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국민 마음에 안 들면 먼저 특검하자 제안할 것…특검은 봐 주기나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윤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봄은 깊어지는데, 민생의 어려움은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난 2년 동안 저와 정부는 시급한 민생정책에 힘을 쏟으며, 우리 사회의 개혁에 매진해 왔다. 하지만 국민 여러분의 삶을 바꾸는 데는 저희의 힘과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3년, 저와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기겠다. 국민과 함께 더 열심히 뛰어서 우리 경제를 도약시키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남은 3년 동안 △저출생 극복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 △여야 정당과 소통을 통한 민생 분야 협업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과 자유 형식으로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이는 지난 2022년 8월 이후 631일 만이다.
야당이 단독 처리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이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관계자들이나 향후 여기에 대한 재판을 담당할 관계자들도 모두 저나 우리 국민과 똑같이, 채상병의 가족들과 똑같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열심히 진상규명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어떻게 이 사건을 대충할 수 있겠느냐. 수사하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들이다. 군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민간사법기관에 넘어가서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진실을 왜곡해서 책임 있는 사람을 봐주고, 책임이 없는 사람 또는 책임이 약한 사람에게 모든 걸 뒤집어씌우는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수사당국에서 국민 여러분께 상세하게 수사 경과와 결과를 잘 설명할 것이다. 그걸 보고 만약 국민께서 ‘이건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특검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고도 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연초에 KBS 대담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사로 국민들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 있다”면서도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언급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어서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다.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거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이라고 하는 건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도이치니 하는 사건(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해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그에 관해서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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