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2주년 회견 총선 민심 인식 못해 답답…조국혁신당, 민주당과 협력·경쟁 관계 이어갈 듯”
―민주당 최초 영남권 4선 달성 비결이 궁금하다.
“초선부터 3선까지 거의 매주 지역을 내려가서 시민들과 만나서 소통한 것이 주효했다. 이를 바탕으로 민원을 해결했다. 민주당 소속이지만, 군 장성 출신이라서 그런지 중도적인 인물로 인식돼 있다. 당보다 중도층 지지도가 항상 높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후광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걸어왔던 길이나 추구해왔던 가치에 대한 열망, 추억도 굉장히 강하다.”
―민주당이 PK서 두 자릿수 의석 기대했으나, 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여전히 영남권에선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민주당이 지금 의석에 만족하면 안 된다. 21대 총선에서 180석 승리했으나, 대선과 지방선거 내리 패배한 경험이 있다.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지금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총선은 과거에 심판이라면, 대선은 미래지향적인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한테도 차기 대선에 승리하기 위해선 수도권 1극 체제 극복하고, 지방 균형 발전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험지인 PK 지역 국회의원을 당에서 등용하는 인사가 가장 효과적이고 상징적인 방법이다.”
―국회부의장에 출마했다.
“당직은 외연 확장을 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있다. 반면 국회부의장은 당적을 가지면서도 지역 단체장을 만나는 데 부담이 없다. PK에서 외연 확장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 20~21대 국회 의장단이 수도권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번 22대에선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을 각각 수도권, 지역 출신으로 나누면서 균형 인사를 해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이 전국 정당화를 추구하고, 취약한 영남 지역에 대한 배려가 실현되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보여줄 수 있다.”
―국회의장 후보들이 ‘정치적 중립 의무’보단 ‘민주당 의장’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 운영 관련해서 고민이 많다. 국회법이 민주주의 원리와 가치 실현을 위해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국회법을 수차례 개정했지만, 미래지향적인 국회 운영과는 맞지 않다. 국회법이 민주주의 원칙인 대화와 타협을 실현할 수 있는 도구로서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싶다.”
―국회의장단 경선이 친명 경쟁 과열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 2년간 거부권을 남발했다. 검찰이 국회를 20여 차례나 압수수색 했다. 22대 국회는 이전과 달리 헌법상 권위를 유지하고, 입법 활동 보장해야 하는 책무를 다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후보들이 개혁적이고 혁신적인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원칙은 대화와 타협이다. 이재명 대표한테도 다수당으로서 개혁을 추진하는 건 맞으나, 나름대로 완충지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군법무관을 25년이나 했다. 사법연수원 기수 25개를 다 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여야뿐만 아니라 검찰과의 중재 역할도 할 수 있다. 대화와 타협이 안 됐을 때는 신속하게 다수당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
―원내대표부터 당직 인선까지 ‘친명 일색’인데.
“민주당은 당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단일대오 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 국회의원 모두가 친명이다. 계파는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 다만 토론 문화는 보장해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민주적 절차에 의한 모습 유지해야 한다. 치열한 토론 끝에 당론이 나오면 모두 따라야 한다. 이재명 대표도 당선자들에게 ‘개인적 이유로 당론 반대 옳지 않다’고 말하지 않았나.”
―박찬대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 언급하며 압박했다.
“정치적 레토릭이지 않나 싶다. 국회가 개혁적 측면에서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 윤 대통령이 인식을 같이 해달라는 요청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실질적으로 탄핵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
―이재명 대표 연임 가능성이 나온다.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이번 총선을 치렀다. 171석을 차지한 성과에 대한 이 대표 공이 크다. 22대 국회 초반 민주당이 거대한 의석을 바탕으로 국민께서 바라는 검찰 독재를 개혁하고, 민생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측면들을 고려하면 이 대표가 연임할 수 있다고 본다.”
―총선 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30%대 전후로 국민의힘과 비슷하다.
“민주당이 잘한다고 총선에서 표를 주신 것 같진 않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당이 앞으로 윤석열 정권을 견제하라는 것이다. 또 야당 경쟁시키려는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약 10%고, 당 지지율 오르고 있다. 국민께서 야당끼리 누가 잘하는지 경쟁하라고 하시는 것 같다.”
―제22대 국회 첫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윤석열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경호 의원이 선출됐다.
“총선에서 대패한 만큼 대통령과 여당이 상당한 변화를 보여줘야 하는데 ‘도로 친윤당’이란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 2년 동안 보여준 대로 간다면 충돌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국민 위한 정책이나 과제를 그렇다 해서 손 놓고 멈출 수 없다. 끊임없이 대화와 타협을 하되, 다수결 원칙에 따라서 결정하는 일이 자주 발생할 것 같다. 국회 의장단 역할이 굉장히 크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평가한다면.
“지난 총선 민심에 대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여전히 제대로 인식하지 못 하고 있다. 답답함을 느꼈다. 채 해병 특검에 질문에 대해서 핵심을 피하는 답변을 한다. 김건희 여사 특검도 마찬가지다. 사과를 한 것 같기도 하고 안 한 것 같기도 하는 애매한 태도를 보여줬다. 경제 이야기는 하나도 안 했다. 본인이 답변하기 좋은 질문에만 답한 것 같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당선 인사를 나눴나.
“선거 중간에 뵙기는 했는데, 당선 이후에는 아직 인사하러 가보지 못했다. 조만간에 국회부의장 선거가 끝나면 방문할 예정이다. 5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서 뵙고 인사드릴 것 같다.”
―총선 이후 친문계가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파에 속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부분을 잘 모르겠다. 계파 소속으로 집단 행동해서 당직을 얻으면 개인 이익이나 출세하는 데 작용할진 몰라도, 국민을 향한 정치에는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문재인 정부 때 내가 범친노, 범친문 평가를 받았는데,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런 질문 들어올 때마다 난 ‘육두품’이라고 답했다.”
―조국혁신당이 이번 총선 PK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선거운동을 앞두고 돌풍이 불겠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나 선거 내내 이슈가 됐다. 조국혁신당 메시지나 행보에 대해서 ‘속 시원하다’ ‘속이 뻥 뚫린다’는 평가가 많았다. 민주당이 다소 조심스럽게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는 것에 대해서 답답함을 느껴온 것이다. 김해시에도 조국 대표가 온 적이 있는데, 사람이 굉장히 운집했다. 조국혁신당이 12석을 얻은 건 국민들 마음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줬기 때문이다. 그 지지와 결과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조국 대표가 원내 교섭단체 구성할 것이라고 보는지.
“당론에 따라야 하지 않겠나. 개인적으로 말할 수 없다. 과거에도 의원 꿔주기로 교섭단체 구성한 적이 있는데, 결국엔 실패했다. 지금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 조국혁신당이 독자적인 길 가면서 개혁의 길을 보여줄 수도 있다. 교섭단체 구성이 중요치 않다고 본다. 이번 총선에서 민심이 선택한 그대로 가는 것도 하나의 의미가 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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