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귀국했다 다시 미국행…6월 말 오라클 파크 시구 귀띔
이종범 전 코치는 지난 시즌 LG 트윈스의 우승 직후 팀을 나와 올해 초 텍사스 레인저스 마이너리그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이후 이정후가 시즌 개막을 원정 경기로 치르면서 샌디에이고-로스앤젤레스를 거쳐 샌프란시스코 홈으로 이동할 때 코치 연수를 마치고 아내와 함께 아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야구장에서 응원은 물론 생활하는 데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바람의 아들’이 본 ‘바람의 손자’의 메이저리그 적응기는 어떠할지 궁금했다. 이 전 코치는 “타구 속도가 105마일, 107마일씩 나오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내가 일본(주니치 드래곤즈) 진출 첫 해 외국인 선수로 생활했을 때를 떠올린다면 타자가 적응기 없이 처음 본 투수의 공을 상대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출루를 하면 조금 편해졌고, 다음 타석이 기대됐다. 반대로 출루하지 못하면 심적 괴로움이 컸다.”
그런 점에서 아버지는 아들의 메이저리그 적응 기간을 여유 있게 보고 싶어 했다.
“누구보다 선수 자신이 타석에서 느껴야 한다. 안타가 나오고 안 나오고 유무보다 더 중요한 건 타이밍에서 자신이 깨닫고 대응해야 한다. 나는 정후가 올 시즌 50게임, 200타석은 넘어가야 조금씩 적응이 될 거라고 본다. 그 정도 돼야 타석에서 대처 능력, 카운트에 따른 스윙의 변화, 게스 히팅 등을 할 수 있다. 적응이 돼야 주루 플레이나 팀 플레이 등도 신경 쓸 수 있는 것이다.”
이종범 전 코치가 이정후에게 자주 하는 말은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부 팬들은 정후의 성적에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버지가 아닌 외국에서 선수 생활을 경험한 나로선 정후가 메이저리그에, 팀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과정들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시즌 성적에 대한 평가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이종범 전 코치는 4월 중순 한국에 들어왔다가 최근 다시 미국으로 출국했다. 오는 6월 27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에선 경기 전 ‘코리언 헤리티지 나잇’ 이벤트를 실시한다. 구단은 입장하는 관중들에게 ‘이정후’란 한글 이름의 티셔츠를 나눠주고, 캘리포니아 전역 한인 커뮤니티의 풍부한 문화와 유산을 기념하기 위해 경기 전 한국 문화와 관련된 공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코치는 이날 시구를 한다고 귀띔했다. 단 그 공을 받는 이가 아들 이정후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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