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홉·정국 앨범 등 성과 ‘군백기’ 사라져…대장주 돌아오는 K팝 시장 우려보단 기대감 높아
#군백기가 있었나
남자 연예인들의 군복무 기간은 ‘군백기(군대+공백기)’라 불린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중에는 연예 활동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예계의 트렌드는 시시각각 바뀐다. 통상 군복무 기간을 2년이라 할 때, 그 사이 대중에게 잊히는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BTS에게는 군백기가 사실상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왜일까.
현재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은 모두 군복무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K팝 시장 곳곳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제이홉이 3월 29일 발매한 스페셜 앨범 ‘HOPE ON THE STREET VOL.1’은 4월 13일자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5위에 올랐다. 2023년에는 ‘Jack In The Box’로 이 차트 6위에 랭크됐다. 그는 2개 앨범이 연이어 빌보드 200 톱 10에 든 최초의 K팝 솔로 아티스트다.
가장 늦게 군입대한 ‘막내’ 정국은 빌보드 단골손님이다. 빌보드가 발표한 4월 20일자 차트에 따르면, 그의 솔로 앨범 ‘골든(GOLDEN)’은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182위에 올랐다. 순위 자체보다는 이 차트에 머문 기간이 중요하다. ‘골든’은 23주 연속으로 빌보드 200을 지켰다. 그의 앨범이 공개 직후 팬덤을 기반으로 ‘반짝’ 인기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는 방증이다.
또 다른 멤버 슈가는 다른 영역에서 활약 중이다. 그의 솔로 월드투어 실황을 담은 영화 ‘슈가│어거스트 디 투어 디-데이 더 무비’가 4월 10일 국내 개봉돼 박스오피스 톱10에 들었다. 외국에서의 성과는 더 눈부시다. 영국 영화 배급사 트리팔가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개봉 후 나흘 동안 전 세계에서 1016만 달러(약 142억 원)의 수익을 냈다. 이는 2024년 미국 및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콘서트 영화이자 K팝 솔로 아티스트의 역대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라고 트라팔가는 전했다.
또한 2023년 500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확보한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없앤 정국은 4월 14일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 전용 SNS 계정을 만들었다. 이 SNS는 공개한 지 하루 만에 287만 팔로어를 모았다. BTS의 활동 재개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다.
이는 소속사 하이브의 전략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군입대 전 공백기에 공개할 콘텐츠를 미리 확보한 후 순차적으로 공개해 팬덤을 달랬다. 요즘은 군대에서 일과 후 스마트폰 사용이 허락된다는 것도 호재다. 군복무 중 새로운 콘텐츠에 참여하는 것은 제한되지만, 가용한 범위 내에서 간헐적으로 공개되는 근황과 콘텐츠는 마른 논에 물이 들어가듯 팬덤을 더욱 열광케 하고 있다.
#맏형이 돌아온다
맏형 진은 오는 6월 12일 제대한다. 채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이미 공식 팬덤 아미는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완전체 활동은 2025년 6월 이후 가능하지만 진의 전역은 그 첫 단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진은 전역 직후부터 솔로 활동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필’ 멤버의 첫 등장이기 때문에 엄청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2022년 12월 진의 군입대와 동시에 ‘완전체’ 활동이 불가능해진 BTS가 솔로 체제로 돌입했듯, 진이 홀로 활동하면서 군불을 때며 타 멤버들의 제대를 기다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의 활동은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내한한 마이크 반 빌보드 본사 CEO는 가장 인상적인 K팝 스타를 꼽아달라는 주문에 BTS의 이름을 가장 먼저 거론했다. 2017년 BTS가 빌보드를 공략하기 시작하면 빌보드에 대한 아시아권의 관심 역시 부쩍 늘어난 것을 고려할 때, BTS의 복귀는 외국 시장에서도 반길 일이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BTS의 복귀는 K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의견이 분분하지만, 긍정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앞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관훈포럼에서 K팝 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면서 그 이유로 “방탄소년단의 부재”를 꼽았다. 소위 ‘대장주’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BTS의 복귀는 K팝 시장의 반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BTS 이후에도 여러 가수들이 빌보드 차트를 공략했지만 여러 주요 시상식에서 K팝 그룹들의 위력은 감소했다. BTS가 돌아온 후 다시금 그 위상을 되찾는다면 K팝 팬들을 결집시키며 다시금 부흥을 일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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