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윤 “배우자가 루나 폭락 후 매입”, 장성민 4.6억 평가액 최고…“자동 투자” 이준석 현재는 예치금만 보유
장성민 후보 재산신고 총액은 2023년 말 기준 48억 3353만 원이다. 전 재산 중 약 9%가 가상자산인 셈이다. 장 후보는 대통령비서실 미래전략기획관이었던 2022년 말 기준 재산 총액은 40억 806만 원이었다. 당시는 가상자산이 재산신고 대상이 아니었다. 1년 사이 가상자산이 재산신고 대상에 포함되고 장 후보 배우자와 장녀, 차녀 소유 해외 주식 평가액이 증가하면서 재산신고 총액이 1년 만에 8억 2547만 원 늘었다.
2022년 5월 대폭락한 루나(LUNC) 등 상장 폐지된 코인을 보유한 국회의원 후보도 여러 명이다. 특히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1번 최보윤 변호사는 배우자가 루나 코인 10만 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최 변호사는 “배우자가 보유한 루나 코인은 가격이 폭락한 이후에 매입한 것으로 당시 시세로는 10만 개가 7만 8000원이었다”며 “저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3월 28일 일요신문에 밝혔다.
루나는 대폭락 직전인 2022년 5월 초 가격이 10만 원대였다. 이후 같은 달 중순 가격이 1원 이하로 떨어졌다. 당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2022년 5월 말 루나 거래를 중지시키기 전까지 적지 않은 투자자는 폭락 이후 반등을 노리고 휴지조각이 된 루나를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들은 거액의 수수료를 챙겼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가상자산은 없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에 예치금을 보유한 후보는 2명이다. 이 중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경기 화성을)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두 곳 예치금이 2023년 말 기준 총 5억 8721만 원이다. 이준석 대표 재산 총액은 19억 2735만 원이다. 전 재산 중 약 30%를 가상자산 거래소에 예치한 셈이다.
이 대표 재산은 가상자산이 포함되면서 4년 만에 15억 4634만 원 늘었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 때는 재산신고 총액이 3억 8101만 원이었다. 당시는 가상자산이 재산신고 대상이 아니었다.
이 대표는 2019년 이미 수억 원대 코인 보유 사실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암호화폐 투자와 관련해 2019년 7월 유튜브 ‘김작가TV’에서 “프로그래머로서 자동으로 돈 버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놨다. 수치 올라가는 걸 보면서 행복해한다. (암호화폐를) 많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동 투자라서 뭘 갖고 있는지는 모른다. 10억 원은 안 넘어간다”고 말했다.
일요신문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후보 698명과 비례대표 선거 후보 253명 등 후보자 951명 재산신고서를 모두 조사한 결과 가상자산 보유자는 66명이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25명으로 가장 많다. 국민의힘 후보 19명,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후보 6명이다. 특히 국민의미래는 1번(최보윤), 2번(박충권), 3번(최수진), 5번(강선영), 7번(김소희) 등 당선이 확실시되는 10번 이내 후보 중 5명이 가상자산을 보유했다.
가상자산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 계열 후보는 21명이다. 민주당 18명,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3명이다. 더불어민주연합 3명 중 순번 20번 이내 후보는 1명(12번 김윤)에 불과했다. 이외에도 개혁신당 6명, 새로운미래 3명, 자유통일당 2명, 한류연합당 2명, 새진보연합 1명, 녹색정의당 1명, 조국혁신당 1명, 노인복지당 1명, 무소속 3명이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신고했다.
공직선거 후보 재산신고서에 가상자산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 5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현재 더불어민주연합) 코인 투기 의혹이 논란이 되자 국회는 고위공직자가 코인 등 가상자산 보유 내역 공개하도록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공직선거 후보도 보유 가상자산 종류와 수량을 신고하도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이 2023년 12월 개정됐다.
공직선거 후보는 가상자산을 단 1원이라도 보유하고 있으면 전부 재산으로 신고해야 한다. 코인 등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 때문에 다른 재산과 달리 신고 금액 하한선이 없다. 현금, 예금, 주식, 채권 등은 합계액이 1000만 원 이상, 금은 합계액이 500만 원 이상, 보석, 골동품, 예술품, 골프 회원권 등은 품목당 가격이 500만 원 이상, 지식재산권은 연간 소득이 1000만 원 이상인 경우에만 재산신고 의무 대상이다.
