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 씨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고엽제 전우회를 동원한 분양사기 범행을 저질러 2019년 법원으로부터 징역 9년과 180억 원 몰수·추징형을 확정 받자 이를 피하기 위해 옥중에서 범죄수익 151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함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2개 법인 명의로 취득한 아파트 시행사업 수익 151억 원을 허위 대여금·용역대행비·유상증자 대금 납입 등 명목으로 회계처리 한 뒤 다른 3개 법인으로 이전해 정상적으로 처분한 것처럼 가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함 씨는 분양사기 사건 항소심 재판을 받던 중 형량 참작을 위한 허위 자료를 법원에 제출해 법관의 양형심리 직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함 씨가 변호사들과 공모해 범죄수익 18억 원을 가족·법인 계좌로 이체해 정상적으로 처분한 것처럼 가장한 뒤 횡령 피해금을 변제한 것처럼 꾸민 것으로 파악했다.
또 분양사기 사건으로 실형이 확정된 이후 변호인의 미결수용자 접견이 제한되자 업체 직원 변 아무개 씨를 시켜 ‘급여·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허위 고소하도록 한 정황도 포착해 무고 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이런 범행에 가담한 변 씨와 변호사 2명, 회사 임원 등도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함 씨의 몰수·추징금 180억 원을 집행하기 위해 재산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범죄수익 은닉의 단서를 발견해 계좌 분석과 사무실 압수수색 등 후속 수사를 벌여 혐의 전모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함 씨의 자택에서 금붙이 등 은닉한 재산을 찾아내 몰수하기도 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 함 씨가 미결수 신분으로 변호인 접견을 통해 ‘옥중 업무지시’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거액의 범죄수익을 은닉했다고 봤다.
검찰은 “함 씨의 형사사건 변호인이 고액의 수임료를 받고 법원을 속이거나 불법 접견을 하는 등 국가기관을 상대로 반복적인 기망 행위를 해온 사실을 적발했다”며 “변호인 조력권의 한계를 일탈해 이를 남용한 위법행위로, 변호사의 전형적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함 씨가 지난해 2월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기까지 납부한 금액은 추징·몰수액의 0.56%인 1억 원 가량에 불과했다.
검찰은 함 씨의 차명재산을 추적해 26억원을 추가 환수하고, 추징금 집행을 통해 70억 원 상당 재산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