 접전을 벌이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현역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3선)과 ‘노무현의 오른팔’로 불렸던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빅매치를 치르고 있다. 분당갑에선 14~21대 총선까지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된 만큼 민주당에게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다. ‘미디어토마토’가 2월 25~26일 분당갑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안철수 의원은 49.8%로 이광재 후보(40.2%)를 오차범위 밖에서 9.6%p 차로 앞섰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접전 양상으로 뒤바뀌었다. 매일경제·MBN이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3월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44%, 이광재 민주당 후보 45%로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1%p에 불과했다. 류호정 개혁신당 후보는 2%를 얻었다. 이광재 후보가 보수 텃밭에서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을에선 여야 핵심 인사들이 예측 불허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친명계 김병욱 민주당 의원(재선)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맞서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왔다. 분당을은 수도권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 바로미터로 읽힐 정도로 상징성을 갖고 있는 지역구다. 한국리서치가 2월 17~19일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병욱 민주당 의원과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가상 대결에서 각각 3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월 18~20일 100% 무선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42%로 김병욱 민주당 의원(40%) 오차범위 내에서 2%p 앞섰다. 당선 가능성 질문엔 김병욱 41%, 김은혜 40%로 나타났다. 적극투표층 지지도에서도 김병욱 44%, 김은혜 45%로 팽팽했다. 분당을 유권자들의 총선 인식 또한 ‘정부 지원론’ 46%, ‘정부 견제론’ 48%였다. 정치권에선 결과를 예측하기 가장 힘든 지역구로 분류된다.
#낙동강벨트 10곳 중 7곳 '접전'
부산·울산·경남(부울경·PK) 최대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에 전운이 감돈다. 부산일보·부산MBC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3월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상 대결 결과, 낙동강 벨트 10곳 중 7곳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이 벌어졌다. 부산(북구갑, 북구을, 강서구, 사상구) 4곳과 경남(김해갑·을, 양산시을) 3곳이다.
부산 사상구에선 ‘맹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3선)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각축전이 치열하다. 국민의힘에선 장 의원의 정치적 동지인 김대식 전 경남정보대 총장을 단수공천했으나, 장 의원 지지율을 그대로 흡수하진 못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배재정 전 의원이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장 의원을 누르고 민주 진보 정당 후보 최초로 사상구에서 당선됐다. 민주당은 장제원 불출마를 기회로 탈환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앞서 KSOI가 사상구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 46.3%, 배재정 민주당 후보 46.0%로 초접전을 벌였다. 이번 총선의 의미에 대해서도 ‘정권 지원론’ 48.4%, ‘정권 심판론’ 47.2%로 팽팽했다. 메타보이스가 JTBC 의뢰로 3월 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배재정 민주당 후보 39%,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 40%로 집계됐다.
부산 북구을은 이번에 신설된 지역구인 만큼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산 진구갑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을 북구을에 재배치하며 공천했다. 민주당에선 북구청장을 지낸 정명희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앞서 KSOI가 북구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성훈 국민의힘 후보 45.6%, 정명희 민주당 후보 44.1%로 집계됐다. 오차범위 내 1.5%p 차로 초박빙이다.
민홍철(3선·김해시갑) 김정호(재선·김해시을) 김두관(재선·양산시을) 민주당 의원들은 경남의 ‘낙동강 벨트’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박종택(김해시갑) 이천기(김해시을) 박봉열(양산시을) 진보당 후보와 단일화하며 표심 결집에 박차를 가했다. 김해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묘역이 있는 곳이고, 양산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에게 정치적 상징성을 지닌 곳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모두 앞섰던 것을 떠올리며 민심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소속 홍태용 김해시장이 당선됐다. 12년 만에 보수 정당 소속 지자체장이 김해에서 나왔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를 약 3.1%p 차로 김해시에서 앞섰다. 양산시에선 윤 대통령이 이 대표보다 약 10%p 더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 민주당이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박성호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를 김해시갑에 내세웠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과 박 전 지사는 김해고 선후배 사이기도 하다. KBS창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월 15~17일 김해갑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홍철 민주당 의원 35%, 박성호 국민의힘 후보 36%로 오차범위 내 1%p 초접전이었다. 아직 결정하지 않았거나 투표할 후보가 없다 등의 부동층은 26%였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1%, 민주당 30%, 조국혁신당 6%, 지지정당이나 단체 없음과 모름, 무응답 17% 등이었다.
국민의힘은 김해시을에 3선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을 지역구에 재배치하며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대규모 아파트와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민주당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이다. 민주당은 17~21대 총선과 두 번의 재보궐 선거를 포함해 총 7번 대결에서 5승 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앞서 KBS창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실시 결과, 김정호 민주당 의원 37%,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32%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쳤다. 후보자를 선택하지 않은 응답자는 29%였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30%, 조국혁신당 8%, 지지정당이나 단체 없음과 모름, 무응답 18% 등이었다.
앞서 경남신문이 모노커뮤니케이션즈·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김해을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2월 24~2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김 후보 36.7%, 조 후보 39.8%로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였다.
양산시을은 이번 총선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지역구 중 하나다. 전직 경남도지사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3선에 도전하지만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표차는 1.68%p(1522표)에 불과했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자택을 양산을 선거구인 덕계동 매곡마을에서 양산갑인 하북면 평산마을로 옮겼다. 국민의힘은 3선 중진 김태호(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의원 지역구를 옮겨 양산을에 전진 배치했다. 두 후보는 모두 경남지사를 지낸 중량급 정치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3월 19~20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두관 민주당 후보 44%,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 43%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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