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 발언’ 진위, 국방부 윗선 지시 내용 등 집중 조사할 듯
김 사령관은 이날 오전 9시42분쯤 공수처에 출석했다. 김 사령관은 ‘박정훈 대령에게 VIP(윤석열 대통령)가 격노했다는 말을 전한 적 있느냐’, ‘이첩 보류 지시가 대통령실 뜻이라는 말 들은 적 없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공수처 내부로 들어갔다.
해병대 최고 지휘관인 김 사령관은 지난해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박 전 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는데 이를 보류시키고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등 윗선이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박 전 단장은 당초 지난해 7월 31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언론 브리핑을 하고 이틀 뒤 관련 자료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하려 했지만, 김 사령관이 이첩 시기를 해외 출장 중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귀국한 이후로 보류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 지시로 브리핑이 취소된 후 김 사령관이 “국방부에서 경찰 인계 서류에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한다”면서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 주재 회의에서 1사단 수사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이종섭 전)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고 박 전 단장은 얘기한 바 있다.
박 전 단장은 또, “정말 VIP가 맞느냐”고 묻는 질문에 김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사령관은 이 같은 대화가 이뤄진 날 박진희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임기훈 국가안보실 비서관 등과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령관은 군검찰 조사 당시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면서 “박 전 단장이 항명 사건을 벗어나기 위해 혼자 지어내고 있는 얘기로 보인다”며 “VIP 언급 자체를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인계할 서류에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누군가로부터 지침을 받거나 들은 사실이 없다고 김 사령관은 주장했다.
이에 공수처는 김 사령관을 상대로 ‘VIP 격노’ 발언의 진위와 이 전 장관 등 국방부 윗선으로부터 받은 지시 내용 등을 집중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령관은 이종섭 전 장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함께 수사 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로 꼽힌다.
지난해 8월 박 전 단장과 더불어민주당이 이 전 장관 등을 공수처에 고발했고, 공수처는 올해 1월 김 사령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후 지난달 말부터 유 관리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차례로 소환해 피의자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종섭 전 장관 등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
‘독도’ 노래한 엔믹스에 일본서 역대급 반발…일본서 반대 청원 4만건 돌파
온라인 기사 ( 2024.11.18 09:45 )
-
동덕여대 공학 전환 사태에 동문들 “훼손 용납 안 돼” vs “근간 흔든다”
온라인 기사 ( 2024.11.17 16:06 )
-
한국 조선은 미국 해군 ‘구원병’ 될 수 있을까
온라인 기사 ( 2024.11.19 16: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