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 산들 매니저, 뮤지컬배우 대기실 도촬 적발…‘몰카 탐지기 가지고 다녀야 하나’ 한숨
몰카 성범죄가 사회적으로 만연하다 보니 이제는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몰카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공간에서 벌어진 몰카 범죄인 터라 가해자가 믿었던 동료 배우이거나 스태프로 밝혀지곤 해 충격이 더욱 크다.
2018년 9월 18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20대 남성 김 아무개 씨를 검거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충격적인 부분은 몰카 범죄의 피해자가 배우 신세경과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 윤보미라는 점이었다.
CJ E&M의 올리브 채널 프로그램 ‘국경 없는 포차’ 해외 촬영 당시 신세경과 윤보미의 숙소에서 휴대폰 보조배터리 모양의 몰카가 발견된 사건이었다. 검거된 김 씨는 외주 촬영 스태프로 카메라 장비업체 직원이었다.
숙소에서 신세경이 몰카를 발견했는데 김 씨가 장비를 몰래 가져다 둔 지 한 시간여 만에 발각됐다. ‘국경 없는 포차’ 제작진은 바로 몰카 장비를 압수하고 귀국했다. 그리고 신세경의 소속사가 강남경찰서에 진정서를 접수하자 김 씨가 바로 경찰에 자진출두해 검거가 이뤄졌다. 다행히 신세경이 빠르게 몰카를 찾아내면서 문제가 될 만한 장면은 찍히지 않았다.
2019년 6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김 씨에 대해 징역 2년과 신상정보공개, 취업제한명령 등을 구형했다. 2019년 7월 10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서울남부지법 형사14단독 권영혜 판사는 방실침입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는 김 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유명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몰카 범죄라는 점에서 세간의 충격이 컸지만 다행히 미수에 그쳐 실형까지 나오진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내용, 수단, 방법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 해외촬영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방송 촬영팀의 지위를 이용해 범행에 이른 만큼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하면서도 “피고인이 수사 단계부터 사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카메라 등이 압수돼 촬영물이 외부로 유포되는 등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아이러니하게 신세경이 일찍 몰카를 발견해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게 김 씨가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받게 만들었다.
신세경과 윤보미라는 인기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몰카 범죄가 세간에 큰 충격을 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몰카 사건이 터졌다. 2020년 5월 29일 오후 KBS의 한 PD가 “연구동 여자 화장실에 몰카가 있는 것 같다”고 회사에 신고했다. 바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는데 해당 연구동 건물은 ‘개그콘서트’ 출연진들의 연습실과 또 다른 예능 프로그램 PD와 작가들이 사용하는 회의실 등이 있는 곳이다.
경찰 수사 끝에 검거된 범인은 KBS 32기 공채 출신 개그맨 박대승 씨였다. 결국 박 씨는 2018년 10월부터 2020년 5월까지 KBS 연구동 내 화장실과 탈의실에 들어가 피해자들을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카메라 등 이용촬영)로 구속기소됐다.
2020년 10월 16일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박대승 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021년 2월 16일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1, 2심에서 거듭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의 결정은 징역 2년이었다. 당시 방송가에선 집행유예가 나올 가능성까지 언급되기도 했었지만 결국 실형이 나왔다. 재판 과정에서 박 씨가 일부 허위자백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판결 이후 박 씨와 검찰이 모두 상고하지 않으면서 징역 2년으로 형이 확정됐다.
2022년 2월 15일 KBS 직원들이 박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났다. KBS 여성 직원 일부가 사생활 등이 침해됐다며 손해배상금 300만 원씩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은 1인당 위자료 1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 씨는 2022년 출소했지만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 실형을 살았기 때문에 연예계 활동 재개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성범죄 자체가 연예계에서 컴백이 불가능한 몇 안 되는 물의에 해당되는 데다 주요 피해자가 동료 개그맨들 내지는 방송국 관계자라는 부분이 더욱 치명적이다.
최근 적발된 뮤지컬배우 김환희를 대상으로 한 몰카 범인은 아이돌 그룹 매니저로 밝혀졌다. 범인은 김환희와 함께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 출연 중인 그룹 B1A4의 멤버 산들의 현장 매니저였다. 이에 산들의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는 사실 인지 즉시 해당 현장 매니저를 아티스트 동행 업무에서 배제하고 해고 조치했다. WM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 일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배우 분과 소속사 측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당사는 그 심각함을 통감하고 있으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외주 스태프와 현직 개그맨에 이어 아이돌 현장 매니저가 몰카범으로 적발되면서 연예계의 한숨이 깊어 가고 있다. 몰카 범행 예방을 위해 제작진과 소속사 등에서 다양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개인의 일탈로 벌어지는 몰카 범죄 행각을 사전에 방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몰카 탐지기 등을 준비해 숙소나 대기실 등을 사전에 체크하며 피해 예방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번 대기실 몰카 사건을 두고 한 중견 연예관계자는 “최일선에서 몰카 범행을 막는 업무를 수행하는 현장 매니저가 오히려 다른 대기실에 몰카를 설치했다”면서 “개인의 일탈인데 그 부담을 제작진과 소속사가 져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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