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남과 호텔행 자민당 메구미 의원 사퇴는 거부…코로나 방역 맡은 의원들끼리 ‘재혼 로맨스’ 싹트기도
#빨간 벤츠 불륜 설왕설래
“남편을 배신하고 아이들에게도 고통을 줘서 정말 죄송한 마음이다. 가족은 이런 나를 ‘다시 하나의 가족으로 살자’며 용서했다.”
지난 3월 5일 자민당의 히로세 메구미 의원이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중지 ‘주간신조’가 보도한 불륜 의혹을 인정한 것이다. 주간신조에 따르면 “히로세 의원은 작년 10월 30일 빨간 벤츠에 캐나다 출신인 색소폰 연주자 앤디 울프(56)를 태우고 유흥가인 신주쿠 가부키초의 한 호텔로 들어갔다”고 한다. 매체는 두 사람이 호텔로 들어가는 사진과 함께 ‘빨간 벤츠 불륜 충격의 하룻밤’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논란이 커지자 히로세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줘 조금이라도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 성심성의껏 노력하겠다”라며 의원직 사퇴는 거부하겠다는 뜻을 표했다.
이후 인터넷상에서는 불륜을 놓고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사퇴까지 할 필요는 없다”라는 의견이 있는 한편 “탈당도, 사퇴도 하지 않고 가족들에게도 용서를 받았다니, 무엇 하나 잃지 않았다”며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연예인은 불륜으로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허다한데, 국회의원은 불륜을 저질러도 태연하다”라는 지적이다. 한 저널리스트는 “국회의원에게는 윤리관이 없는가. 불륜이 보도되어도 의원 자리에 계속 앉아 있는 뻔뻔한 얼굴들뿐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공금으로 불륜 여행 만끽
일본 정치계의 불륜 소동은 한두 번이 아니다. 일례로 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걸그룹 ‘스피드(SPEED)’ 출신인 이마이 에리코 참의원(40)이다. 그는 2016년 자민당 비례구에 입후보해 첫 당선됐다. 그리고 이듬해 같은 당 하시모토 겐 고베 시의원과 불륜 여행으로 열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마이 의원은 이혼한 싱글이었지만, 상대방인 하시모토 시의원은 자녀가 2명이 있는 유부남이었다.
당시 기사에 의하면 “두 사람은 시차를 두고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나왔다”고 한다. 신칸센 안에서 손을 잡고 잠들어 있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혔다. 보도가 나가자 이마이 의원은 “기사 내용은 사실이나 선을 넘진 않았다”라는 궁색한 변명을 해 논란을 가중시켰다. 설상가상 “두 사람의 숙박비와 교통비를 공금으로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계기로 하시모토 의원은 재임 중 정무 활동비를 부정하게 받아낸 사실이 발각돼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약 690만 엔(약 6140만 원)을 챙겼다고 해 사기죄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마이 의원은 2022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또 한 차례 자질 논란에 휩싸이는 등 “8년째 국회에 있지만 들리는 것은 추문밖에 없다”라는 뒷말이 나온다.
2006년 길거리에서 ‘딥키스 사진’이 찍힌 호소노 고시 중의원(52)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민주당의 젊은 꽃미남 의원’으로 불리던 호소노는 TBS 아나운서 야마모토 모나와 대담하게 입을 맞춘 사진이 주간지 ‘프라이데이’에 실리며 불륜 숙박 데이트가 보도됐다. 싱글이었던 야마모토 아나운서는 이로 인해 뉴스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반면 기혼자였던 호소노는 “저의 부덕의 소치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신뢰를 되찾기 위해 국정에 전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만 했을 뿐이다.
타격은 컸지만, 정치생명이 끊어진 것은 아니었다. 각료가 된 것도, 민주당 간사장이 된 것도 불륜 스캔들이 터진 이후의 일이다. 후일담에 의하면 “호소노 의원은 ‘소동(불륜 스캔들)으로 위기관리 대응은 충분히 경험했다’라며 적극적으로 ‘경력’을 피력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자민당 정치 타파!’를 슬로건을 내걸었던 호소노 의원은 2021년 자민당에 입당했다. ‘역시 말뿐인 남자’라는 인상이 따라붙게 됐다.
#일본 정치계의 실낙원
코로나19 사태가 기승을 부렸던 2020년 8월, 코로나 대응 최전선에 있던 두 사람의 불륜이 발각됐다. “후생노동성 부장관이었던 하시모토 가쿠 중의원(50)과 후생노동성 정무관이었던 지미 하나코 참의원(48)이 연일 데이트를 거듭하고 있다”라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지미 의원은 싱글이었으나 하시모토 의원은 기혼자로 4명의 자녀가 있었다.
코로나19 감염이 대폭발하는 와중에, “감염 대책 주요부서의 서열 2위 3위가 달콤한 불륜을 즐겼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일본 국민들은 어이없어하며 분노했다. 이에 대해 하시모토 의원은 “신만이 안다”라는 등 애매한 입장만 취했다. 당시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충분히 주의를 줬다”라고 회견에서 밝혔지만, 결국 두 사람은 재혼했다.
일본 정계의 불륜극 원조라고 하면 후나다 하지메 중의원(70)과 하타 케이 전 참의원(62)을 들 수 있다. 일본 연애소설 ‘실낙원’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1996년의 일이다. “후나다 의원이 처자식이 엄연히 있는 상태에서 하타 의원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주간지에 실렸다. 이 스캔들은 ‘정계의 실낙원’이라 불리며 큰 논란을 불러왔다. 두 사람은 1999년 결혼했지만, 후나다는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만 했다. 그는 명문 정치인 가문에서 태어나 ‘자민당의 프린스’라 불렸던 인물이었다. 할아버지 대부터 닦아놓은 강력한 지역구를 물려받았음에도, 불륜 소동으로 이후 두 번이나 낙선하는 수모를 겪었다.
2002년 자민당 간사장이었던 야마자키 다쿠(당시 66세)의 ‘섹스 스캔들’은 그야말로 열도를 발칵 뒤집어놨다. 10년간 밀애를 즐기던 여성이 ‘주간문춘’에 그의 변태적 성 취향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것. 급기야 “야마자키 의원이 여성에게 ‘네 어머니와 자고 싶다’라는 말까지 했다”라는 사실이 추가로 보도되며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야마자키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과 함께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이듬해 치러진 총선에서 낙마하고 말았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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