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봉사단 기념촬영 모습. 사진=그린닥터스 제공](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324/1711260753114736.jpg)
김승희 부이사장과 박명순 사무총장 등 그린닥터스 임원과 회원 60여 명은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의료봉사단은 이날 주로 고령의 마을 주민 100여 명에게 외래진료와 더불어 수액처방과 물리치료 등 200건 넘게 무료진료를 했다.
신경외과 임시진료실을 찾아온 할머니 A 씨는 “5년 전부터 계속 손 떨림 증상이 계속되고 있는데, 주변에서 다들 파킨슨병일지 모른다는 말에 두려워서 그동안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이명기 부원장이 “파킨슨은 절대 아니고, 본태성 떨림”이라고 진단하자 A 씨는 안도하면서 함박 미소를 지었다.
의료봉사에 참여한 김윤준 부원장은 “그동안 병원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에게만 신경을 써왔는데, 이번 행사에서 여러 사정으로 제때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돌볼 수 있어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틈나는 대로 의료봉사 활동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의료봉사 장면. 사진=그린닥터스 제공](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324/1711260790762765.jpg)
75세의 C 할아버지 사연은 더욱 기막혔다. 영어와 일어, 중국어 등의 통역이 가능한 엘리트로 한때 여행 가이드 일을 해온 그는 5년 전 사별한 부인을 잊지 못해 지금까지 허름하고 낡은 집안에 빈소를 차려놓고 있어 봉사단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는 복지관에서 주는 도시락이나 음식도 먹지 않고 부인 빈소 앞에 먼저 올려놓는단다. 그러다가 곰팡이가 필 만큼 음식이 상해서야 비로소 본인이 먹는다고 했다.
C 할아버지는 그게 앞서간 부인에 대한 예의라고 여긴단다. 간암에다 백내장으로 인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종종 길을 잃는다는 C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정근 이사장이 이달 말 정근안과병원에서 무료로 백내장 수술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한편 이번 안창마을 의료봉사에서는 무료진료 외에, 응급상황 시 의료낙후지역에서 주민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심폐소생술과 하임리히법, 야생 멧돼지 대피요령도 가르쳤다. 특히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과 김재운 부산시의원이 심폐소생술과 음식물 등으로 기도가 막힌 응급환자에게 펼치는 하임리히법 실습에 직접 동참해 주민들의 관심을 높였다.
![정근 이사장의 진료 모습. 사진=그린닥터스 제공](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324/1711260820660363.jpg)
그린닥터스재단은 이날 무료진료와 더불어 비빔빕․돈가스와 햄버거 등 주민 식사대접, 생계가 어려운 가정에 라면, 김, 식용유 등 생활필수품과 파스 등 비상약품이 든 응급키트 100개를 전달했다.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그린닥터스는 그동안 지진 등 자연재해 지역과 개발도상국 등 해외 의료봉사 활동에 집중해왔으나, 앞으로는 섬이나 산속 오지,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도시 달동네 등 국내 의료 낙후지역을 중심으로 왕진 등 무료 의료봉사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