가상자산과 관련해 주식 백지신탁과 같은 제도가 없어 이해충돌 방지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주식의 경우 고위공직자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이 3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2개월 안으로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한다.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서 직무관련성이 없는 주식이라는 판단을 받는 경우에는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지 않아도 된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 중 보유 가상자산 평가액이 3000만 원 이상인 후보는 7명이다. 평가액이 높은 순으로 국민의힘 장성민 후보(경기 안산갑, 4억 6390만 원), 민주당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시정, 1억 1420만 원), 국민의미래 박충권 후보(비례 2번, 5880만 원), 한류연합당 설윤서 후보(비례 1번, 4847만 원), 민주당 손명수 후보(경기 용인시을, 3571만 원), 국민의미래 최수진 후보(비례 3번, 3389만 원), 한류연합당 김성희 후보(비례 3번, 3077만 원)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신고한 후보 중 현직 국회의원은 11명이다. 이 중 가족이 아닌 본인이 가상자산을 보유한 현직 의원은 5명이다. 국민의힘 3명(권영세, 유경준, 이양수), 민주당 1명(전용기), 자유통일당 1명(황보승희)이다. 이 중 권영세 의원을 제외한 4명(유경준, 이양수, 전용기, 황보승희)은 2023년 7월 국회 공보에서도 2023년 5월 말 기준 가상자산 보유 내역이 공개됐다. 유경준, 이양수, 황보승희 의원은 7개월 동안 가상자산 보유 내역에 변동이 없었다.
전용기 의원은 상장폐지돼 휴지조각이 된 코인을 7개월 동안 모두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전 의원은 2023년 5월 말 세럼 51.5개, 누사이퍼 249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전 의원은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는 세럼 0.00000067개를 신고했다. 두 코인은 2023년 5월 전 이미 상장폐지된 상태였다. 앞서 전 의원은 국회 공보를 통해 가상자산 내역이 공개되자 “가상자산 시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자 의정활동의 일환으로 투자했다”며 “100만 원 이하의 소액투자”라고 설명했다.
권영세 의원은 2023년 말 기준 비트코인 0.0004491개(2만 5000원)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후보자 재산신고서에는 취득 경위를 따로 밝히지 않았다. 권 의원은 3월 28일 국회 공보에 공개된 재산 내역에선 해당 비트코인에 대해 “2018년 홈페이지 가입 이벤트로 무료 지급받음”이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2023년 7월 국회 공보에선 2023년 5월 말 기준 가상자산 소유 현황이 ‘등록사항 없음’으로 표기됐다. 이에 앞서 권 의원은 가상자산 투자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인 적이 있다고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2023년 6월 신고한 바 있다.
이양수 의원은 2023년 말 기준 본인이 투자한 가상자산 평가액은 총 2만 8000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1999년생인 장남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3개 거래소에 코인 34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이 보유한 코인 평가액은 2023년 말 기준 총 2471만 5000원이다. 이 의원 장남은 가상자산과 별개로 3개 거래소 예치금을 총 589만 원 보유하고 있다.
가상자산 보유자 중엔 재산 총액이 마이너스인(-) 후보도 있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2번 박충권 전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은 재산신고 총액이 -5474만 원이다. 박 전 연구원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솔라나 420개를 보유하다가 2024년 2월 전량 처분했다고 밝혔다. 솔라나 420개 가격을 5880만 원으로 재산신고서에 적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후보(전북 익산갑)는 재산신고 총액이 -3645만 원이다. 신 후보는 코인 27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평가액은 총 4000원에 불과하다. 27개 중 루나 등 9개 종목에 대해 신 후보는 상장폐지 등으로 거래가 불가능하다고 적었다.
재산신고 기준일인 2023년 말 이후 상장폐지된 코인도 있다. 경기 남양주갑에 출마한 개혁신당 조응천 의원 장남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2023년 말 기준 에버스케일 코인 2343만 7000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그런데 에버스케일 코인은 빗썸에서 2023년 12월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뒤 2024년 1월 5일 거래지원이 종료(상장폐지)됐다.
조응천 의원은 후보자 재산신고서와 달리 3월 28일 공개된 국회 공보 재산 내역에선 장남이 에버스케일 외에도 가상자산 룸네트워크 0.0000306개, 솔라 0.00002339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3개 코인 총 평가액은 2343만 7000원으로 후보자 재산신고서와 동일했다. 에버스케일 외 다른 코인 보유 수량과 가격이 미미해서 후보자 재산신고서엔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직 국회의원 중 2명은 선관위에 낸 후보자 재산신고서에는 가상자산 보유 내역이 없지만 국회에 낸 재산변동신고서에는 가상자산 보유 내역이 있다. 자녀 재산 공개 여부 차이 때문이다. 선관위는 3월 21~22일 후보자 접수를 받았다. 국회는 2월 말까지 재산변동신고를 받았다.
경기 광주갑에 출마한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후보자 재산신고서에서 독립생계를 이유로 장녀와 차녀, 장남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그런데 소 의원은 3월 28일 국회 공보에 공개된 재산 내역에서는 장녀와 차녀 재산도 신고했다. 소 의원 차녀는 2023년 말 기준 코인 34개 종목 134만 8000원 어치를 보유했다.
세종을에 출마한 민주당 강준현 의원은 후보자 재산신고서에서 독립생계를 이유로 장남과 장녀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그런데 강 의원은 국회 공보에서는 장남과 장녀 재산을 공개했다. 강 의원 장남은 이더리움, 폴리곤 등 보유 가상자산 평가액이 2023년 말 기준 총 30만 6000원이었다.
반대로 대구 서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후보자 재산신고서에서 차남이 리플, 비트토렌트 등 코인 5개 종목 216만 8000원 어치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김 의원은 국회 공보에서는 독립생계를 이유로 차남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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