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지사 “국토 균형발전이 민주당의 가치…큰 틀에서 같은 생각일 것”
이재명 대표는 3월 23일 의정부역 유세 도중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원칙은 분명하다. 현재 상태로 재정에 대한 대책 없이 분도를 즉시 시행하면 경기북부는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경기분도로 무슨 규제가 해제될 것이라는 소리를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경기도로 묶여 있어서 규제받는 게 아니라 국가 수도권 규제라고 하는 필요성과 군사분계선에 접해있는 것 때문에 생기는 규제”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북부는 어려운 지역으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 건 맞지만 분도 문제와는 관련성 있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분도는 해야 하지만 필요한 기반 시설과 충분한 경제 기반, 재정 취약성을 해결한 다음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분도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하지만 이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2년간 주장해 온 바와 차이가 있다. 김동연 지사는 그동안 “360만의 인적자원과 잘 보존된 자연생태계를 지닌 경기북부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며 “경기북부는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 신성장 동력”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해 9월에도 김 지사는 “경기북부의 성장을 가로막던 규제를 완화하고 성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투자를 유도해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특별자치도 설치와 대개발의 방향은 같다”며 경기북부 ‘4대 핵심정책 10개 사업’ 등을 준비해 발표했다.
그러다 보니 이재명 대표의 “경기분도로 무슨 규제가 해제될 것이라는 소리를 하시는 분들”이라는 발언은 이런 김 지사를 향해 공격성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총선 공천 과정 박용진 의원 등 비명 의원 다수를 정리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원외 인사 중 두각을 드러내는 김동연 경기지사를 다음 타깃으로 잡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특히 김동연 지사는 2월 20일 민주당 공천 잡음을 두고 “민주당이 위기입니다. 공천 과정에서 민심이 떠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누구를 배제하는 공천이 아니라, 국민 평가에 맡기는 ‘누구든 경선’을 해야 합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는데, 이 글이 이재명 대표의 심기를 건드렸을 거라는 해석이 경기도 정가에 퍼지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경기분도를 추진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표현이 나오자 대해 즉각 공세를 폈다. 3월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는 경기도보다 강원도가 못한 곳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며 “강원도를 전락 대상으로 지칭한 것에 대해 153만 강원특별자치도민에게 사죄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도 3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김정호 국민의힘 대표의원을 비롯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의원 16명은 이날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명백한 강원도 비하 발언인 동시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바라는 도민의 염원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가 전임 도지사임을 감안하면 망언을 뛰어넘어선 극언”이라며 “도민을 철저히 무시한 이재명 대표는 당장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3월 26일 김동연 지사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에서 “민주당의 전통과 가치, 정책으로 봐서 이 대표가 됐든, 당이 됐든 이와 같은 방향을 거스르는 일은 맞지 않다”며 “큰 틀에서 같은 생각과 원칙을 갖고 있다 믿는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민주당의 가치와 정책방향은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수십 일 단식하며 얻어낸 것이 지방자치의 출발점이 됐고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균형발전의 기치로 대통령이 됐고 이후에도 일관되게 그 가치를 지켜나갔다”라고 말하며 “추진 방법과 속도에 있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이 같은 가치를 계승하고 추진하는 것에는 추호도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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