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커피점 1만 개 육박 ‘차와 커피의 조합’ 특징…곳곳 대규모 커피 축제, 윈난에선 고품질 원두 생산
상하이의 커피 전문점 수는 9553개(2023년 12월 기준)다. 단일 도시로는 가장 많은 개수다. 이 중 외국 브랜드는 2056개, 나머지는 중국 업체다. 상하이는 전세계 커피 업체들이 주목하는 도시로 떠올랐다. 상하이는 외국 커피 기업들의 중국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상하이교통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 부학장인 쉬젠은 “상하이는 외국계 커피 기업이 반드시 쟁탈해야 할 곳이 됐다”고 분석했다. 쉬젠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커피 관련 기업은 38만 4859개다. 이는 2022년 대비 15% 늘어난 수치다.
쉬젠에 따르면 중국 커피시장의 특징은 ‘차와 커피의 조합’이다. 중국 토종 브랜드가 ‘중국 고유의 맛’을 살린 커피가 큰 인기를 끌자 외국 브랜드 역시 앞 다퉈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쉬젠은 “외국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겨냥해 동양의 맛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4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지는 상하이에서 국제 커피 생활 축제가 열린다. 세계 최대 규모 커피 행사로 꼽히는 이 축제에는 수많은 인기 커피 브랜드가 참여한다. 이번 축제의 콘셉트는 ‘커피+문화’다. 커피를 마시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꽃 전시회, 영화 감상, 스포츠 공연, e스포츠 등이다.
축제 관계자는 “방문객들은 꽃을 보고 커피를 마시며 봄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국경을 초월한 콘텐츠들이 준비돼 있다. 또한 커피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코너도 있다”면서 “우리의 생활 속에서 커피는 이제 빠질 수 없는 요소”라고 말했다.
실크로드의 출발지 시안의 푸장강에서도 커피 축제가 열렸다. 시안은 이 커피 축제를 통해 많은 소비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시안의 커피 페스티벌에서 눈길을 모은 부스는 ‘시안 라이프’다. 카페가 아닌, 마치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듯한 장소로 꾸몄다. 한 방문객은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창밖으로 펼쳐진 강변의 절경을 봤다. 커피로 인해 삶의 아름다움이 더욱 와닿는 느낌”이라고 했다.
중국산 한 브랜드 업체가 만든 부스는 커다란 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로 인기를 모았다. 장인들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 만든 커피 잔과 받침대 등을 이용해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커피는 회사가 직접 개발한 제품이다. 업체 관계자는 “우리가 제공하는 커피 한 잔은 독창적인 예술품이다. 자세히 음미하면 그동안 맛볼 수 없었던 고소한 식감이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원두뿐 아니라, 커피 집기를 신경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오커피는 다른 업체들이 새로운 맛의 커피를 출시한 것과 달리 ‘본연의 맛’으로 승부를 걸었다. 대신, 차오커피는 커피와 어울리는 제과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차오커피 관계자는 “혁신을 추구하면서도 커피 자체의 맛은 지켰다. 유서 깊은 전통 제과들을 선보였는데,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레고그룹과 함께 부스를 준비한 커피 업체도 있었다. 부모가 커피를 마시는 사이 아이들은 레고를 조립했다. 이 밖에 전세계 커피와 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윈난은 프리미엄 커피가 발달한 곳이다. 천 리 밖에서도 향이 난다는 고품질 커피원두가 생산되는 것과 관련이 깊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상하이 커피 축제엔 윈난의 12개 커피 농장 운영자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윈난의 커피 문화를 더욱 알리고, 품질 개선을 위해 서로 교류한다는 내용 등의 선언서를 만들었다.
윈난의 한 농장 운영자는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윈난 커피의 인지도는 크게 올라갔다. 또 프리미엄 커피의 인식도 많이 개선됐다”면서 “중국 커피 우량종 유전자은행을 구축할 것이다. 커피 재배산업의 발전을 위해 견고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윈난의 커피 농장주들은 방문자들에게 원두 묘목을 나눠줬다. 적절하게 관리만 하면 2년 후엔 자신의 집에서 커피 원두를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프리미엄 커피업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만주농원’도 상하이 축제에서 커피콩, 동결건조 커피, 생두커피 등의 제품을 공개했다.
앞서의 상하이 축제 관계자는 “상하이를 대표로 하는 중국의 커피 산업은 전세계에서도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커피 문화는 차 문화처럼 중국의 중요한 문화적 상징이 됐다”면서 “중국 커피 시장의 특징은 국제화와 함께 현지 독창성이 결합한 형태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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