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성주, 김중태, 김경재, 김규환, 박선영. |
MCM 인수 재도약 ‘성공신화’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혹자는 “뜬금없다”는 거친 소리를 해댄다. 하지만 ‘MCM’이라는 패션브랜드는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성인 여성이라면 한번쯤 구매했을 법한 브랜드다. 김 회장은 독일 명품 잡화 브랜드인 이 MCM의 국내 상표권을 따내 유통시키다 2005년에 본사를 인수해 더 키워버린 여성CEO다. ‘패션여제의 성공신화’를 쓴 김 회장을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선 후보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여성, 기업인, 패션, 한국브랜드, 파격, 도전, 개척정신 등이 김 회장으로부터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다.
박 후보로서는 ‘노회한 병풍’ 사이에서 김 회장을 홍일점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됐다. 12일 김 회장은 빨간 운동화에 스키니진을 입고 새누리당사에 나타났다. 그 스스로 “정치는 깡무식꾼”이라고 소개했다. 박 후보로서는 흐뭇해 할 대목이다.
하지만 김 회장의 성공스토리는 그가 에너지기업인 대성그룹의 창업자 고 김수근 회장의 자녀라는 대목에서 묻힌다. “결국 새누리당 간판스타로 오기에는 좋은 집안과 대단한 학벌이 뒷받침되어야 하는가”하는 쓴소리다. 김 회장은 부유한 집안의 막내딸이다. 연세대 신학과, 미국 앰허스트대,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원(LSE)을 거쳐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을 공부할 수 있었던 것도 어찌 보면 그가 ‘재벌 2세’였기에 가능했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만난 영국계 캐나다인과 결혼했다.
2004년 월스트리트저널이 꼽은 ‘주목받는 50인의 여성기업인’ 중 한 명인 김 회장. 그가 2010년 성주그룹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사회공헌을 위한 ‘성주재단’을 설립한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자로서 부각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야권의 표현대로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등 유신시대의 ‘장물’에서 아직도 관계가 묘한 박 후보와 이미지가 겹치면 박 후보로선 마이너스다. 김 회장은 박 후보에 대해서 “멀리서만 봤는데 가까이 뵈니 이 분처럼 정직하고 자신의 말과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중태 통합위 부위원장
운동권 전설…1차 인혁당 연루
‘학생운동권의 전설’로 불리는 김중태 전 서울대 민족주의비교연구회장이 새누리당 ‘100%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서울대 학생서클 민족주의비교연구회를 이끌며 6·3항쟁을 주도한 그는 최근 논란을 빚었던 제1차 인혁당 사건에 연루됐다. 여러 번 투옥됐고 미국으로 추방되기도 했는데 10·26 직후에 귀국, “박정희 무덤에 침을 뱉으러 왔다”고 말해 유명세를 탔다.
김 부위원장은 서울대 정치학과 재학 시절인 1964년 한일굴욕외교반대 전국대학생 투쟁위원장으로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 뒤 본격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반대 투쟁을 도모해 왔는데 1차 인혁당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고 1966년 11월 대법원 무죄 판결로 풀려났다.
하지만 1967년 6월 동백림(동베를린을 거점으로 한 반정부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다시 체포됐다. 그는 전향서를 쓸 것을 강요받았지만 “공산주의에 빠진 적도 없고 공산주의운동을 한 적도 없는데 무슨 전향서냐”며 거부했다. 1969월 만기출소한 뒤 중앙정보부에 ‘요주의 인물’로 찍혀 미국으로 강제 출국 당했다. 1988년 민주당, 1992년에 국민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으나 두 번 다 낙마, 이후 정치권에서 멀어졌다.
김경재 기획담당특보
DJ맨…호남권 공략 역할 주목
새천년민주당 전 상임중앙위원인 김경재 전 의원(재선)이 새누리당 ‘100%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기획담당특보로 발탁됐다. 1971년 김대중 대통령후보 선전기획위원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김 전 의원은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저항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15년간 망명생활을 했다.
그런 그가 12일 ‘장준하 의문사 사건’의 재조사에 대해 “의문사에 문제가 있다면 명명백백하게 조사해 밝히는 게 온당하다. 1970년대 당시 장준하 선생이 내 보스였고 그 밑에서 부대변인도 했다. 민주당에 오래 있었지만 40여 년 만에 박근혜 캠프에서 손발을 맞추게 됐다. 진보 진영에서 저에 대해 변절했다고 하는데 대학시절 데모를 해서 좌파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좌파였던 적은 없다”고 했다.
변신의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은 아닐까. 2002년 대선 당시 김 전 의원은 노무현 후보 선대위 홍보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그의 고향은 전남 순천. 박 후보의 호남권 공략에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김규환 일자리특보
청소부서 한국 최고 명장 올라
새누리당에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인물이 선대위에 발탁됐다. 일자리특보에 임명된 김규환 씨는 대우중공업(현 두산인프라코어)에서 공장 청소부로 입사, 초정밀 분야 한국 최고의 명장에 오른 인물이다. 62개 초정밀부품을 국산화하고 품질관리를 위해 2만 4612건의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2009년에는 <어머니 저는 해냈어요>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박선영 대북특보
‘창’ 측근…보수대결집 노린다
자유선진당 비례대표였다 4·11총선 때 불출마를 선언한 박선영 전 의원이 박근혜 후보 대북관련 특별 보좌단에 영입됐다. 박 전 의원은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 중단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는 등 대북문제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박 전 의원의 새누리당 합류가 이회창 전 대표의 지원을 얻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보수대결집의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기서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