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성분 함유된 쿠키·케이크·젤리·초콜릿·화장품 등 모르고 사도 처벌받을 가능성 ‘유의’
4월 1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앞 3·18 광장은 마치 새해가 되는 자정과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자정을 앞두고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4월 1일을 맞이하자 1500여 명의 인파가 동시에 대마에 불을 붙였다. 4월 1일부터 독일에서 대마가 부분 합법화되는 것을 자축하기 위해 열린 행사다. 이제 독일에서 대마는 마약류법 금지 물질 목록에서 제외돼 기호용 대마초를 피울 수 있게 됐다.
4월 1일부터 독일의 18세 이상 성인은 최대 25g까지 대마초를 개인 소비 목적으로 소지할 수 있고 집에서 3그루까지 재배할 수 있다. 또한 공동재배 모임인 ‘대마초 클럽’에 가입하면 대마초를 한 달 최대 50g까지 구할 수 있다.
다만 대마초 판매 행위는 불법이다. 또한 학교 건물과 체육시설 반경 100m 내 대마 흡연이 금지되며 보행자 전용 거리에서는 7시부터 20시까지 13시간 동안은 대마초 흡연이 금지된다.
독일은 이미 대마초 흡연 인구가 400만∼500만 명으로 추정될 만큼 널리 퍼진 상황이다. 이에 독일은 차라리 대마초를 양지로 끌어올려 암시장 부작용을 근절하고 청소년 보호를 강화하려는 취지로 부분 합법화를 결정했다.
독일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게 합법일지라도 한국 국적자가 독일에서 대마초를 피우면 처벌받는다. 대한민국을 속인주의를 적용하고 있어 독일을 비롯한 대마가 합법화된 국가에서 대마초를 피워도 국내법이 적용돼 한국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사실 우리에게 독일보다 더 파급력이 컸던 합법화 사례는 태국이다. 태국은 2022년 대마초를 합법화했다. 태국은 해외관광 등으로 한국인의 방문이 많은 국가인 터라 여행 과정에서 합법화된 대마초에 노출될 위험성이 더 컸기 때문이다. 한 태국 여행자 커뮤니티에는 관련 사진과 함께 편의점에서도 대마 성분이 들어간 제품들을 팔고 있는데 해외여행 과정에서 절대 섭취하면 안 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물론 한국에서 대마초를 피우건, 독일이나 태국에서 대마초를 피우건 적발되면 처벌받는 것은 동일하다. 따라서 굳이 대마초를 피우기 위해 독일이나 태국 등 대마 합법 국가를 찾을 이유는 없다. 광장이나 길거리 등에서 자유롭게 대마초를 피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일 수는 있지만 누군가 그런 모습을 보고 국내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점이라고 할 수도 없다. 문제는 다른 부분에 있다.
독일에서 대마가 합법화되자 독일 주재 한국 대사관은 바로 “단 한 번이더라도 각종 검사를 통해 대마 성분이 검출될 수 있다. 대마 성분이 포함된 담배, 음료, 케이크 등을 자신도 모르게 흡연·섭취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달라”고 밝혔다.
대마초 합법 국가 방문 과정에서 대마초를 피울 의도가 전혀 없었지만 별다른 생각 없이 먹은 음료나 케이크 등에 대마가 들어가 있는 경우 사법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독일 등 대마가 합법화된 10개국에서는 대마성분이 함유된 쿠키, 케이크, 젤리, 초콜릿, 껌, 오일, 화장품 등이 제조·유통되고 있다. 해당 국가에서는 합법이지만 이런 제품을 현지에서 사용하거나 국내로 반입하면 처벌받게 된다.
대마가 합법인 국가에 체류하는 과정에서 대마 성분이 들어 있는 걸 모르고 쿠키, 케이크, 젤리, 초콜릿, 껌 등을 섭취할 경우 자칫 한국으로 돌아온 뒤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가볍게 접할 수 있는 간식들이라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자기 자신도 모르게 마약 사범이 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직구 등으로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도 많은데 이 과정에서 실수로 대마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을 국내에서 주문해도 처벌받을 수 있다.
제품에 ‘Hemp’, ‘Cannabis’, ‘THC(Tetrahydrocannabinol)’, ‘CBD(Cannabidiol)’, ‘CBN(Cannabinol)’ 등의 문구가 있거나 대마잎 모양의 그림이나 사진이 있는 경우 대마 성분이 함유돼 있다는 표시다. 대마 합법화 국가를 방문했거나 해당 국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때 이런 표시가 있는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혹시 걸릴까 싶어 직구 등으로 대마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주문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최근 젤리와 껌, 초콜릿, 오일, 크림 등 식품 형태 대마제품이 국내에서 급증하는 추세라 관세청이 철저한 반입 차단을 위해 단속 중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세관 적발도 늘어나는 추세다. 예를 들어 관세청이 2023년 상반기 적발한 대마오일은 20.3kg인데 2022년 상반기에 적발된 양(3.6kg) 대비 무려 469.2%나 폭증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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